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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스틱 맨
사기극, 이 정도는 돼야... | 2004년 4월 5일 월요일 | 이선영 이메일

이들이 바로 < 매치스틱 맨 >
이들이 바로 < 매치스틱 맨 >

“사기는 테크닉이 아니라 심리전이다”
이것은 개봉을 앞둔 우리영화 <범죄의 재구성>의 카피다.
상대가 가진 탐욕, 혹은 약점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가만 확인하면 사기란 식은 죽 먹기. 그러니 다시 한번, 사기는 고도의 심리전이고 말고!!
헌데, 영화 전편을 통해 이 말의 의미를 확실히 깨우쳐 주고도 남을 영화가 앞서 선 보였으니, 바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매치스틱 맨>이 그것이다.

사기꾼을 의미하는 은어, 매치스틱 맨.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교묘한 사기 한 건을 조용히 치러 나가는 두 남자, 로이 (니콜라스 케이지)와 프랭크 (샘 록웰)의 행각을 세심히 보여주며 시작된다.
문제는, 은행이나 카지노 등 거대하고 견고하여 도저히 사기가 불가능하게 보이는 상대만을 골라 털며 관객들에게 야릇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온 기존의 수많은 사기영화들과는 달리, 이들의 먹이는 늘, 사소한 경품행사에도 목숨 거는 소시민들이라는 데 있다. 덕분에 이들의 행각은 아무리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사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해도 “자알~ 하는 짓이다” 이런 평가절하만이 남을 수 밖에..
그래서일까? 주인공 로이는 소소한 사기로 벌어들인 몇 푼의 돈에 영혼을 팔아버린 듯 갖가지 신경증적 질환, 즉 광장 공포증이나 결벽증, 편집증에다 틱장애까지 앓으며 작업(?)이 없는 동안에는 철저히 외부와 격리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예술이라고 치켜 세우면서도 인생을 관통하는 죄책감과 자괴감만은 어쩌지 못한 까닭이다.

그런 로이의 일상에 큰 파문이 일기 시작한 것은 존재 자체도 알지 못했던 딸 안젤라(앨리슨 로만)가 나타나면서부터.. 발랄한 14세 소녀가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로이는 딸에 대한 부정과 책임감과 함께 완벽히 정리정돈 되어 있었던 자신의 일상이 점점 흐트러지고(바로잡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딸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미루고 미루던 큰 건 한탕을 끝내고 급기야 손을 씻으려 하는데…
자, 그 다음은 내가 좋아하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그 완벽함에 따라 영화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그 이름도 유명한 반!전!!
영화가 반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자체가 스포일러라고 했던 누군가에 따르면 나는 지금 너무나 큰 스포일러를 흘려버린 셈이 되지만, 이 영화에서만은 어쩌면 해당사항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르스 윌리스가 귀신이고, 절름발이가 범인이란 사실을 알고 나면 말 한 사람을 귀신이나 절름발이 만들어버리고 싶을 만큼 김 새버리는 것이 <식스 센스>와 <유주얼 서스펙트>의 스포일러지만, 이 영화에서 귀신과 절름발이에 해당하는 “모든 것이 사기였다!!” 라는 결정적 단서를 흘린다 해도, 그것으로 이 영화의 결론까지 간단히 정리되지 않기에 그러하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영화는 속여야 할 상대가 어떤 부분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사기를 친다. 특히, 로이가 자신이 하는 일을 배우고 싶어하는 딸에게 사기의 기본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테크닉 따위는 차떼기로 와도 소용없으며, 누군가 나를 속이려 마음만 먹었다면 나는 그걸 당해낼 재간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마지막의 거대한 사기도 그렇게 완성된 것이고..

위에서의 정리가 제대로 되었다면, 당신은 아마 사기극 옆 줄기에 위치하고 있을 로이와 안젤라의 이야기, 즉 결벽증 환자 로이가 어떻게 곁을 내어주는지 그 과정도 궁금해 질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의 감독은 스케일 큰 영화에서도 완벽한 내러티브를 포기하지 않았던 리들리 스콧 아니던가? 큰 영화들 사이에서 머리도 식힐 겸 만들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대답하는 그. 어쩌면 당신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거장의 잔 손짓으로 만들어진 영화 한편에 나처럼 시기와 질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영화의 어느 한 줄기도 포기하지 않고 팽팽히 당겨져 나아가는 이 영화, 범죄 사기영화와 휴먼 코미디 어느 장르에 위치시켜도 어느 하나 하자 없는 이 영화에서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놀라운 연기와 분위기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한스 짐머의 음악들과 대면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듯.

3 )
ejin4rang
휴먼코미디 괜찮네요   
2008-10-15 17:01
callyoungsin
범죄 휴먼 콤미디~   
2008-05-16 16:28
qsay11tem
예술적 영화네요   
2007-11-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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