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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의 여신, 니콜 키드먼 누님! 악당으로 돌아오다.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 유지이 기자(무비스트) 이메일


반전은 1995년에 시작했다. 독립영화 〈투 다이 포〉는 영화를 감독한 구스 반 산트에게 대단한 영광을 안겨준 작품은 아니었다. 좋은 영화였고 감각적인 풍자가 돋보였지만 한참 작가적 능력이 성장하던 당시나 절정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한 지금이나 그를 대표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투 다이 포〉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 헐리웃이 두 명의 배우를 발견하게 한 계기가 되었으니까.

둘 다 〈투 다이 포〉로 데뷔한 것은 아니었다. 한 명은 급속도로 재능을 인정 받고 성장하고 있었지만, 빼어난 재능과 외모로 유명한 형을 두고 있어 그의 동생으로 알려질 뿐이었고 다른 한 명은 고향인 호주에서 재능과 외모를 인정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수퍼스타의 부인으로 더 유명했다. 요절한 리버 피닉스의 동생 호아킨 피닉스와 톰 크루즈의 부인이었던 니콜 키드먼이 바로 그 두 사람이다.

크루즈 부인, 평범한 경력의 시작
 나도 촌스러울 때가 있었어
나도 촌스러울 때가 있었어

십대 시절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한 니콜 키드먼이 헐리웃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작품은 1990년 작품 〈폭풍의 질주〉다. 당시 당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동생이자 〈탑건〉〈비버리힐스 캅 2〉로 한창 각광 받고 있던 토니 스콧이 감독을 맡고 〈탑건〉〈칵테일〉〈레인맨〉의 성공으로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로 부상한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였다.

둘의 이름에 가리기는 했지만 디즈니의 보물이었던 명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와 돈 심슨 콤비가 제작을 맡았고 로버트 타우니가 각본을, 영화음악에 한스 짐머가 투입된 그야말로 황금 제작진이 모여 만든 흥행작. 이 영화에서 레이서인 콜(톰 크루즈)의 팀에 소속된 의사 클레어(니콜 키드먼)로 헐리웃에 얼굴을 비친 것을 시작으로 곧 톰 크루즈와 결혼해 크루즈 부인이 되며 니콜 키드먼은 미국 연예계에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지금은 스타 감독이 된 론 하워드가 감독을 맡은 1992년 영화 〈파 앤드 어웨이〉에서는 톰 크루즈 ? 니콜 키드먼 부부의 주연 참여를 홍보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톱스타 톰 크루즈의 그늘을 벗어나면 여전히 니콜 키드먼 자신으로 주목 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고향인 호주에서 재능을 인정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헐리웃에서의 평가는 온당치 않은 면이 있었다. 한동안 니콜 키드먼을 수식하는 단어는 ‘미세스 크루즈’ 였고, 자신의 작품보다 톰 크루즈 소식의 주변에서 이름을 드러냈다. 늘씬하고 고혹적인 외모와 뚜렷한 이목구비, 밝은 벽안과 붉은 머리칼로 ‘앵글로색슨 최고의 미녀’라는 수식어가 붙는 정도가 1990년대가 절반이 흘러갈 무렵까지 니콜 키드먼을 규정하는 방식이었다.

더스틴 호프먼과 브루스 윌리스가 함께 출연한 필름 느와르 〈빌리 베스게이트〉는 스타들의 몸값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한 영화였고 니콜 키드먼이 팜므파탈로 출연한 헤롤드 베커의 스릴러 〈맬리스〉는 좋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평작 이상은 아니었다. 팀 버튼에게 기용되어 〈배트맨〉으로 스타가 된 마이클 키튼과 부부로 출연한 〈마이 라이프〉도 마찬가지 경우.

앵글로색슨 최고의 미녀, 재능을 개방하다

야심만만한 리포터이자 변형된 팜므파탈인 수잔을 〈투 다이 포〉에서 성공적으로 연기하며 헐리웃 언론이 자신의 재능에 집중하게 하는데 성공한 니콜 키드먼은, 이 시기에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영리하게 경력을 관리해 나간다.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배트맨 포에버〉〈피스메이커〉 등의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흥행력을 갖춘 스타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여인의 초상〉〈아이즈 와이즈 셧〉과 같은 작품성 짙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의 커리어를 갖춰 나간다. 이 시기의 니콜 키드먼은 (전라 출연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화제가 된) 브로드웨이 연극에도 모습을 보이며 무대와 스크린을 아우르는 실력을 확인 시켰고 〈프랙티컬 매직〉과 같은 소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등 배우와 스타 양쪽에서 빼어난 재능을 선보였다. 영국 최고 가수 로비 윌리암스와 듀엣으로 〈Something Stupid〉를 부르며 수준급 가창력을 갖추고 있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준 니콜 키드먼의 행보가 정점을 맞은 작품이 바로 2001년 영화 〈물랑루즈!〉다.

같은 호주 출신 감독인 바즈 루어먼의 뮤지컬 영화 〈물랑루즈!〉에서 이완 맥그리거, 존 레귀자모, 짐 브로드벤트와 같은 출중한 재능을 갖춘 배우들과 노래와 안무를 직접 소화하며 빼어난 연기를 펼친 니콜 키드먼을 ‘톰 크루즈의 부인’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 이미 재능에서는 톰 크루즈는 물론 당대 견줄 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수준임을 증명했고 이후의 필모그래피는 재능과 스타성 모두에서 니콜 키드먼을 헐리웃 정상에 올려 놓는 역할을 한다.
 내가 봐도 예쁜건 사실이지만...
내가 봐도 예쁜건 사실이지만...
 자고로 예쁜 여자가 무서운 거란다.
자고로 예쁜 여자가 무서운 거란다.

깊이 있는 연기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디 아워스〉〈도그빌〉〈휴먼 스테인〉〈콜드 마운틴〉에서 영화의 성공과는 별개로 니콜 키드먼의 연기력은 빛났고, 여전히 작은 영화에 대해 애정이 있고 영화를 잘 고르는 눈이 있음을 〈버스데이 걸〉〈탄생〉〈해피 피트〉과 같은 영화에서 보여주었다. 대규모 블록버스터는 아니었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선보인 〈스텝포드 와이프〉〈인터프리터〉〈그녀는 요술쟁이〉〈인베이젼〉같은 흥행작을 최일선에서 이끌며 막강한 흥행 파워를 과시했다.

바쁘게 일하는 배우 중 하나인 니콜 키드먼의 일정은 앞으로도 빡빡해서 〈물랑루즈!〉이후 다시 만난 바즈 루어먼의 새 프로젝트 〈오스트레일리아〉와 〈디 아워스〉이후 다시 만난 슈테판 달드리의 신작 〈리더〉같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같은 호주 출신의 늦깎이 스타 나오미 와츠와 함께 찍는 〈니드〉가 촬영 직전이고, 왕가위의 리메이크 영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캐스팅 리스트에도 올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국에는 개봉하지 않은 (그리고 정식 개봉이 요원한 듯 한) 〈퍼〉〈결혼식 장의 마고〉를 제외하면 니콜 키드먼을 확인할 수 있는 최신작은 올 겨울 헐리웃 블록버스터 중 하나인 〈황금 나침반〉이다. 어느 때보다 조용한 올해 겨울, 단연 주목 받는 작품 중 하나인 이 판타지 영화에는 〈인베이젼〉에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역시 다니엘 크레이그와 〈카지노 로얄〉에 출연하며 헐리웃에 얼굴을 알린 프랑스의 신예 에바 그린, 미스터 드라큘라 크리스토퍼 리가 함께 출연하고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 캐릭터에 목소리로 갠달프 이안 맥컬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캐시 베이츠와 같은 거물이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 주인공 라이라와 전설이 담긴 〈황금 나침반〉을 노리는 콜터 부인으로 출연하는 니콜 키드먼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크레딧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며 탁월한 스타성을 과시하고 있다. 아름다운 북구계 외모와 조합된 기품있는 악당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현존하는 배우 중 니콜 키드먼만큼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듯. 더불어 〈맬리스〉와 〈버스데이 걸〉이후 다시 한 번 매혹적인 니콜 키드먼의 악역 연기를 볼 기회이기도 하다.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 글_유지이 기자(무비스트)
사진제공_(주)태원엔터테인먼트

39 )
sasimi167
멋진 배우   
2008-12-30 12:44
cats70
매력있습니다   
2008-08-29 18:05
fatimayes
황금나침반은 별로였지만 니콜키드먼만 두고 보자면 어울렸다   
2008-05-07 15:59
ldk209
일단 일편에선 낮은 비중...   
2008-02-07 22:41
mvgirl
인형같은 여배우   
2008-01-08 19:55
h31614
정말 늙지 않는것 같아요 ~아름답고 연기력도 잇고 멋져여   
2008-01-08 16:06
khkyum
갈수록 연기가농익어가는 것 같아요   
2008-01-07 15:30
yeun0102
쪼꼼늙었지..?
  
2008-01-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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