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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술래인 관객에게 머리카락이 잡힌 ‘반전’ | 2005년 2월 25일 금요일 | 협객 이메일

어른들의 세상을 직시하던 ‘다코타 패닝’의 눈동자는 ‘창’같은 역할을 한다. 악의적인 감정이 전해지지 않는 눈빛에서 영화적 긴장감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숨바꼭질>에서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후 변화된 그녀의 몽롱한 눈빛은 마치 현실 너머, 미지의 어딘가를 정확히 응시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극 내내 영화적으로 특별한 장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장르의 골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다코타 패닝의 창백한 눈빛이 한 몫 했음은 분명하다.

데이비드 갤러웨이(로버트 드니로)박사의 가족에게 일어날 비극을 암시하는 상징적인 오프닝이 끝난 후, 영화는 속도감 있게 사건의 발단을 열어 재낀다. 딸 에밀리(다코타 패닝)는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뒤로 자폐아 증세를 일으키면서 자신의 내면 안으로 깊숙이 몸을 숨긴다. 엄마와 즐겨하던 ‘숨바꼭질’ 놀이가 에밀리의 심리를 조종하듯, ‘찰리’라는 미스터리 인물은 이들의 주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부녀지간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야기는 한 가족을 파괴하는 악의적 ‘힘’을 ‘외부인’으로 설정하여, 익명의 인물에게 가족의 굳건한 대문이 의외로 쉽게 열림을 묘사해 공포감을 자아낸다.

<숨바꼭질>은 로버트 드니로와 다코타 패닝이 벌이는 심리게임만으로 이루어진 영화다. 그에 반해, 긴장감을 일으키는 영화적 장치는 적다. 결국 두 배우의 연기력에 모든 것을 건 일종의 ‘모험’적인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이 관객의 식상함을 보상해 주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식스 센스> 이후 반전에 대한 강박증이 스릴러 장르영화를 쥐락펴락 했지만 그것을 극복한 작품은 극히 보기 드물다. <숨바꼭질>도 반전의 굴레가 ‘한계’로 작용해 좌초될 수밖에 없는 영화로 남는다. 파괴되기 쉬운 나약함으로 묘사되었던 보수적 중산층에 관한 해석은 날카로웠던 칼날이 무뎌진지 이미 오래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소재에 준비된 ‘두 가지’ 반전은 영화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성찬’이 아니라 실망의 강도만 높이는 역효과를 거둔다.

사실, 대단한 영화적 재미를 얻기 위해 <숨바꼭질>을 본다고는 말못할 것이다. 그간에 우리를 실망만 시켰던 반전(反轉)영화에 얽힌 슬픈 추억들은 자꾸만 발길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그러나 또 한번 속는 척, 못 미더운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이유는 듬직한 배우들이 보내는 신뢰감 때문이다. 극중간에 아쉽게도 아름답지 않은 자태로 비명횡사하신 ‘엘리자베스 슈’도 반갑고, <엑스맨>으로 낯익은 ‘팜케 얀센’도 극에 힘을 실어준다. 또한, 로버트 드니로를 상대로 다시 한번 천재적 연기 감성을 펼치는 ‘다코타 패닝’은 화장과 가발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흉내내 그녀를 짝사랑하는 아저씨 관객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준다. 어린 소녀가 가지는 흡입력은, 영화 전반에 낮게 깔리는 주제음악에 목소리를 더해, 중반까지 나름대로 탄탄한 긴장감을 뽑아낸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영화의 재미는 딱 여기까지이다.

어설픈 시나리오는 배우 덕에 생명력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허술한 연출력과 시나리오를 살리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부녀의 모습은 극이 진행될 수록 힘이 빠진다. 결말의 마지막 반전은 꼭꼭 숨지 못하고 술래인 관객에게 머리카락이 잡힌 꼴이다. ‘반전’이여 제발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8 )
ejin4rang
지루함이 느껴진다   
2008-10-10 09:43
callyoungsin
지루했어요 반전이 있긴하지만 내용도 어렵고   
2008-05-16 11:21
kyikyiyi
공포영화인데 뭔가 어렵다   
2008-05-09 15:58
qsay11tem
지루함이 밀려와요   
2007-11-23 13:08
kgbagency
중간에 다소 지루했지만 괜찮았는데...   
2007-05-24 13:04
lyk1414
난 괜찮게 봤던 영화였다. 반전영화인지 모르고 봤기에 끝의 반전이란.. 정말 생각하게 했던 영화..   
2007-05-12 01:33
ldk209
로버트 드 니로가 설마 좋은 아버지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2007-01-12 15:57
js7keien
좋은 배우들..하지만 예상 가능한 반전..
스릴러로만 봐도 비추   
2006-09-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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