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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칼럼
과연, 그 영화는 단죄 받아야 했을까? | 2002년 11월 15일 금요일 | 정성렬 이메일

<바운스>가 개봉한단다. 드디어 극장에 걸리는가 싶다. 2000년부터 개봉이 되네 안되네 말도 많았던 바로 그 영화다. 1998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1997년 블루 리본상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신인상 을 수상했으며, 키네마 준보 최우수 신인여우상, 호치 영화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연기상, 요코하마 영화제 각본상, 촬영상, 신인상, 오사카 영화제 신인상, 다카사키 영화제 조연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닌 작품이다. 일찍이 영화의 재미와 작품성을 고루 인정 받은 이 작품은 국내 수입업자로부터 입도선매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문화 3차 개방의 물결을 타고 사회적인 이슈와 화제성을 등에 업고 개봉 준비를 진행 중이던 <바운스>는 그러나 처음부터 엄청난 암초를 만나면서 개봉이 불투명해 진다. 2000년 수입 추천제가 성행할(?) 당시 선정성을 이유로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여고생들의 원조교제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와 더불어 사회에 불신과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수입 추천 반려의 이유였다. 덕분에 영화는 개봉 시기를 놓치게 되었고 이미 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수입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개봉이 가능해 질 그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하지만 한번 때를 놓친 영화는 쉽게 개봉이 힘들게 되었고 몇 차례 시도 끝에 2002년 겨울 극장가에 찾아 드는데 성공했다. 괴이쩍게도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등급과 함께. 도대체 선정성은 어디 있고 사회적인 불신과 불안을 조성하던 사회 분위기는 그사이 희석 되었단 말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원조교제가 영화 속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도 않고 내린 판단은 아니었을까. 혹은 여전히 일본 문화를 수용하는데 한국인들은 미숙하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었을까. 여하튼 풀리지 않은 질문들만 잔뜩 남겨둔 채 영화는 어렵사리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그나마 이 케이스는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된 채로 이런 저런 이유들로 개봉을 못하고 있는 일본 영화들은 수 없이 많다. 특히나 개봉 타이밍을 놓쳐 더 이상 공개 자체가 어렵게 된 작품들도 상당수 있다. <실낙원>, <토미에 리플레이>, <스카우트맨>, <오디션> 등이 이들 주인공이다. 필시 영화가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매력이 다분히 한가지씩은 존재했으나 이제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퇴색의 길에 접어들고 말았다. <비밀>같은 작품이 어렵사리 개봉에 성공하고 또한 흥행에서도 나름대로 재미를 보긴 했지만, 이런 일들은 마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바운스> 같은 작품은 결코 퇴폐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음을 밝혀주어야겠다. 오히려 썩어 문드러진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여전히 초록빛 싱그러운 미래가 존재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는 건강한 영화다. 그 화법이 거칠긴 하지만, 영화가 끝나 갈 무렵 약간의 '짠'한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다분히 희망적이다.

자꾸만 한국 영화 심의의 태도가 궁금할 따름이다. 납득이 가지 않은 근거를 제시하고 볼 권리와 즐길 권리를 원천 봉쇄하려는 그들의 태도가 지독히 답답하기만 하다. <바운스> 같은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다면, 특히나 그 이유가 개봉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란 것이 자명해 진다면, 심의기관에서 영화사에 배상이라도 해 줄까? 부디 '대박'이라는 카운터 펀치로 그들의 턱을 얼얼하게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6 )
kpop20
바운스 어떤 영화일지 궁금합니다   
2007-05-25 15:40
soaring2
바운스 전 별로였어요..   
2005-02-13 16:59
moomsh
저영화가 98년에 부천에서 상영장이었네요..몰랐어요..얘기는 들었었는데...ㅋ   
2005-02-07 22:04
moomsh
우리영화가 더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네요..   
2005-02-07 22:04
moomsh
바운스..글쎄요..제가 일본문화를 이해를 못해서그런가..ㅋ   
2005-02-07 22:03
cko27
바운스 우연한 기회에 보게되었는데. 일본의 성문화를 좀더 잘 알게 되긴 했지만. 그다지 흥미로운 소재는 아니던데   
2005-02-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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