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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들의 처절한 몸부림의 향연, <피구의 제왕> 들춰보기
2004년 11월 8일 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웬만해서는 치아를 드러내지 않는 냉혈한 혹은 과묵한 인간으로 평판 자자한 필자까지도 좋다고 낄낄댄 <피구의 제왕>이 11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무수히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깡그리 뒤엎고 세계 피구대회에서 1등을 먹으며 파란을 일으킨 ‘애버리지 조’ 팀. 누가 봐도 챔피언은커녕 꼴찌하기 십상인, 약골로 정평이 난, 이들이 대관절 어떤 팀이고 어떤 훈련기를 거쳤기에 최강이라 불리는 ‘퍼플 코브라’를 제치고 ‘피구의 제왕’이 됐는지 그 루저들의 처절한 몸부림의 인생역전기를 공개되기에 앞서 미리 들춰본다.

● 본의 아니게 의기투합된 팀 결성기

사실, 애버리지 조는 피구 스포츠를 하고자 의기투합된 팀이 아니다. 그냥 동네 사람들이 허름하긴 하지만 친근하고 싼 맛에 다니는 피터(빈스 본)가 운영하는 평범한 헬스클럽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있는 놈이 더 한다고 길 건너 화이트 굿맨(벤 스틸러)이 사장으로 앉아 있는 휘황찬란한 글로보 피트니스 센터가 부지 확장을 위해 애버리지 조의 체육관을 허물고자 계략을 꾸민다.

허나. 이대로 죽을 수는 없는 법!. 우리의 피터는 순둥이 같은 자신의 회원들과 함께 개털 신세이긴 하지만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며 5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세계 피구대회에 나가기로 결정한다. 가진 것도 없기에 잃을 것도 없다는 일단 한번 질러보자는 무뎃포적 발상, 이것이 훗날 세계 피구 대회의 신화적 존재로 자리할 애버리지 조 탄생의 시작이었다.

사면초가에 처한 이네들의 곡절 많은 팀 결성기도 흥미를 부추기지만 양 팀 주장인 벤 스틸러와 피터 본 등등 얘들의 지난 전력을 보자며 더더욱 호기심이 아니 땡길 수 없음이다. 특히, 할리우드의 주성치이자 오바 코미디의 대가로 불리는 벤 스틸러의 존재만으로도 당 영화에 대한 웃음의 신뢰도는 보장된다. ‘벤 스틸러표 코미디 혹은 군단’이라 명명될 만큼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힌 그의 과장된 표정과 몸짓은 여전히 영화의 호흡을 거스르지 않고 뚝심 있게 과시되고, <쥬랜더>와 <스타스키와 허치>로 오웬 웰슨에 이어 새롭게 그의 짝패로 등극한 피터 본 역시 제 몫을 다한다. 이 외에도 벤 스틸러의 실제 부인인 크리스틴 테일러, 그리고 <전격 Z작전>의 데이빗 핫셀호프, 한 때 액션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척 노리스 형님까지 가세해 영화에 흥미를 더한다.

● 죽거나 혹은 나자빠지거나 훈련기

어쨌든, 팀을 꾸리게 된 애버리지 조 팀은 지역 예선에 참가한다. 허나, 코흘리개에 다름 아닌 걸스카웃 여자애들한테 완패를 당하며 부실하기 짝이 없는 팀 전력이 고스란히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 천우신조의 보살핌인지 어린 것들이 약물복용을 했다하여 실격을 당하는 바람에 그냥 본선 진출권을 날로 먹는 행운을 잡는다. 때마침, 피구계의 신화적 스타로 남아 있던 패치스가 이들의 코치를 자청, 실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강도 높은 지옥 훈련에 들어간다. 뭐 예를 들면 이 정도다.

무조건 공을 피하고나 혹은 잡고 맞히는 것이 게임의 법칙이기에 살살 맞아도 황천길 가기 십상인 무시무시한 스패너 마구 던져 알아서 피하기, 무섭게 질주하는 자동차 사이로 도로 횡단하기 등 거의 죽거나 혹은 나자빠지거나에 가까운 죽음의 관문을 하나하나 맞닥뜨리며 가공할 만한 뱃포와 승부욕을 두둑하게 키워나간다.

물론, 이들의 안쓰러운 훈련기는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하지만 워낙이 어리버리하고 몸꽝인 그네들이 펼치는 그것이기에 안면근육이 마비될 정도로 점입가경의 슬랩스틱 엽기를 수반한다. 반면, 글로보 피트니스의 오너이자 퍼플 코브라의 주장인 화이트 굿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뽕브라의 기능과 유사한 바람 주머니를 거시기에 착용, 오로지 여인네의 환심을 사고자 수시로 눌러대기 바쁘다. 이처럼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극명한 행각을, 그 공식이 뻔하긴 하나, 교차하며 보여줌으로써 <피구의 제왕>은 코미디를 극대화시킨다.


● 남은 것은 ‘악’밖에 없다. 처절한 승부기

온 몸이 부서지는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며 드디어 보무도 당당히 본선 마당에 나선 애버리지 조는 아니나 다를까 파죽지세의 기세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이변을 속출하게 된다. 체력이 안 되면 정신력으로, 정신력이 안 되면 악으로 각국의 내로라하는 대표선수들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며 저마다의 한계에 도전한다. 급기야 결승전에 오른 애버리지 조는 퍼플 코브라와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결전을 펼친다.

인생의 쓴 맛은 다 본 듯한 루저들의 유쾌한 한바탕 소동을 스포츠를 차용해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주성치의 <소림축구>와 벤 스틸러의 <피구의 제왕>은 여러 모로 포개지는 면이 많지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에 다름 아닌 경기를 보여주는 방식에서는 사뭇 다르다. 그러니까 CG나 와이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상천외한 피구의 향연을 시연하지 않고 당 영화는 아날로그 방식에 가까운 인간의 운동성을 최대치로 뽑아내 땀의 흔적으로 스크린을 빼곡히 채운다는 말이다.

여튼, <소림축구>의 그 밀도 높은 페이소스와 기발한 재미, 그 심후한 내공에 <피구의 제왕>이 범접하기엔 여러 모로 못 미침이 사실이다. 허나, 회원의 건강과 몸짱을 책임진다고 끊임없는 나불대시는 화이트 굿맨처럼 당 영화는, 세파에 찌든 당신의 눈과 귀를 황당무계함의 폭소 도가니로 폭 빠트려 확실하게 책임질 것이다.

18 )
qsay11tem
엽기 코메디에여   
2007-11-26 21:30
kpop20
많이 웃겼던...   
2007-05-18 10:44
cat703
통키가 생각난듯..ㅋㅋ 오버된 공차기~~   
2005-02-13 16:43
soaring2
웃기긴 진짜 웃겼죠 ㅋㅋ   
2005-02-13 13:36
lover0429
영화라기보다는... 정말 코메디프로라고해야할까싶을정도였습니다.   
2005-02-08 01:19
kismg
ㅎㅎㅎ 웃겨 쓰러질듯 ㅡㅡ   
2005-02-07 13:05
cko27
예고편은 정말 재밌던데.^^   
2005-02-06 17:36
ann33
솔직히 출발 비됴여행 에서 다 나와서 안 궁금함.   
2005-02-0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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