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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 두기봉 형님의 DVD를 찾아...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 소마 이메일



1. 두기봉식 집단 연출력의 정점, <대사건>

자신에 대한 책인 <Director In Action>을 쓴 스티븐 테오와의 인터뷰에서 두기봉은 ‘개인’보다는 ‘집단’을 연출하는 것이 더욱 흥미로우며, 그 계기가 된 영화는 홍콩판 ‘분노의 역류’라고 불리우는 <화급, 1997>부터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말대로 두기봉은 <화급>이후, 집단을 그리거나 집단들이 충돌하는 일련의 영화들 즉 <미션, 1999>, <PTU, 2003>, <흑사회, 2005>, <흑사회 2, 2006>, <참새, 2008> 등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발휘한 바 있다.

<대사건>은 이런 일련의 ‘집단’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집단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영화 전반부 홍콩의 서민 거주지인 아우마테이의 거리를 배경으로 10여분간 이어지는 롱테이크 총격전으로 유명한 이 영화는 처음에는 총격전을 주도하는 강도단과 형사 집단의 대결로 시작한다. 하지만 전반부의 대결 구도는 점점 복잡한 양상을 가지게 된다. 이후에는 이 사건이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매스 미디어와 여론을 끌고 나가려는 경찰 수뇌부와 여론 팀 대 현장의 형사들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오래된 아파트로 숨어든 강도단과 그들이 인질로 잡고 있는 가족 그리고 우연히 사건에 얽혀버린 또다른 범죄자 집단 등 <대사건>은 얽히고 설킨 집단 간의 충돌을 끊임없는 물리적인 총격전과 심리적인 갈등으로 교차하며 묘사해낸다. 특히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킴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선과 악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악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선인의 비열한 면모 까지도 묘사해 내는 연출력이 발군이다.

국내 발매된 DVD는 특히 음향 표현력이 뛰어난 홍콩판의 장점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2분짜리 삭제 장면과 3분 짜리 제작 영상 등의 서플먼트를 담고 있다.

대사건 (大事件: Breaking News)

출시사 : 디브이디체인
Starring : 진 혜림 / 장 가휘 / 리치 젠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90 Min
Video Format : 2.35:1
Audio Track : 광동어, 북경어 / DTS-ES 6.1 서라운드, 돌비디지털 EX 5.1 서라운드
지역코드 : ALL
관람등급 : 15세 이용가
디스크수 : 1disc
자막 : 한국어, 중국어, 영어
서플먼트 :THE STORY/DELETED SCENE/BEHIND THE SCENE/TRAILER/CAST & DIRECTOR



2. 두기봉식 로맨틱 코미디, <러브 온 다이어트>

두기봉이 단순히 남성적인 액션 느와르 연출자로서만 평가받는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두기봉은 위가휘와 함께 연출하고 유덕화, 정수문이 출연한 일련의 러브 코미디 흥행작들 <니딩 유, 2000>, <러브 온 다이어트>, <에스터데이 원스 모어, 2004>은 모두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이었을 뿐 아니라 역시 위가휘와 공동 연출하고 금성무, 양영기가 출연한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왼쪽으로 가는 여자, 2003>는 21세기 홍콩에서 만들어진 가장 비관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국내에 DVD로 출시된 <러브 온 다이어트>는 두기봉-위가휘 공동 연출의 상업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흥행 기록이 좋은 영화다.

한편으로는 <러브 온 다이어트>는 역시 위가휘와 공동 연출한 <유덕화의 절대초인, 大隻佬>과의 공통점이 먼저 눈에 띄기도 한다. <유덕화의 절대초인>에서 유덕화가 근육남의 특수 분장 수트를 입었던 것처럼 <러브 온 다이어트>에서는 유덕화와 정수문이 마치 커플 룩처럼, 뚱보 분장 수트를 나란히 입고 뚱보들의 애환을 눈물나게(?) 연기한다.
두기봉의 영화들 중에서도 이런 코미디 장르에 대한 평가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는 편인데, 마치 고전 할리우드 시기의 하워드 혹스가 그랬던 것처럼 장르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두기봉의 연출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그냥 간과해 버리기는 어렵다.

<러브 온 다이어트>는 매우 유쾌한 영화다. 두기봉은 늘 ‘홍콩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천착하는 편인데, 우연히 일본에서 맺어진 중국인 커플이 끝내 홍콩에서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이 영화에서도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관계 외에도 일본의 중국인 커뮤니티를 떠들썩한 광동식 코미디와 함께 흥겹게 묘사하고 있다.
또 늘 두기봉표 로맨틱 코미디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진심을 토로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고는 하는데, 이 영화 역시 그렇다.

국내판 DVD는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화사한 색감을 자랑하며, 서플먼트에 인색한 다른 홍콩 영화 DVD 타이틀들과는 달리 21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이 담겨 있다.

러브 온 다이어트(瘦身男女: Love On A Diet)


출시사 : KODI
Starring : 유 덕화(비기) / 정 수문(미니)
Director : 두 기봉 / 위 가휘
Running Time : 95 Min
Video Format : 1.85:1
Audio Track : 중국어 / DD 5.1
지역코드 : 3
관람등급 : 전체 이용가
디스크수 : 1disc
자막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서플먼트 : Making of/Charactors/Synopsis/crew/Tra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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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기봉의 불교식 운명론 탐구, <유덕화의 절대초인>

2003년도에 두기봉은 세 편의 연출작을 개봉했다. 하나는 두기봉이 틈날 때 마다 찍었다는 개인적인 영화 <PTU>였다. 또 다른 한 편은 위가휘와의 공동 연출작인 로맨틱 코미디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왼쪽으로 가는 여자, 2003>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 <유덕화의 절대초인>이 있다. 이 세 편의 영화는 각기 두기봉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어 흥미로운데, <PTU>가 홍콩의 밤거리를 지배하는 경찰들과 삼합회 조직원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긴장감과 특유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면,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왼쪽으로 가는 여자>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틀 안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홍콩인들의 딜레마를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유덕화의 절대 초인>은 역시 위가휘와 공동 연출해 발표했던 <매드 디텍티브>처럼 각본가 위가휘의 이름이 두드러진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에 해당하는 영화다.

사실 국내 DVD 출시사가 이름을 붙인 <절대초인>이라는 이름은 꽤 엉뚱한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불교의 선승(禪僧)이었다 근육질 스트리퍼가 된 거인(유덕화)이라는 남자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가 전생과 미래를 보는 능력은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는 이 거인이 이봉의(장백지)와의 플라토닉한 애정 감정과, 동시에 그녀가 지닌 전생의 ‘업(業)’ 때문에 연쇄 살인 사건과 연관을 맺게 된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의 결말이 철저하게 불교적 깨달음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거인은 희생자가 된 이봉의의 복수를 위해 산행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내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절대초인>은 애초에 스릴러 영화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불교의 인연(因緣)에 대한 고찰로 나아가는 영화이며, 대단원에 이르면 이런 영화의 세계관에 근거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중소 출시사에서 발매된 국내판 DVD의 영상과 음향 퀄리티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서플먼트로 극장용 예고편만이 담겨있는 것은 아쉽다.

유덕화의 절대초인 (大隻佬, Running On Karma)


출시사 : 유니원미디어
Starring : 유 덕화 / 장 백지 / 장 조휘 / 탕 보여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93 Min
Video Format : 16:9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NTSC)
Audio Track : 중국어 / 돌비디지털 5.1
지역코드 : 3
관람등급 : 15세 이용가
디스크수 : 1disc
자막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서플먼트 : 극장용 예고편



그 밖에 국내에 출시된 두기봉 영화의 DVD 타이틀들로는 평소 존경하던 구로사와 아키라의 데뷔작 <스가타 산시로>에 대한 오마쥬를 바친 것으로 유명한 ‘유도’ 영화 <유도용호방, 2004>, 홍콩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바 있던 <암전>의 속편인 유청운, 정이건 주연의 오락 영화 <암전2, 2001>, 홍콩 최고의 스타인 ‘유덕화’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마작’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홍콩인들의 새해 운을 기원하는 명절용 영화 <유덕화의 도신, 2002>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왼쪽으로 가는 여자>가 DVD로 국내에 출시된 바 있다.

그렇다면 두기봉 감독의 걸작들로 손꼽히는 영화들 가령 <흑사회> 2부작이나 <미션> 그리고 <참새 文雀, 2008> 등은 어디서 구해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들 영화들은 국내의 몇몇 영화제들이나 특별전에서만 간신히 접해볼 수 있었을 뿐이며 DVD로는 이들 작품들을 전혀 구해볼 수 없었다. 그러한 이유로 다음 글에는 필자가 홍콩에서 구해 온 두기봉 DVD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6 )
kisemo
잘 읽었습니다 ^^   
2010-04-04 13:30
KJCQW
그냥그런   
2009-07-21 16:47
loop1434
대사건 괜찮았던 영화   
2009-06-03 14:00
wjswoghd
그런대로네요   
2009-05-27 19:11
redpig24
그닥 좋아하지 않는 홍콩영화지만..이분 영화는 잘 봤던거 같아요..
요즘 나오는 홍콩영화는 소재나 이야기가 다양해서 즐겨 찾아보고 있어요..   
2009-05-21 22:33
doojinmk2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없어진 우리나라의 DVD시장이 아쉽네요.
예전엔 컬랙션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말이에요.
글 잘읽었습니다. 영화란 만드는 사람을 반영하는 것이라, 만드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같은 주제라도 다른 영화가 되죠.
우리나라에도 영화메니아들이 뿌리잡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09-05-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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