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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
스릴러에서 멜로로, 혼란스런 여행 | 2003년 11월 12일 수요일 | 임지은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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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핏빛 호러? 슬픈 멜로? <써클>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쉽지 않다. 검사와 광기 어린 살인범의 기싸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기묘한 윤회극으로, 다시 기구한 운명의 사랑이야기로 끌려 들어가 있게 마련이므로. <넘버 3>, <걸어서 하늘까지>, <축제> 등의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 잔뼈가 굵은 박승배 감독의 연출 데뷔작 <써클>에서 우선 느껴지는 건 욕심이다. 영화에 있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

6명의 여성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명구(정웅인). 명구의 만행에 분노하는 열혈 검사 오현주(강수연)는 명구의 유죄를 확신하며 사형을 주장하고, 현주의 대학 동창이자 과거의 연인이었던 윤병두(전재룡)가 국선 변호를 자원한다. 한편 명구의 동거녀 미향(최정윤)은 이 모든 것이 왜정 시대 살해된 산홍이라는 기생의 복수라고 주장한다. 가당찮은 주장이라고 웃어넘기던 오현주는 점차 전생의 악연이 얽혀 만들어낸 기이한 사건들에 직면하며 경악한다.

여자들만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마. 게다가 시체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 옆에서 태연히 라면을 끓여먹을 정도의 엽기적인 풍모(?)도 갖췄다. 자백을 받아내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을 윽박지르는 검사에게 위축되기는커녕 비웃음 서린 웃음을 터뜨린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써클>은 영락없이 자주 보아오던―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닳고 닳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스릴러의 외양을 갖춘 셈. 그런데 살인범 명구의 겁먹은 듯한 눈빛과 한 밤에 오현주에게 걸려온 괴전화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영화는 다른 기류를 타기 시작한다. 요약하자면 이생의 범죄는 전생의 원한관계에 다름 아니며, 명구가 전생의 기억으로부터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대관절 그 전생의 한이란 게 무엇이관대 무고한 여성들을 줄줄이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인지 짚고 넘어갈 차례다. 영화는 흘러흘러 왜정시대로 넘어가고, 다시 호러에서 애끓는 애정담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예상하기 어렵지 않겠지만, 기구한 운명에 눈물을 쏟는 연인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기에 남은 의문은 너무 많다. 왜 그 남자는 살인자가 되어야 했을까, 라는 물음에 "전생의 원한 때문에"라는 응수는 좋은 답이 되지 못한다. 스릴러와 초자연적 미스터리를 결합한 시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 아니라, 대답에조차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재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죽이는 데도 이유가 필요한가?"라는 주인공의 서슬 퍼런 외침은 오히려 실소가 되며, 액면 그대로의 엽기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클로즈업되는 절단성기는 다소의 불쾌감을 안긴다. 한편 베테랑 촬영감독으로서의 내공이 엿보이는 장면 장면의 긴장감은 돋보이는 부분이나, 힘이 너무 들어가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맞물려 들쑥날쑥 튀는 느낌 또한 잦다. 쌓는 것 이상으로 버리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고전적인 명제를 <써클>은 다시금 곰씹게 한다.

2 )
ejin4rang
부족하다...   
2008-10-16 09:34
callyoungsin
이것저것 보여주려고 하나 긴장감도 부족하고 멜로적요소도 약한...   
2008-05-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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