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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칼럼 from USA] 현지에서 미리 본 독수리 오형제 마이너스 하나! '판타스틱4'
이영순 칼럼 from USA | 2005년 8월 5일 금요일 | 이영순 영화칼럼니스트 이메일


<판타스틱 4>는 ‘스파이더맨’, ‘헐크’, ‘엑스맨’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4:1로 맞짱 뜨는 영화이다. 여름에 큰 스크린에서 이들의 액션을 보는 것은 눈이 즐겁다. 왜 저리 싸워야하나, 어떤 대단한 특수효과를 썼나? 라는 궁금증과는 상관없이 이 더위를 2시간정도는 씨~원씨~원하게 만들어준다.

영화는 60년대 코믹스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그러나 영리하게도 전형적인 선과 악을 피해가며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웃게 만들고, 지겹지 않게 만든다. 그 것이 극장이 아닌 집에서 보는 인기 있는 미국 TV시리즈물의 재미이며 영화가 밍밍한 이유기도하다.

우주세계 연구와 사업을 위해 다섯 명의 사람들은 우주선에 탄다. 그리고 당연히 연구를 하기도 전에 때를 빗나간 우주폭풍이 분다. 폭풍에 노출되면서 사람들은 강력한 몸으로 돌변한다. 그 후 지구로 귀환하여 독수리 오형제가 되어야 하지만 한 명이 악당으로 변하면서 독수리 사 형제가 된다.

독수리 사형제의 개인기가 저마다 다르다. 팀의 리더인 '리드'는 몸이 인간 고무줄이다. '벤'은 흉측한 돌덩이 괴물로 변하지만 슈퍼맨 파워를 갖게 된다. 겉모양만 매력적인 여자 '수'는 몸을 숨길 수 있는 투명 여인이 되고, 인간 가스분사기로 프로판 가스를 분사하는 재주가 있다. 그녀의 남동생 ‘자니’는 날아다니는 인간 횃불이다. 더불어 고온의 열을 내며 날수도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인 사업가 ‘빅터’는 금속인간으로 독수리 사형제의 능력을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려 혼자서 무자게 애쓴다. 다소 불쌍하다. 이때 독수리 사 형제는 다리 나간 위에서 자살하려는 사람과 소방서 직원을 구하여 박수갈채를 받는다. 그리고 남는 힘으로 악당 빅터와 개인기를 이용하여 싸워댄다.

영화가 밍밍한 이유와 지겹지 않은 이유가 있다. 먼저 영웅이 영웅답지 않다. 영웅은 어쩔수 없이 영웅이다.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처럼 혹~ 할 만한 개인기가 있어야지 식상한 개인기를 갖고 덤비면 비범한 인간이다. 또 영웅은 ‘엑스맨’처럼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 바바리코트라도 입고 폼을 잡아야 된다. 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다소 리얼리티쇼의 영웅들 마냥 촐싹대거나 혼란스러워 한다.

사실 식상한 개인기는 시나리오상의 문제보다 기술적인 문제이다. 영화는 철저히 돈과 기술로 나오는 상업 예술이다. 현재 컴퓨터 그래픽의 효과는 <반지의 제왕>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3>를 걸쳐 현 기술로는 나올 만큼 나왔다. 다시 새로운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수백억의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면 <엑스맨>처럼 만화의 판타지 효과를 넣어서라도 눈속임을 해야 된다.

더불어 판타스틱 포에는 가슴이 짠한 휴머니즘이 없다.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의 프리퀼이 성공한 요인은 특수촬영이 만든 화면효과를 업고 영웅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이기에 머리 아픈 다른 인간들의 속성을 이해하고 돕는다는 휴머니즘에 있다.

독수리 사형제도 인간성이 나쁘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을 주로 연애하거나 인기유지에만 쓴다. 거기서 남는 힘이 있다면, 이제야 괴롭히는 악당과 한바탕 파워자랑을 할 뿐이다. 결국, 선과 악의 구도 보다 개인적인 명분의 ‘영웅놀이’가 예뻐 보일 리가 없다.

전형적인 영웅캐릭터 보다 악한 영웅이 매력적으로 보이거나 악해 보일 때에는 반드시 영화 속에서 그럴만한 명분을 관객에게 던져줘야 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의 결말이 다소 심심한 원인도 <판타스틱4>와 비슷한 경우에서 그 답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수리 4형제, <판타스틱4>가 다른 시선에서 접근해보면 무척이나 흥미롭고 신선한 재미가 살아있는 작품임을 설명해보려 한다.

<판타스틱4>는 여러 차례 장르변신을 시도한다. 우주탐험영화에서 멜로영화로 다시 영웅영화로 이동한다. 더불어 액션씬을 CF씬들처럼 빠른 호흡으로 편집하여 순식간에 관객의 눈을 돌린다. 다양한 변신은 산만성을 주더라도 일단은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이 영화는 특별한 영웅은 없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현대판 영웅출현을 시사해 준다. 과거 슈퍼영웅 역사와 달리 현대사회는 새로운 영웅을 스스로가 창조해낸다. 역사를 바꾼 이가 영웅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람들의 마음과 눈을 잡은 이가 영웅이 될지 모른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공중파 방송 중 가장 하이라이트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신-영웅’이다. 평범한 이웃은 자고 나면 단번에 영웅이 된다. 돈과 명예를 다 얻는다. 다음 날 가판대에서 할리우드 연예인과 당당히 웃고 있는 그와 그녀의 사진을 볼 수 있다.

<판타스틱 4>에서 영웅들이 인터뷰를 하고 쇼에 나가듯이 리얼리티쇼의 주인공들도 토크 쇼에 나가고 영화에도 출연하며 자선봉사도 한다. 당연히 그들에게도 파파라치가 따라다닌다. 영웅은 그렇게 창조되고 창조의 목적대로 즐거운 연예인이 되다가 후에는 저급한 오락거리로 전락한다.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이들의 최후는 심심해진다. 사람들은 밍밍한 것을 싫어해서 더 강렬하고 특별한 개인기를 선보이는 신-영웅을 또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심한 영화가 있기에 재미난 영화도 더 재미나고 평범한 사람들도 있기에 특별한 사람들도 부각되는 게 아닐까? 요즘은 저마다 다 특별하고 잘나서,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외려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영웅영화를 보면 영웅들은 여전이 개인기를 갖고 있지만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간다. 후광을 누리던 리얼리티 쇼 주인공들도 일상으로 돌아간다. 때깔나는 영웅의 삶보다 지지고 볶아도 평범한 삶이 살아있고 좋아서기 때문이다. 싫으면 뭐 하러 굳이 폼 나는 영웅의 삶을 벗어 던지겠냐 말이다. 내 말이 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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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1017
히어로 영화 중에 이처럼 재미없는 영화도 드물듯...   
2010-03-16 16:23
apfl529
좋은 글 감사~   
2009-09-21 18:24
qsay11tem
칼럼 잘 보고 가유   
2007-11-25 14:52
mckkw
이기적인 몸매, 제시카 알바.   
2007-08-17 22:07
kpop20
시리즈 영화네요   
2007-05-17 12:15
bjmaximus
<판타스틱4> 개인적으로 볼만했음.   
2007-05-01 10:03
js7keien
CG 외에는 남는 것이 없었다..심지어 재미도..   
2006-09-30 18:51
qwer123zxc
판타스틱 4 이영화보고 진짜 침뱉어버릴뻔한 영화입니다..   
2005-09-0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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