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움을 다스린 절제와 정성 (오락성 6 작품성 7 )
생일 | 2019년 4월 2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이종언
배우: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윤찬영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4월 3일

시놉시스

오랜 외국 생활 끝에 가족 곁에 돌아온 아버지 '정일'(설경구)을 반기는 건 어린 딸 '예솔'(김보민) 뿐이다. 듬직했던 아들 '수호'(윤찬영)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고 아내 '순남'(전도연)은 슬픔과 그리움에 아들의 부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아들의 생일이 또 돌아오고 세월호 유가족 모임에서는 '수호'의 생일 모임을 가질 것을 제안하지만, '순남'은 도무지 내키지 않는다...

간단평

2014년 4월 16일 누군가에는 '벌써'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는 '아직'일 수도 있는 시간이겠지만, 국민적 트라우마를 깊게 남긴 언급하기조차 미안하고 조심스러운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밀양>(2008), <시>(2010) 등 이창동 감독의 연출부로 활동하며 실력을 다져온 이종언 감독은 장편 데뷔작으로 용감하게 혹은 무모하게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꺼내 관객 앞에 섰다. 2015년 안산의 '치유공간'에서 자원봉사하며 느꼈던 감정이 그를 <생일>로 이끌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맞는 특별한 '생일'을 그린 <생일>은 상업 영화의 틀안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룸에 있어 훌륭한 선례가 될 듯하다. 슬픔의 표출 방향이 다른 엄마와 아버지를 앞세워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그 무한의 슬픔과 비극에 마주한 여러 모습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예열 없이도 끓어오를 수 있는 소재가 지닌 근원적인 뜨거움을 담담한 행동과 절제된 대사로 서늘하게 식힌 후 다시 차분히 온도를 끌어올린다. 참사가 남긴 상처와 슬픔에 함몰되지 않고 어떤 모법 답안을 내놓는 것을 지양하며 아픔을 딛고 희망을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길 살포시 권유한다.

자식이자 친구, 때론 남편같이 듬직했던 아들을 잃은 엄마 ‘순남’을 연기한 전도연은 <밀양>(2007)의 '신애' 이후 그 애끓는 심정을 또 한 번 강렬하게 각인한다. 그의 피 토하는 듯한 울음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 참담한 심정을 전함과 동시에 눈물의 치유력을 보인다. 아들의 사고 순간 가족 옆에 없었기에 죄스러운 아버지 '정일'은 설경구가 맡아 극의 길잡이로 관객을 생일 파티 한가운데로 인도한다.


2019년 4월 2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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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다양한 경로로 기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전도연과 설경구를 비롯해 50~60여 명의 연기자가 함께한, 롱테이크로 촬영된 생일 파티를 보며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맛볼지도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마주할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생각한다면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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