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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 TV 만화가 그립다. 현지에서 미리 본 '스폰지 밥 스퀘어 팬츠'
이영순 칼럼 from USA | 2005년 1월 12일 수요일 | 이영순, 영화 칼럼리스트 이메일


유독 어른이 좋아하는 어린이방송 만화가 있다. 니켈로데온 방송의 ‘스폰지 밥 스퀘어 팬츠‘. 사실 어린이 만화라지만 미국 시청자의 1/3은 기묘하게도 어른이다. 시청자의 연령층도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그 중 20대 중반이 골수란다. 1999년부터 나온 이 주말 판 어린이 만화방송은 <사우스 파크>나 <심슨>의 기록을 능가한다. 영화를 만든 전직 해양학자 스티브 헬렌 버그 감독도 이정도가 될 줄은 몰랐단다. 그 인기가 거듭하여 영화가 <스폰지 밥 스퀘어 팬츠> 영화다.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은 걸까.

니켈로데온 방송은 돈 주고 보는 케이블 TV 방송이다. 그러니 케이블 방송을 안보는 시청자를 위해 TV만화 시리즈가 끝날 때마다 만화를 묶어 특별판 DVD를 낸다. 시장성이 보이면 곧장 박스 오피스도 겨냥한다. 그러다 성공한 것이 ‘러그래츠의 신나는 아프리카 모험’편 <Rugrats Go wild>와 <The wild Thornberrys>이다. ‘러그래츠의 꽃’의 안젤리카 캐릭터도 똘망 똘망 하지만 스펀지 밥처럼 어른들이 많이 보는 영화는 아니다.

미국은 한국의 만화와 달리 여자주인공 캐릭터가 많다. 귀여움으로 악당 모조 조조를 박살내는 3명의 수호여전사들 <파워퍼프 걸>과 멕시코어, 영어 등 2개 국어구사는 물론 보물찾기 일인자인 맹랑소녀 <도라 도라>외 <바비스리즈> 등이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만화는 둘째 치고 정신 착란자 마냥 다 큰 어른이 이상한 공주 옷을 입고 나와 동물과 어린이들을 지배하는 여왕 뽀미 언니가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한편 니켈로데온 방송의 만화 영화 중 일주일 만에 간판 내린 것이 <야! 아놀드(Hey Arnold!)>이다. 아놀드란 복합적인 캐릭터는 ‘러그래츠의 모험’편처럼 화면으로 풀어낼 극적인 재미와 씬이 부족해서 극장판까지는 무리였다. 하지만 <야! 아놀드(Hey Arnold!)>가 고정 주제나 팬은 많이 없지만 어른들이 봐도 매력적인 인물이 아놀드이다. 성공과 실패를 거친 후 어른들의 고정 층을 두고 니켈로데온 방송이 만든 야심작이 스펀지 밥이다. 이번 영화는 시작부터 반은 어린이 대상, 반은 어른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만들었다.

익히 알고 있듯 비키니 바텀의 세계에 사는 스펀지 밥의 직업은 매우 창조적인 직업인 요리사이다. 요리사란 직업은 매우 창조적이다. 요리는 과학이자 매번 할 때마다 동일하게 나오는 법이 없으니까. 스펀지 밥은 새로이 문을 연 햄버거 레스토랑 ‘크래비 크랩2’의 매니저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지만 매니저로서 거절당한다. 이유는 책임감이 있는 어른이 아니라는 것 때문이다. 이 점이 미국만화의 특징이자 스펀지 밥이 어른 층을 끌어당기는 이유 중 하나이다.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현실로 옮겨 왔다는 것. ‘실망은 순간! 포기는 노우!’ 철학적 좌우명 같은 이 단어를 실천하며 사는 스펀지 밥에게 포기란 없다.

매니저를 향한 도전을 계획하던 그때 바로 옆에 라이벌 레스토랑이 문을 연다. 주인 플랭크턴은 크리비 패티(햄버거)의 요리비법을 훔치기 위해 계획적으로 넵튠왕의 왕관을 훔친다. 이제 스펀지 밥과 친구 불가사리 패트릭(뚱)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두 친구는 잃어버린 왕관을 되찾고, 그 덕으로 승진도 하고 주인인 미스터 크랩도 구하는 꿈을 가진 채 금지구역인 조개구역으로 간다. 가서 열심히 되찾는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곳에서 스폰지 밥과 뚱이 얼마나 귀여운지 생각만 으로도 웃음이 난다. 스펀지 밥과 패트릭은 열심히 구피 구버스 나이트클럽에서 아이스크림에 진탕 취한다. 다음 날 술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에서 깨어나서는 이제야 자신들의 임무를 깨닫고 완수하러 나선다.

왜 스폰지 밥을 어른들도 좋아하는 것일까. 미국 언론에서는 광적인 스폰지 밥이 어른 팬까지 생기자 스펀지 밥의 광풍 현상을 특집 뉴스로 다룬 적이 있다. 그 프로에선 어른들까지 스펀지 밥의 고정 시청자가 되는 이유에 대해 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감독은 스펀지 밥의 매력으로 헝그리 스마일 정신을 꼽았다. 스폰지 밥은 매번 실수해도 늘 웃는다. 그리고 다시 도전한다. 슬플 때는 또 얼마나 잘 우는지. 스폰지가 꽉 찰 만큼 앙앙 울지만 금방 툴툴 털고 일어난다. 뒤 끝없는 쿨한 가이다.

골수팬인 미국의 20대 층은 아직 꿈과 현실 속에서 혼란스럽고 좌절하는 나이 층이다. 어른의 세계에서 실수란 좀처럼 용납이 어렵다. 세상은 인정사정없다. 그렇기에 20대층 외에도 어른들은 스폰지 밥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위로를 받는 것 같다. ‘괜찮아. 좀 실수해도 어때? 아 하하하하.’

스폰지 밥의 다른 매력은 소재의 다양성이다. 바다 속의 무궁무진한 세계만큼 프로그램의 소재는 다양하다. 일상적인 소재와 초현실적인 주제도 다룬다. 믿음, 애증, 집착, 돈, 예술, 우주세계 등 소재꺼리는 무궁무진하며 예측곤란하다. 하다못해 욕이란 소제를 다루기도 한다. 영화의 시작도 상상을 깨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라이브 액션이다. 해적선이 등장하고 해적들은 보물인 영화 티켓을 발견하고, 영화의 중간에는 난데없이 팬티 입은 사나이인 <베이와치(2003)>의 데이비드 핫셀호프가 등장하기도 한다.

TV 만화에서도 화장실 수세미가 된 스폰지 밥이 나오듯 스티브 힐렌버그 감독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장난을 잘 친다. 그에게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있을까. 그는 뒤늦게 미술을 공부했지만 해양 전공의 이력처럼 바다 속의 세상을 바다로만 보지 않는다. 어린이 만화일지라도 아이들의 세계를 넓은 바다처럼 깊고 드넓게 본다. 어른들도 쉽게 빠져드는 것 같다. 그의 다양성은 이미 전작 ‘Rocko's Modern Life'에서도 맘껏 엿볼 수 있다.

어른이 보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면이 스폰지 밥의 매력이기도하다. 미국 TV 만화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진다. 정신없이 괴상하고, 눈뜨고 못 볼 밝은 색채와 슬랩스틱 코미디 요소로 아주 유치하게 재밌다. 그러나 완전히 유치하기만 하지는 않다. 비현실적이든 현실적이든 캐릭터들은 독립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캐릭터의 특징은 어른들이 보면서도 좋아하고 유치하지 않을 것들이다. 어찌 보면 스폰지 밥은 과잉으로 광분하는 성격(하이퍼)이다. 조울증 캐릭터이지만 어떤 일을 결정할 때에는 매우 독립적이다.

다른 TV 만화의 주인공들도 비슷하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이고 어른들에게는 유치하지 않은 캐릭터가 국내 만화 캐릭터들과 다른 점인데 문화적인 차이가 아닐까싶다. 미국은 2살 어린이라도 ‘너(YOU)'이고 학교의 선생님도 ’너(YOU)'이다. 이처럼 긍정적이며 다양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른들의 눈도 사로잡은 이유들이다.

니켈로데온의 방송의 실제 수입은 프로그램보다 엄청난 마케팅상품을 통해서이다. 돈을 벌기보다 어떻게 쓰냐가 중요한데 니켈로데온방송은 번 돈의 일부를 다시 아이들을 위해 환원한다. <스폰지 밥>, <도라 도라>, <아서>, <파워 퍼프 걸> 등 이 많은 주인공들의 만화는 아이들을 위한 국어, 산수 등의 자료와 컴퓨터 시디 자료로 만들어져서 아주 싼값에 공립학교와 도서관 등에 아이들 교육 자료로 배포된다. 공립학교는 이런 마케팅 상품을 팔아 학교의 부족한 재정에 보탠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될 것이 <스폰지 밥>, <도라 도라> 등은 미국 캐릭터들이다. 현재 미국의 니켈로데온 만화 방송은 국내 케이블 방송을 통해 어린이 영어방송교재로 시청된다. 찌르고 변신하는 건담 시리즈보다는 낫겠지만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는 결코 같지 않다. 미국은 부모 따로, 나 따로 독립적인 성향을 키워야 사는 나라이고 부모를 ‘너’라고 부른 것은 하대보다 존중이다.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라는 평등성에 입각한 개인주의다. 만화는 그런 모든 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아직 부모가 나의 친구보다는 부모로 남는 나라이다. 그렇기에 영어교재나 오락용도 좋지만 더불어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국내 만화가 필요하다. <짱구>나 <스폰지 밥>을 보고 큰 아이와 <아기공룡 둘리>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다르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같을 것이라고 망상을 가지는 것 같다. <스폰지 밥>은 이럴 때 ‘아하하하’하고 웃을 테지만 슬프게도 세상은 비키니바텀이 아니다. 망상은 깨져야한다. 아이들을 위한 모습들이 주인공인 만화 방송이 보고 싶다.

42 )
apfl529
좋은 글 감사~   
2009-09-21 18:25
qsay11tem
귀여운 캐릭터네요   
2007-11-26 14:03
kpop20
귀여운 스폰지밥   
2007-05-17 17:01
jcm900
fff   
2006-12-17 20:45
kslong77
스폰지밥...사실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 난해한거 같더만...   
2005-10-27 08:47
keykoko
소뽄징~소뽄징~앙큼해라~!!ㅋㅋ   
2005-03-04 17:16
jihea1831
알럽 스폰지밥!!! 완전 팬이에요!!   
2005-02-20 20:19
keykoko
너무 이뻠여~스폰지 브라봉!!!!!!   
2005-02-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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