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페넬로페 크루즈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3분
개봉: 2월 5일

간단평

서 있는 듯 앉은 듯한 자세로 수영장 물속 깊숙이 가라앉아 명상하는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이 노감독은 등에 새겨진 오랜 수술 자국에서 대략 짐작되듯 등 통증을 비롯해 부쩍 건강이 나빠졌다. 삶의 동력인 영화 창작도 잠시 휴업 상태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갈된 그는 생기 없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

알모도바르의 자전적인 이야기 <페인 앤 글로리>는 학비가 없어 원치 않는 신학교에 진학했던 소년이 스페인을 대표하는 거장이 되기까지의 시간과 공간을 특유의 원색 세계 속에 펼쳐 놓는다. 현재에서 기억의 이끌림에 따라 과거로 또 지금, 이 순간으로 자유자재로 시간을 누비며 '살바도르'의 인생을 재구성한다. 35년간 소원했던 친구, 첫사랑, 어머니 등 여러 인물의 시선과 입을 통해 때론 한 땀 한 땀 수놓듯 새기고 때론 성글게 지난 세월을 써내려간다. 영화는 일단 화려한 색과 기하학적인 패턴의 앙상블이 빚어낸 미장센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의 의상은 물론 작은 소품조차 놀라운 색상의 조화를 보인다. 이후는 반데라스의 몫이다. 그를 따라가다 보면 은밀한 사랑, 고통, 회한, 희열 등 '페인 앤 글로리', 삶과 예술을 지탱해 온 고통과 영광을 마주하게 된다. ‘살바도르’를 표현하는 데 있어 자신을 참고하라고 알모도바르가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감독과 어느새 9번째 호흡을 맞춘 반데라스는 <페인 앤 글로리>로 2019년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7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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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교차가 어떻게 이렇게 매끄럽지! 그속에 깔린 촘촘히 직조한 서사..보는 내내 감탄할지도 - 광기 서린 혹은 뒤틀린, 어두운 이야기 아닐까? 감독의 지난 시간을 들여다본다는. 사랑, 성공, 가족, 좌절 등등 공감의 폭이 넓은 진한 드라마 - 액션, 마블 혹은 DC, 공포 등 장르 특화 영화 외에 관심 전혀 없다면 - 퀴어 요소가 아주 조금이라도 섞여 있는 것도 싫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