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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불황이지만 가족의 사랑만은 고도 성장 중!
행복한 가족 계획 | 2003년 8월 2일 토요일 | 모구리 이메일

‘사오정’이라는 말의 새로운 뜻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손오공과 천축으로 함께 떠나는 요괴 사오정이라는 생각은 이제 잘 안 떠오르지요. 대개는 귀가 좀 어두운 사람에게 사오정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새로운 의미가 부여됐다고 하는군요. 바로 ‘사십 오 세에 정년 퇴직’이라는 의미 말이에요. 최근의 불황을 보면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답니다.

세계적인 경기 하강 속에서 취업 대란, 실업률 최고, 신용 불량자 증가 등의 기사를 보면 한숨이 터져 나옵니다. 먼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기도 하구요.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영화를 보고 싶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런 우울한 기분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의 분야에서 1위가 된다든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재능을 어렵게 발견하고 최고가 된다든가 하는 내용의 영화를 본다는 건 오히려 독약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밉고, 비교되서 오히려 상심할 듯 하네요. 그럼 조금 더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이 빛이 아스라히 비춰지는 영화를 보기로 하지요.

<행복한 가족 계획>이 좋을 것 같군요. 많이들 아시는 영화일테지만, 지금 같은 때에는 왠지 더 끌리는 그런 영화에요. 평범한 샐러리맨 가와지리는 아내 유코, 딸 요코, 그리고 아들 유타로와 함께 전형적인 4인 가정을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황의 바람을 맞아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전통 과자점을 운영하는 처가에 들어가 살게 됩니다. 곧 문닫을 것만 같은 과자점에서, 가와지리는 제과 기술을 배워보겠다고 나서지만 타고나게 손재주가 없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죠. 결국 아내 유코가 가게의 절반을 도시락 가게로 바꾸어 영업을 하게 됩니다. 가장으로서 권위가 흔들리던 어느 날, 가와지리는 아들이 응모했던 TV 프로그램 <행복한 가족 계획>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1주일 안에 ‘즐거운 우리집’의 피아노 연주를 연습하여, 완벽하게 연주하면 300만엔이라는 상금을 타게 되는 거죠. 손재주 없는 가와지리는 자신 없어 하지만 이내 가족을 위해 연습에 임하게 됩니다.

사실 <행복한 가족 계획>은 일본의 유명한 TV 채널인 TBS에서 매주 방영된 동명의 프로그램을 영화화한 작품이랍니다. 1주일 동안 주어진 과제를 풀어나가며, 가족들은 다투기도 하고, 고민하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위로하고 격려해주게 되지요. 그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감동을 줍니다. 가족이기 때문이겠지요.

내용이 좀 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곳곳에 배치된 웃음은 그 뻔함을 상쇄시켜주고 있지요. 게다가 2000년에 열린 제33회 휴스톤 영화제에서 패밀리 칠드런 부분 금상을 수상했으니 작품성도 놓치지 않은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만큼 모두 힘들어하고 있구요. 힘든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못난 생각들도 많이 합니다. <행복한 가족 계획>이라는 영화 한 편 본다고 나의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이 때, 부디 절망적인 생각에만 빠지지 마시고, 나의 가족을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절망의 바닥을 치고, 희망으로 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는 날이 꼭 올 거에요. 정말이에요!

1 )
ejin4rang
참신한 소재   
2008-10-16 09:5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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