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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 (오락성 5 작품성 5)
우리 손자 베스트 |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감독: 김수현
배우: 동방우(명계남), 구교환
장르: 코미디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30분
개봉: 12월 08일

시놉시스
‘너나나나베스트’라는 웹사이트에서 활동하며 이른바 김치녀와 종북세력을 대차게 까대는 백수 ‘교환’(구교환)은 우연히 종로 탑골공원에서 빨갱이 운운하며 주변 노인을 폭력적으로 제압하는 할아버지 ‘정수’(동방우)를 보게 된다. 뚜렷한 직업 없는 두 사람은 서로 은근히 힘을 보태며 각종 정치적 퍼포먼스를 전개시켜 나가다.

간단평
‘교환’은 일베 유저를, ‘정수’는 어버이연합 할아버지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우리 손자 베스트>는 정치, 사회 문제에 극단적인 주장을 해대는 그들을 어떻게든 이해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긴 영화다. ‘교환’에게 바람 피우는 엄마, ‘정수’에게 자신 따위는 안중에 없는 손자라는 관계를 설정해 그들이 사랑도 존중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이들이라는, 나름대로의 분석에 힘을 싣고자 한다. 물론 과도한 비행을 저지르는 그들에게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이유라도 있기를 바라는 연출자의 희망사항처럼 느껴지는 감도 있다. 두 주인공은 함께 밥 먹고, 퍼포먼스 하고, 교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교환’같은 일베 유저가 가장 싫어하는 건 ‘정수’같은 꼰대 노인이라는 점도 모순적이다. 다만 각자의 사연을 강렬한 이미지로 만들어 파편처럼 흩뿌려 놓으면서도 일관된 인상을 전하는 힘이 느껴지는 연출력은 강점이다. 풍자 코미디지만 웃음을 선사하기 보다는 상대를 단 한 번이라도 지긋이 바라봐 주기 어려운 각박한 세태를 숙고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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