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언어, 소멸되지 않는 사랑 (오락성 6 작품성 7)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 2019년 3월 8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
배우: 페르난도 알바레스 레베일, 호세 마누엘 폰셀리스, 엘리지오 메렌데즈, 파티마 몰리나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1분
개봉: 3월 7일

시놉시스
젊은 언어학자 ‘마르틴’(페르난도 알바레스 레베일)은 고대 토착 언어인 ‘시크릴어’를 연구하기 위해 한적한 마을을 찾는다. 마을에서 시크릴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손녀 ‘루비아’(파티마 몰리나)와 함께 사는 ‘에바리스토’(엘리지오 메렌데즈)와 마을 외곽에서 홀로 사는 ‘이사로우’(호세 마누엘 폰셀리스) 둘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젊은 시절 크게 싸운 뒤 서로 말을 섞지 않은 지 50년이 넘은 상태. 연구를 포기할 수 없는 ‘마르틴’은 ‘루비아’의 도움을 받아 두 사람을 설득하는데…


간단평
간단한 영어 회화 방송이 매일 라디오를 통해 흐르는 멕시코 어느 마을. 멕시코 원주민 중 하나인 시크릴족의 후손들이 사는 작은 동네다. 하지만 종족의 전통과 문화와 언어를 잊은 채 타 문명에 동화돼 살아온 지 오랜 시간이 흘러 마을에서 시크릴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이는 노령의 두 사람뿐이다. 이들 사후엔 시크릴어와 함께 그 언어를 향유했던 문화 역시 지구상에서 사라질 터다.

한때는 세상에서 둘도 없을 만큼 서로에게 소중했던 두 남자가 있다. 이들은 시크릴어의 마지막 계승자이지만 어떤 이유인지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두 노인을 앞세워 언어와 문명과 종족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아스라한 쓸쓸함과 슬픔을 신비롭고 몽환적으로 들려준다.

영화는 시크릴족의 독특한 사후 세계관과 장례 풍습 등 이질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두 남자의 숨겨진 사연을 하나씩 찬찬히 풀어 놓으며 보는 이의 관심을 잡아 놓는다. 동시에 깊은 숲이 지닌 적요함과 출렁이는 바다가 지닌 힘찬 에너지, 밤의 어두움과 대비되는 붉은 톤의 이미지를 활용한 강렬한 비주얼로 시선을 고정케 한다. 또, 50년 동안 단절됐던 두 남자가 마침내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의 시크릴어 대화를 의도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서 은밀한 기조를 줄곧 유지한다.

스페인어와 익숙하지 않은 배우, 이국적인 배경 탓에 초반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점차 그 신비로운 세계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제33회 선댄스영화제(2017) 관객상 수상작이다.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가 연출했다.


2019년 3월 8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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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영화가 범람하는 요즘, 소재와 접근법 모두 신선한 영화를 찾는다면
-신비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와 몇몇 강렬한 장면들. 전체적인 미장센도 수준급
-순간순간 오싹한 기분에 사로잡힐 수도. 겁이 많다면 밤에 혼자 보는 건 피하심이
-익숙한 소재와 서사에서 오는 편안한 재미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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