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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오다기리 죠! ‘히미코의 집’으로의 초대
<메종 드 히미코> 관객과의 대화 현장 | 2006년 3월 20일 월요일 | 김혜민 기자 이메일


지난 3월 12일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특별한 행사가 하나 열렸다. 그것은 바로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과 주연배우 오다기리 죠가 함께 하는 <메종 드 히미코> 관객과의 대화시간. 이 자리는 <메종 드 히미코>를 성원해준 관객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마련된 자리로, 초대로만 모인 약 천명의 관객들은 영화 상영이 따로 없어도 영화에 대해 열띤 질문을 이어나갔는데, 열성팬들이 많은 것을 증명하듯 대부분이 일본어를 알아들어 통역되기 전에 바로 관객들이 반응을 보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개성적 매력의 소유자인 배우 오다기리 죠는, 아이돌 스타의 그것을 능가할만한 관객들의 열띤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특유의 낮은 어조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 앞서 전해 받은 –팬들이 애정을 담아 직접 만든- 팬북을 받곤 살펴보며 야릇한(?) 미소를 짓는가 하면, 한국의 거리를 편히 걸을 수 있도록 자신을 내버려둬 달라고(!) 소감을 남기는 등 오다기리 죠 본인이 가진 특유의 매력에 한치 어긋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누도 잇신 감독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영화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그가 만드는 영화만큼이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미소를 무기로 센스 있는 답변을 던져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으니… 이 현장에 안 계셨던 분들을 위해 현장의 열기를 뒤늦게 나마 전해보려 한다.


인사말

이누도 감독: 안녕하세요(한국말로)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다기리: 어제부터 극장을 돌면서 인사를 하고 있는데요 음… 단지 장소만 바뀌고 다 같은 분들인 것 같고 (웃음) 아직까지 얼마나 <메종 드 히미코>가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모두들 친구에게 소문을 더 내서 정말 깜짝 놀랄 만큼 히트를 했다는 소식이 일본에 전해질 정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댄스장면이 인상적인데 이 장면을 넣은 이유는? 찍으시면서 안무는 직접 하셨나요?

이누도 감독: 댄스장면은 찍기 전에도 시나리오에는 있었어요. 하지만 원래 생각했던 것은 사교 댄스 같은 가벼운 춤을 모두가 같이 추면 좋겠단 생각이었어요. 왜 이 장면을 넣고 싶었냐면, 전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보면서 남자와 여자가 춤을 추면 다음 장면에서 두 사람이 같은 침대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흐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게이 청년과 일반 여성이 엮이기 위해선 우선 춤부터 추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생각으로 각본을 쓸 때 이 장면을 넣어달라고 했는데 그걸 각본가 와타나베씨와 고쳐나가는 동안에 점점 이 댄스 장면의 의미가 커지게 된 거예요. 댄스 장면은, 그 전까지 개개인으로 존재했던 사람들이 이 순간만은 일체감을 느끼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장면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래의 간단한 춤보다는 더 규모가 커질 필요가 생긴 거죠.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미지와 영화가 완성된 후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오다기리: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뭐라고 할까, 여러 가지 테마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부각될지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될까하는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완성된 영화는 어느 곳에서든 전달 가능하도록 많은 테마가 잘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댄스가 끝난 후 하루히코와 사오리의 키스씬에서 그들을 슬픈 눈으로 보고 있는 야마자키씨가 마음에 걸렸는데(관객 폭소) 야마자키씨가 하루히코를 좋아하는 건가요?

이누도 감독: 예.그래요.(웃음)
그건 농담이고 사실은, 야마자키는 그 두 사람의 그런 관계가 분명 아무 소용없이 그냥 끝나버릴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영화 속에 하루히코의 사랑이 두 가지 나오는데, 히미코에 대한 사랑과 사오리에 대한 사랑, 두 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다르게 연기했나요?

오다기리: 우선 사오리에 대해서는 흥미랄까, 신경이 쓰인달까 그렇게 좋아하게 되어버린 거겠죠. 하루히코는 초등학교, 중학교부터 남자에게만 관심이 가거나 남자를 좋아하게 되어서 자신이 게이란 걸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대학생이나 어른이 되어서 어느 순간 자신이 게이라는 걸 인식한 그런 케이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여성에 대한 애정을 가지는 것은 초등학교, 중학교 때 가져봤던 감정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오리에 대한 애정이 흥미라면 히미코에 대한 사랑은 존경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속에서 사오리가 우는 장면이 굉장히 서러운데, 그 장면이 하루히코와의 남녀 관계가 잘 안돼서 우는 거라는 분도 계시고 제 생각에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모녀의 애환이나 아버지의 죽음 같은 복합적인 요소가 얽힌 것 같기도 한데, 감독님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이누도 감독: 복잡하지만.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어느 쪽도 아니랄까. 그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 그렇게 우는 것이 그녀가 여름에 경험한 일에 대한 마지막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아직 젊고 어리니까 그때 그걸 경험했고 알게 된 거죠. 그리고 그런 걸 알게 되었다는 게 슬프다고나 할까.

작품마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 작품에서 게이 역할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그리고 하루히코 역할과 자신이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다기리: 음…여러가지 역을 연기했지만 연기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일일이 그걸설명하는 건 어렵기도 하고 그건 직업상의 비밀 같은 것이기도 해요.(웃음) 닮은 점은 우선 그 대본을 읽고 교감하는 부분이나 자기와 닮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아서 거기에서 시작해 역할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본다면 상당히 닮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우선 하루히코와는 분위기라든가 그가 가지는 존재감 같은 게 좀 닮은 느낌일까요.

영화 속에서 하루히코는 게이이고 사오리는 일반 여성인데 둘이 잘뻔한 장면이 있잖아요. 저는 그 장면이 하루히코가 히미코에게서 얻을 수 없는 것을 사오리에게 얻고자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사오리가 히미코의 딸이라서 접근한 것 같기도 한데, 감독님은 어떤 의도로 두 사람의 잠자리를 마련하셨나요? (관객 폭소)

이누도 감독: (질문을 한 관객이 부산에서 왔다는 말에) 멀리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장면은 댄스홀에서 하루히코는 사오리를 보면서 연민을 느끼게 되었달까, 그래서 그 뒤에 그녀를 인간적으로 원하게 된 것이고 사오리 역시 키스 후에 다른 감정이 자기에게 생긴 것을 알게 되고 그 감정이 진짜인지 아닌지 스스로 의문이 생긴 거죠. 그래서 그 두 사람이 침대에서 그런 의문을 확인해보고자 한 것이에요. 그러나 제가 그런 의도로 찍었다고 해서 실제로 영화가 그럴지는 모르겠네요. 그건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보시는 지에 달린 거니까요. 제가 찍은 의도가 실패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영화에서 합창 장면이나 ‘피키피키핏키’(영화 속에서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데, 거기 나오는 주문)같은 장면이 재미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피키피키핏키’를 이 자리에서 한번만 해주시면 안될까요?

오다기리: 예…? (곤란해하며) 일단… 저는 피키피키피키를 하지 않아요. 제 캐릭터는 그게 아니였어요.
이누도 감독: 보고 싶은걸. (객석 환호)
오다기리: 무리예요, 무리. 모른다구요. 전 여러분들처럼 열심히 보지 않았다구요. 피키피키핏키가 어떤 동작인지 전혀 모른다구요.
(이누도 감독이 어떤 동작인지 보여주자 관객 폭소)
오다기리: 음.. 피키피키핏키는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렇네요, 전 지휘인데..

(오다기리 죠가 계속 사양하자 관객 중에 누군가가 그럼 ‘츄 시떼모 이이(역:뽀뽀해도 돼?)’ 대사를 한번만 해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오다기리 죠가 곤란해하며 웃고만 있자)
이누도 감독: 츄 시떼모 이이? (바로 혼잣말로 답하며) 안돼. (관객 폭소)

영화 속에서 야마자키나 히미코의 방이 다 의미 있고 예쁘게 만들어져 있는데 왜 하루히코의 방은 없는지, 꾸민다면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특히 침대가 어떤 침대가 되었을지(관객 폭소) 알려 주세요.

이누도 감독: 하루히코의 방은 만들려고 했지만, 예산도 없고 (웃음) 그럼 없어도 되려나 하고 생각해서… 시나리오에 특별히 중요하게 나오지도 않고요. 하루히코가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메종 드 히미코>가 시작되는데 사실 그 때 그가 열고 나오는 그 문이 하루히코의 방문이에요. 사무실 같은 곳으로 거기서 먹고 자고 있다는 그런 설정이죠. 그 사무실도 일단 만들긴 했어요. 하지만 별 것 없는 곳이고 그래서 특별히 그곳에서 촬영은 하지 않았죠.

침대는요?

이누도 감독: 영화 촬영만으로도 바쁘기 때문에 불필요한 것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웃음)

영화에서 역시 시선이 가는 곳은 배바지인데, 그게 하루히코의 의도인지 본인의 의도인지 그리고 감독님은 특별히 엉덩이를 강조해서 찍으신 건지(관객 폭소) 궁금해요.

오다기리: 음.. 우선 의상은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준 것이구요, 특별히 어떤 바지인지… 전 잘 기억나지 않는데요 (이누도 감독이 설명해준다) 그건 그 바지 디자인이 그랬던 것일 뿐… 다만 셔츠를 바지 안에 집어넣는 건, 스타일리스트가 그것만은 꼭 해달라고 했어요. 일본도 그렇고 다른 곳도 그렇겠지만 요즘 티셔츠나 셔츠를 보통 그렇게 바지 안에 집어넣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통해 게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서 등장하는 학생 네 명 중 한 명이 하루히코에게 반하게 되는데 그 뒤로 그 학생이 어떻게 되었을까 그게 궁금해요.

이누도 감독: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그런 건 알 수가 없죠. 그건 그 학생이 결정할 일이니까요.(웃음) 그리고 앞에 한 질문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오다기리의 엉덩이는 필요해서 찍었어요. 아름답잖아요? (웃음) 여자들은 남자들 엉덩이 보지 않나요? 모양이 어떻다던가, 역시 영화를 만들 때 재미있어할 부분도 필요하잖아요.

주인공 게이의 마음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그리고 상대역의 시바사키 코우가 못 생겼다는 설정이긴 하지만 귀여운데, 찍을 때 정말 못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오다기리: 제가 미국에 살았을 때 룸메이트가 게이였어요.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도 물론 게이였고 게이들 사이에 저 혼자 있었던 거였는데…미국인은 아시아 남자를 좋아해요. 아시아 남자는 피부가 부드럽다고… 그래서 저도 인기가 좀 있었죠 (웃음)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게이라는 존재가 그다지 먼 얘기가 아닌 가까이 흔히 있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특별히 게이 같은 행동이나 말투를 넣지 않았어요. 그건 게이들에게 오히려 실례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스테레오 타입의 게이를 연기하는 것도 좀 재미없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물론 조금은 들어가 있지만 특별히 강조한 건 아니죠.

시바사키씨는 못 생겼다는 설정이고 화장도 일부러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는 귀여웠어요. (관객들 우우) 우 그럴 얘기는 아닌데. 차밍하게 주근깨를 늘린다거나 그랬지만 못 생겼다기 보다는 (감독: 늘 화내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게 귀여웠달까. 전 그러니까 못 생겼다거나 그렇다고 굉장한 미인이라고도 생각하지도 않았고 볼 때마다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온 소감

오다기리: 전 한국을 굉장히 좋아해서 지금까지 다섯 번 정도 왔었지만 때문에 한국의 거리를 걸을 수 없게 되는 건 굉장히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사람을 만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일본에서도 대부분 집안에 있는 편이지만 한국이나 미국 같은 해외에 있으면 밖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게 좋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모두의 이런 반응이 좋기도 하지만… 기쁘지 않기도 해요. 그러니까 모두들 이 이상 친구들에게 오다기리 죠가 멋진 남자라고 말하지 말아주세요.(웃음) 내버려두세요. 그래서 다시 한국에 놀러 올 수 있도록.

이누도 감독: 오다기리 죠는 그렇지만 모두들 친구에게 <메종 드 히미코>는 재미있다고 얘기 해주세요.(웃음) <메종 드 히미코>를 이렇게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취재_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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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ay11tem
비호감이에요   
2007-11-24 16:15
loop1434
역시 오다 조   
2007-08-03 18:13
kpop20
한국사람인줄 알았어요   
2007-05-16 22:20
ccdcsda12
오다기리 쬬 짱!! 넘 멋있어용...   
2006-03-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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