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Music by 조병석, 강화성(M92)
‘다모’ 열풍의 하지원과 살인 미소의 김재원. 이 두 청춘 스타가 만난 영화 <내사랑 싸가지>가 개봉 10일만에 전국 110만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어찌 보면 놀랄 일이 아니다. 두 스타가 보장하는, 치솟는 인기도를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 그러나 <내사랑 싸가지>의 흥행 비결에 두 꽃미남, 미녀 스타의 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톱스타, 그리고 고딩 노비와 싸가지 쥔님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트렌디한 감수성이 물씬 풍기는 톡톡 튀는 음악이 주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내사랑 싸가지>의 OST를 감독한 이는 다름아닌 여행스케치의 리더 조병석. 상당한 매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조병석 음악감독이 지휘한 <내사랑 싸가지>의 OST는 여행스케치 특유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부터 랩 댄스, 발라드, 모던 락까지, 그의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곡들로 가득 차 있다. 뛰어난 음악성과 각각의 노래에 어울리는 적절한 보컬리스트들의 배치는 영화와는 다른, 독립된 하나의 상품으로써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중평. 그리고 <내사랑 싸가지>에서 그가 선사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색은 영화의 장면장면마다 새로운 감성과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일단 OST를 들어보면 보이밴드 클릭비가 부른 ‘보라빛 향기’가 귀에 익는다. 1992년 강수지가 부른 원곡을 리메이크한 모던 락 버전의 ‘보라빛 향기’는 원곡의 부드러움을 발랄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한번만 들어도 그 흥겨움이 오래도록 귀에 남는 노래. 주인공 강하영(하지원)이 안형준(김재원)과 이별한 뒤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발라드곡 ‘to H' 역시 귀를 쫑긋하게 한다. <내사랑 싸가지>의 신인가수 콘테스트를 통해 발굴된 신인가수 곽은기의 굵고 풍부한 음색이 돋보이는 ‘to H'는 영화 속 하영의 슬픔이 그대로 스며든 감성적인 곡. 여름 여행장면을 더욱 경쾌하게 만드는 김진화의 ’blue bird’는 경쾌하고 즐거운 여행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으며, 여행스케치의 곡을 리메이크 한 ‘운명’은 린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정진우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원곡에 못지 않은 화음으로 영화의 후반부를 깔끔하게 장식한다. 이외에도 그룹 코요태의 보컬 신지와 원투가 함께 부른 영화의 숨은 주제곡 ‘싸가지 송’은 재미있는 가사와 랩이 돋보이는 곡.
조병석 음악감독이 OST만으로도 소장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밝힌 것처럼 <내사랑 싸가지>의 OST는 총 20곡을 통해 그의 다양한 장르적 노하우와 10대와 20대를 아우르는 트렌디적 감수성으로 가득 차있다. 영화처럼 톡톡 튀는 명랑함과 촉촉하게 스며드는 부드러움이 함께 조화를 이룬 <내사랑 싸가지>의 OST, 메인 테마곡 ‘보라빛 향기’처럼 상큼하고 달콤한 앨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