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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상을 드라마로 승화한 수작 (오락성 7 작품성 7)
페르시아어 수업 |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바딤 피얼먼
배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라르스 아이딩어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8분
개봉: 12월 15일

간단평
독일군에게 붙잡혀 이송 중인 트럭 안, ‘질’(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은 옆자리에 앉은 남자에게 샌드위치 한 조각을 나눠주고 그 대가로 페르시아어 책을 한 권 받는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죽임을 당한 순간 질은 기지를 발휘하여 유대인이 아닌 페르시아인이라고 주장하고, 마침 페르시아인을 찾고 있던 독일 장교 ‘코흐’(라르스 아이딩어) 앞에 인도된다.

1943년 프랑스 국경지대의 한 수용소에서 두 남자가 만난다. 페르시아인이라고 속여 목숨을 부지한 유대인과 페르시아어를 배워 전쟁 후 테헤란에 식당을 내고 싶은 새로운 삶을 꿈꾸는 독일인이다. <페르시아어 수업>은 선과 악의 이분적인 구도에서 벗어나되 면죄와 미화를 경계한 홀로코스트 영화다. 가짜로 페르시아어 단어를 만들어 내는 질과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코흐. 둘만의 수업이 거듭되면서 코흐는 질을 점차 신뢰하게 되고 둘 사이에 흐르는 기류 역시 어느 정도 친밀함을 띠게 된다. 심리와 감정의 변화를 세세하게 포착해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구축한 덕분에 영화는 악에 속한 인물이라도 관객이 어느 정도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볼 토대를 마련한다.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절대 약자와 절대 강자 사이에 오가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교감일 뿐, 그 감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거나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드라마와 실제 사이의 밸런스 조율로 영화는 당시 자행된 학살을 부각해 전시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욱더 선명하게 악행을 고발하며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영혼을 기린다.

영화 < 120BPM >(2018), <맨 오브 마스크>(2018)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와 <마틸다: 황제의 연인>(2018), <작가 미상>(2020) 등의 독일 연기파 배우 라르스 아이딩어가 ‘질’과 ‘코흐’로 분해 호연을 펼친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전적 경험을 근간으로 다양한 소설과 영화 작업을 이어온 독일의 각본가 볼프강 콜하세의 실화 기반 단편 소설 ‘Erfindung Einer Sprache (언어의 발명)’을 원작으로 한다.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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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유대인 수용소가 배경…끔찍한 학살의 현장이 아닐까?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면은 거의 없는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
-2차대전 유대인 수용소가 배경인만큼 어느 정도 당시의 참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 혹시라도 두 남자의 우정이 빛을 발하는 해피엔딩을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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