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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타일 액션영화
스틸 | 2002년 11월 19일 화요일 | 토토 이메일

세계화 추세에 발을 맞추고자 했을까. <스틸>은 겉으로 보기엔 프랑스 영화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감독과 일부 스탭을 제외하고는 영국, 미국 등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월드 무비이다. 때문에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다 혹은 한국인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라고 단정짓는 이들에게 절대 그럴 걱정은 없음을 먼저 알려 주고프다.

<택시>로 이미 속도감에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해 보인 바 있는 제라르 삐레 감독이 4년간 준비 끝에 선보인 <스틸>은 때문에 지금까지 등장한 어떤 영화들 보다 파워풀한 스피드를 선보이다. 그 속도감이란 것이 단순히 화면의 기교로 선보일 수 있는 카레이싱이라든지 덩치만 믿고 덤벼대는 호화 유람선 따위의 속도감이 아니라는 것이 일단 이 영화의 매력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이용한 초반 눈부신 액션 신을 보고 있노라면 금새 입이 벌어지고 감탄사가 쏟아져 나올 정도다. 아크로바틱 액션과 더불어 도시를 질주하는 스케이팅 장면은 차세대 액션영화의 새로움을 기대케한다.

스타일에 관한 남다른 자신감. 그러나 아쉽게도 칭찬을 하거나 영화를 두둔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가 전부다. <스틸>은 기존에 보여주었던 범죄 영화들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하나도 새로울 것 없는 진부함으로 똘똘 뭉쳐 9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재방송을 틀어댄다. 분명 뭔가 새롭게 장치를 만들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그저 악당이 너무 착하기 때문만은 아니다.(사실 주인공도 악당이요, 그와 대립하는 이도 악당이니 구분을 명확히 하고 봐야겠다)

평면적인 등장 인물들은 쉽게 갈등하고 쉽게 화해하는 한편, 이유없이 튀어나온 캐릭터들이 영화를 혼란스럽게까지 만든다. 특히나 이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여자 캐릭터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데, 주인공을 질투하다 팀원가운데 유일하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여자고, 악당 주인공을 쫓는 여형사는 그의 정체를 모른채 섹스를 벌이기도 한다. 물론 그의 정체를 알고 난 뒤에도 능동적으로 추적에 나서기 보다는 입을 실룩거린다든지 눈을 한번쯤 더 치켜 뜨는 것으로 그 소임을 다한다. 초반 암벽등반을 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강한 인상을 보이며 '나타샤 헨스트리지'라는 이름 값을 하겠구나 생각했던 관객들은 그녀의 이러한 심심한 모습에 오히려 당황할 수도 있겠다.

<피어 닷컴>, <블레이드> 등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스테판 도프 정도가 그나마 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오히려 감독의 속도감에 대한 지나친 가위눌림으로 인해 그 카리스마 역시도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다. 필시 악당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 캐릭터임은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악당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매력적이지도 않은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만큼 쓰고 나니 너무 삐딱하게만 생각한 것이 아닌가 미안해지려고 한다. 앞서 밝혔듯이 포스터나 여타 영화 정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영화는 충분히 속도감도 있고 파워풀한 장면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아귀를 맞추지 않아도 90분간 스크린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을 만큼의 재미는 간직하고 있다는 말로 바꿔 쓸 수도 있겠다.

처음부터 태생적인 오락 영화임을 주장하는 이에게 '넌 왜 아무런 사상이나 의식도 가지고 있지 않은거야?' 라고 타박한다면 오히려 그런 투덜거림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택시>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그 화려한 액션스타일에 매력을 느꼈던 이라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된 <스틸>은 필시 좋은 선물이 될 수도 있으리라.

2 )
ejin4rang
액션이란 이런것이다?   
2008-10-16 15:34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1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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