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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함에서 길어 올린 페이소스 (오락성 6 작품성 7)
잔칫날 | 2020년 12월 2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김록경
배우: 하준, 소주연, 오치운, 이정은, 정인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8분
개봉: 12월 2일

간단평

아버지의 장례식을 지켜야 할 아들이 팔순잔치의 MC를 맡아 지방에 내려간다. 아버지의 입관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주이건만, 시골 잔치 사회자로 낯선 이들 앞에 서서 농담하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좌중의 흥을 돋운다. 무병 MC ‘경만’(하준)은 각종 행사를 진행하며 그 수입으로 동생 ‘경미’(소주연)와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를 건사한다. 일터와 병원을 오가며 바쁘게 살지만, 경제적인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 일상 중 갑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어깨를 무겁게 했지만, 한편으로 든든한 대들보였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경만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또다시 부딪힌다.

<잔칫날>은 아이러니에서 페이소스를 길어 올려 끝내 눈물 한 방울 떨구게 하는 힘을 지닌 영화다. 노모를 위해 성대하게 팔순잔치를 준비한 아들과 그 잔치에 불려간 ‘경만’, 경만·경미 남매 아버지의 초라한 빈소와 대조적인 문전성시를 이루는 또 다른 빈소, 편의적으로 얼굴을 바꾸는 시골 마을 주민들과 친척들 모두 모순적인 상황을 부추기고 심화한다. 영화는 차분하게, 때론 해학적인 리듬에 맞춰 경만이 느끼는 감정의 흐름을 거리를 두고 응시하다. 짐으로 여겼던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느끼는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마침내 터진 그의 눈물에 실어 애정과 추모, 그리움으로 승화한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 작품상, 배우상 등 4관왕에 오른 작품으로 김록경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하준과 소주연이 경만, 경미 남매로 분해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2020년 12월 2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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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 의존하고 수동적이던 동생 ‘경미’, 장례를 치르면서 점차 주도적으로 성장하는 모양새로 후반부에 사이다 대사를 날리기도
-팔순잔치를 벌이는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얄밉고 막무가내인 행동에 순간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그 정도로 리얼한 연기, 굿~
-극 중반, 마을 사람들이 경우 없는 행동에 속수무책 당하는 경만을 보며 답답하고 화날 수도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딥한 분위기의 영화가 보고 싶은 순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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