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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시리즈 뽕빨 정리! 20년 묵은 인간병기 재활용!
2008년 2월 21일 목요일 | 유지이 기자 이메일


미국인에게, 최소한 20세기를 살았던 미국인에게 월남전은 남다른 흔적을 남겼다. 전쟁의 트라우마는 오랫동안 남아 미국인을 괴롭혔다. 전쟁에서 순수한 마음을 오염시킨 〈플래툰〉의 테일러 이병이 있었고, 자신을 노리는 저격자를 사살할 때가 되어서야 어린 소녀임을 알고 깜짝 놀란 〈풀 매탈 자켓〉의 조커 이병이 있었으며,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동남아의 헤로인을 직수입하는데 성공해 마피아를 누르고 일약 마약 유통계 거물이 된 〈아메리칸 갱스터〉 프랭크 루카스가 있을 수 있었던 전쟁이 베트남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베트남에서 익힌 살인기술을 재활용한 무적 군인 〈람보〉 역시 베트남 전쟁의 산물이었다.

이탈리아계 퇴물 직전 복서가 미국적 영웅 ‘이태리 종마’로 거듭나던 〈록키〉 시리즈의 대성공 이후, 헐리웃은 실베스터 스탤론을 스타덤에 올린 이 ‘매력적인 패배자’의 캐릭터를 재활용할 대상을 찾아 헤맸다. 시리즈로 확대 생산되며 인기를 유지하던 〈록키〉 시리즈가 아직 관객에게 통하던 시절에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되었고 〈파라다이스 앨리〉나 〈나이트호크〉같은 실험을 거쳐 첫번째 〈람보〉를 찾아냈다. 당대 섹시남으로 거듭나던 실베스터 스탤론을 1980년대 최고의 액션스타로 만든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베트남의 상흔, 분노로 폭발하다

베트남 전쟁의 상처는 깊었다. 엄청난 돈과 피를 쏟았지만 결국은 패한 전쟁. 패배감과 상실감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영화가 1980년대 봇물처럼 발표되며 아물지 않은 베트남의 상흔을 증명했다. 같은 소재를 더 밝고 가볍게 다룬 〈포레스트 검프〉〈글리머맨〉같은 영화가 1990년대에 발표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1980년대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헐리웃 영화는 상처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아무는 과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린베레 민완요원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전우들은 모두 없고 자신 역시 사회에서 주변인으로 취급 받은 존 람보의 이야기 역시 베트남 상흔의 연장선 상에 있다. 단순히 전우의 소식을 물으러 왔을 뿐인데 부당한 차별을 당한 존 람보는 억눌렸던 분노를 폭발시키고, 베트남에서 살인무기로 길러진 그의 분노는 대단히 파괴적이다.

빼어난 스릴러 작가로 유명했던 데이빗 모렐의 소설 〈First Blood〉를 영화화한 1982년 작품 〈First Blood〉는, 흔히 우리에게 〈람보〉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영화다. 육체적으로 강건하고 초인적인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쟁의 상처로 정신적으로 불안한 인간병기를 부조리한 사회가 벌집 쑤신 듯 건드리는 이 매력적인 이야기가 ‘패배자의 극적 부활’로 스타덤에 오른 실베스터 스탤론의 명성을 확정지었음을 우리는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섹시남의 우울한 카리스마는 전 세계를 달궜고, 두 편의 앤티 히어로 영화 〈록키〉와 〈람보〉로 스탤론은 1980년대 최고의 액션스타가 되었다.

매력적인 육체와 (불안한 정신을 상징하는) 어눌한 말투를 가진 덕분에 〈람보〉로 낙점된 실베스터 스탤론은 배우로서 매우 운이 좋은 경우였다. 다층적이고 깊이 있는 캐릭터를 자신의 완벽하지 않은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맞춤 배역으로 받아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이상적인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베트남으로 복귀하다

깊이 있는 캐릭터가 부조리한 사회에 분노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First Blood〉는, 속편이 있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미국 사회가 낳은 불안한 흉기가 사회의 부조리에 반응하며 자폭하는 이야기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사회에 대한 자성의 의미로 쓴 작품이었고 처음부터 일회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패배자의 아름다운 자족적 승리 드라마 〈록키〉가 시리즈를 거듭하며 미국적 스포츠 영웅담으로 탈색된 것처럼, 헐리웃 제작진과 실베스터 스탤론 자신은 〈람보〉에서 주변에 머물렀던 상업적 매력을 찾아냈다.

울분과 고독 사이에 숨어있던 (80년대식) 격한 액션과 그에 걸맞는 영웅적 캐릭터, 홀론 모든 것을 해결할 능력이 있지만 고독한 영웅. 속편의 각색에 실베스터 스탤론이 직접 나섰고 애당초 속편이 없었던 〈First Blood〉의 속편은 원작에서 캐릭터만 가져온 〈람보2〉가 되었다. 시나리오의 각색에는 당시 막 재능을 꽃피우고 있었던 연출가 지망생이 참여했고 후에 액션과 스펙타클의 거물로 성장한 제임스 카메론은 〈람보2〉를 현란한 액션으로 탈바꿈시켰다.

깊추격대 뒷 편 진흙에서 위장을 헤치고 나타나 번개같이 한 명씩 적을 살해하고, 기관총을 가볍게 들어 적을 날려버리며, 화살과 대검 만으로 한 부대를 제압하는 〈람보〉의 이미지는 전편을 뛰어넘는 히트작이었던 1985년 〈람보2〉에서 온 것이다.

전편을 지배하던 우울함과 고독은 탈색되었지만 1980년대 액션영화의 전범을 제시한 〈람보2〉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80년대를 대표했고, 헐리웃이 베트남 전쟁을 상업적 소재로 이용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했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임무에 투입되었던 〈람보〉의 활약은 전쟁이 끝난 후 베트남에 다시 쳐들어간 〈람보2〉와 소련군에 맞서 용감히 싸우던 (훗날 알카에다와 연합하여 21세기 미국의 적이 된)무자헤딘을 도운 〈람보3〉를 거쳐 액션영화의 성공을 완성했고, 첫번째 〈람보〉가 가졌던 주제의식은 증발했다.

고독한 전쟁무기, 후계자들의 활약

세 번의 고독한 전쟁을 끝마친 〈람보〉 시리즈는 1988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줄알)았지만, 인간흉기의 비밀스러운 전투를 다룬 〈람보〉의 유산은 내내 계승되었다. 보디빌더 업계를 평정하고 〈코난〉과 〈헤라클레스〉를 거쳐 성공적으로 헐리웃에 안착한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1985년작 〈코만도〉처럼 유사 상품을 통한 성공이 있었나 하면, 노장 감독 윌리엄 프레드킨이 연출해 2003년에 개봉한 〈헌티드〉처럼 〈람보〉 캐릭터를 그대로 계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잠깐의 실수로 사람을 죽여버린 인간흉기 캐릭터를 〈콘에어〉에서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나 1980년대 스탤론 ? 슈왈츠네거에 이은 ‘인상 험한 영웅’의 적자로 각광받았던 돌프 룬드그렌의 〈레드 스콜피온〉 역시 〈람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지금은 가정용 게임기 최고의 시리즈 중 하나로 유명한 코나미 사의 〈메탈기어〉 시리즈 역시 최초의 작품은 〈람보〉에 〈로보캅〉의 최종 보스를 결합한 컨셉에서 출발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액션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패러디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위트 넘치는 번역제목으로 유명한 〈못말리는 람보〉가 그런 경우다.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전쟁영웅이 2008년 벽두에 돌아온다. 이미 〈록키 발보아〉로 노장의 귀환을 확인한 마당에 전성기 시절 몸과 마음이 남아있지 않음은 알고도 남지만, 20년 동안 아류들이 판을 치는 것은 보기 싫었나 보다. 여전히 월남전 스타일의 트랩과 화살을 쓰는 전쟁영웅의 귀환은 불안하지만, 한편 흥미롭기도 하다. 망가진 노영웅이 돌아오는 제목은 의미심장하게도 람보: Last Blood〉다.

2008년 2월 21일 목요일 | 글_유지이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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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imi167
많이 늙었다ㅠ   
2008-12-30 13:17
kyikyiyi
나오지 않았던게 더 나았을텐데   
2008-05-07 16:52
fatimayes
헐~ 나이에도 불구 정말 노장은 죽지 않았다~   
2008-05-07 15:48
callyoungsin
너무 늙어버려서리...   
2008-05-06 13:42
bjmaximus
람보4 1주만에 극장에서 막내렸다는..   
2008-03-15 13:37
hjy0924
기대 안됨?ㅋㅋㅋ   
2008-03-13 00:14
real82
유치뽕짝.. -_-   
2008-03-12 13:04
szin68
5편은 미국 본토에서!   
2008-03-1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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