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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웨이
못생긴 두 남자의 ‘와인’여행기 | 2005년 2월 14일 월요일 | 협객 이메일


한창 일할 때라는 인식이 팽팽한 나이, 한국사회에서 40대 위치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려야 하는 시기다. 따라서 중년의 나이에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는 좋지 못한 인생의 변수가 작용했다는 말로 수군거리게 만든다.

그러나 중년의 못생긴 남자 둘이 와인여행을 떠나는 <사이드웨이>에서는, 인생의 득도까지는 아니어도 삶의 터닝포인트를 제대로 찍어만 준다면 ‘여행’이 삶의 잉여분을 개운하게 털어 낼 수 있는 청소시간임을 증명해준다. 그렇다고 교훈적인 내용의 뻔한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밝고 가벼우면서도󰡐진심이 울리는 작품이다.

소설가로 등단하여 이혼한 아내와 재결합을 꿈꾸는 마일즈. 한물 간지 한 참된 3류배우지만 풍족한 결혼생활이 준비된 예비신랑 잭. 이들은 총각파티를 여는 대신, 낡은 마일즈의 자동차에 몸을 싣고 와인 여행을 떠난다. 특별히 잭보다 못난 구석은 없는 데, 왠지 자기 삶이 초라해 보여 잭에게 엄마처럼 잔소리를 해대고 와인에 대해 한 수 가르치려는 마일즈와는 달리 잭은 와인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여자에게 시선 돌리기가 일쑤다. 자고로 여행이라 함은󰡐우연과󰡐만남‘사이에서 사건이 터지고 추억이 생기는 재미의 교집합 같은 것이다. 와인으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치장하려했던 마일즈에게도 그런 틈이 생겼고 거기에 웨이트리스󰡐마야’가 들어온다. 마일즈의 굼뜬 연애반응과는 반대로 잭은 정열적이다 못해 화끈한 마야의 친구 스테파니와 초고속 관계를 맺는다. 이 시점부터󰡐와인’은 여행의 ‘목적’이 아니라 들러리로써 슬며시 영화의 주인공 자리를 캐릭터에게 골고루 배분해준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사이드웨이>에서 와인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네 명의 남녀가 만나, 내면의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는가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에 스테파니를 가볍게 사랑해버린 잭이, 순간 느낀 공포는 집(결혼)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왔다는 불안감이었다. 마일즈는 소설 출간이 무산되자 ‘정착’하지 못한 중년의 위기의식에 시달린다. 여행이란, 애초의 출발지로 되돌아가기 위해 떠나는 것임을 깨닫는 잭과, 현실 도피처가 아닌 전진하기 위한 잠깐의 휴식임을 받아들이는 마일즈.

자신도 모르게 삶에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와인은, 타인과 소통하도록 매개체적 역할을 한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와인은 영화 전반에 낮게 깔리면서 비루한 인생의 ‘맛’과 ‘향’을 찾아준다. 결국,'인생은 와인과 같다'라며 잭과 마일즈의 여행길에 와인의 이미지를 하나하나 상징화했다면 <사이드웨이>는 붉은 빛깔은 생생한데 맛깔스런 향이 없는 싸구려 와인 같은 영화로 태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덫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와인의 격언을 살짝 걷어내고 영화를 보는 관객의 인생마저 ‘숙성’ 시키는 진행단계로 끌고 간다.

6 )
ejin4rang
와인여행기재미있을것같아요   
2008-10-15 14:19
callyoungsin
못생긴 두남자의 와인여행기   
2008-05-16 11:28
qsay11tem
뭔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네요   
2007-11-23 13:11
kgbagency
개봉때는 보고싶었는데 개봉관이 없어 못보니 안땡기는...   
2007-05-30 00:04
stet21
이영화 꼭 보세요. 강추입니다. 영화 자체가 발아들이는 흡입력이 굉장합니다.   
2005-02-15 15:20
cat703
처음 접하는 영화지만 내용을 읽어보니 괜찮은 영화 같네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일렉션 재밌게 봄^^   
2005-02-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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