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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어날 것인가 동화 속 신데렐라로 남을 것인가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 | 2004년 3월 16일 화요일 | 김작가 이메일

스타와의 일일 데이트 로또에 당첨되다
스타와의 일일 데이트 로또에 당첨되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화해하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객석으로 카메라가 내려오면 남자 주인공에 푹 빠져 있는 두 여인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그 옆에 어릴 적 소꿉친구인 남자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저런 건 다 영화니까 그렇고 사실은 남자 배우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며 어떻게든 흠집을 내 보려 하지만 여자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 스타에 열광해본 사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제목만으로도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이 영화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다.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스타와의 데이트.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보면서, 스크린을 보면서 저런 배우와 한번 데이트를 해 봤으면 하고 상상했던 일이 아닌가?

신기루 같던 스타와의 데이트에 당첨된 작은 마을의 슈퍼마켓 점원 로잘리. 요즘 유행하는 말로 그 슈퍼마켓에서는 얼짱, 몸짱을 겸하는 인물이다. 그녀에게는 당대 최고의 스크린 스타인 태드를 그녀만큼이나 좋아하는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인 캐시와 태드를 못마땅해 하는 소꿉친구인 남자 피트가 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좀 통통한 캐시가 스타와의 데이트 로또에 당첨됐다면 과연 태드는 하루의 데이트로 캐시에게 빠져들 수 있었을까 하는 괜한 생각을 해봤다? 그동안 술과 여자에 휩싸여 놀아나며 파파라치의 표적이 된 태드가 자신이 원하는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이미지 개선 차 마련한 프로젝트가 바로 여성 팬 한 명과의 데이트 였고 너무 평범하고 수수해서 하루만의 데이트에 로잘리에게 반한 태드는 직접 로잘리를 쫓아 작은 시골마을로 날아온다.

그런데 신체적 조건 빼고는 로잘리와 성격이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캐시 였어도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로맨틱 코미디는 잘나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여왔기 때문이다. 태드와 로잘리의 데이트를 뒤에 서서 부러워하는 캐시와 질투하는 피트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니 영화는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와 현실이 공존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상은 자유라는 얘기다.

하지만 영화는 그동안 보아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범주에는 못 미치는 데이트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쌓아간다. 스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로맨틱하지 않겠냐고 상상력을 발휘해 보라 한다면 정말 우리가 아는 그런 대 스타가 남자 주인공으로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면서 스타와의 데이트에서 두 사람만의 특별한 사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사랑에 빠진 태드의 모습도 밋밋하고. 다른 로맨틱 코미디는 상대의 무례함을 혼내준다던가, 두 사람이 아주 크게 싸운다던가 하며 나름대로 재미를 유발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감정의 곡선을 모두 제거한 채 그야말로 신데렐라가 왕자에 빠지듯 이미 결정된 사랑으로 직결한다. 그야말로 일방통행인 것이다. 영화의 잔재미를 선사하는 건 자신이 짝사랑해 온 로잘리를 스타에게 빼앗긴 피트다. 두 사람을 졸졸 쫓아다니며 사사건건 해방을 놓아보지만 늘 역부족인 피트. 지금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피트의 심정에 공감하리라.

그런데 이전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태드와 로잘리를 중심으로 본 로맨틱 코미디다. 헌데 정작 이 영화의 로맨틱 커플은 피트와 로잘리다. 그렇다면 영화는 또 다른 시점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피트의 시점으로 말이다. 그래서 더 태드와 로잘리의 관계가 매끄럽고 부드러웠는지 모른다. 돌아갈 선회점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다.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다윗과 골리앗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다윗과 골리앗
한마디로 태드와 피트의 싸움은 외형상으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하지만 내면적으로 들어가면 트로이의 목마에 가깝다. 태드에게 더 이상 안되겠다 싶었던 피트는 자산이 로잘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태드에게 보여주며 적의 내부에 자신의 적자를 심어두기 때문이다. 피트는 20여 년 간 로잘리를 보아오며 그녀에게서 발견한 여섯 개의 미소를 가르쳐주는데 이런 세세한 부분은 정말 사랑하지 않고는 발견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 여섯 개의 미소가 어떤 여파를 가져오는지는 비밀이다. 다만 이제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은 로잘리의 여섯 개의 미소를 한번 구분해 보기 바란다. 피트의 말 못하는 벙어리 냉가슴 사랑과 달리 술집 바텐더는 피트를 적극적으로 유혹한다.

사랑은 표현이라 했던가. 사랑을 표현했다 50%의 가능성 마저 상실할까봐 고민하는 분들 많이 계실 것이다. 하지만 사랑을 표현하지 않으면 늘 가능성은 0%다. 과감하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자에게 최소한 50%의 가능성이 부여된다는 메시지는 화이트데이를 즈음해 망설이는 남자들에게 권하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금발이 너무해>를 통해 톡톡 튀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던 로버트 루케틱 감독은 다시 무뎌진 감각의 칼날을 갈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뻔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 거지만 그 중간에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빼버리면 그것만큼 어정쩡한 것도 없지 않던가. 차라리 좀 더 용기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다면 물론 현실에서 벗어난 얘기지만 좀 신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뭐 결론적으로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이여 정신 차려라 그건 로맨틱 코미디에서나 가능한 얘기니 어서 꿈 깨고 주위의 건실한 남자를 찾아 봐라 뭐 이런 충고로 막을 내린다. 외형의 화려함에 속지말고 보이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찾아라 뭐 이런 정도. 사랑에 관한 환상을 심어주는 로맨틱 코미디는 단지 영화일 뿐이라는 충고를 늘어놓는데 이것도 로맨틱 코미디라 할 수 있나?

2 )
ejin4rang
아름답다 연인들의 사랑   
2008-10-15 17:05
callyoungsin
나도 이런 데이트를 해보고 싶네요   
2008-05-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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