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스타덤- '무간도'의 매혹적인 남자 ‘진영인’ 혹은 ‘양조위’
스타토크 | 2004년 6월 26일 토요일 | JOEY 이메일

배우들에게 세월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어떤 이들은 젊음의 열정을 시간의 흐름을 통해 잃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가지지 못했던 노하우를 터득해가며 그 파이를 키워나가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순응해야 하는 시간의 고리는 족쇄처럼 그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성장시키기도 한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 브라운관에서 스크린까지

양조위를 처음 만난 것은 한창 홍콩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을 당시 몇몇 무협 TV 시리즈가 비디오로 출시되면서 시작되었다. <의천도룡기>, <녹정기>등의 드라마는 당시 한국 비디오 렌탈 문화의 붐을 타고 초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주윤발과 공연한 <지하정>, 왕조현과의 첫만남을 가졌던 <살수특급>등의 영화에서도 간간히 얼굴을 비추긴 했지만,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홍콩 무협 TV 시리즈물 속의 스타였고 그런 그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현대물에서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양조위를 새롭게 재창조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후샤오시엔 감독의 <비정성시>가 공개되면서부터다. 벙어리 역할로 대사 한마디 없이 영화 속에서 슬픔 몸짓을 선보인 양조위는 오직 눈빛과 표정으로 완벽한 감정을 소화해 낸다. 베니스 영화제 금사자상을 수상한 <비정성시>는 작품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양조위를 세계에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비정성시> 이후 양조위는 새로운 프로필을 꾸려나가기 시작하는데, 그저 그런 오락 영화에서 벗어나 <오호장>, <첩혈가두>, <천녀유혼3> 등의 화제작에 출연하면서 매번 한 단계씩 변화를 선보인다.

그러나 양조위를 결정적으로 현재의 위치로 끌어 올린 것은 영상미학의 선구자 왕가위 감독을 만나면서부터다. 비운의 걸작으로 불리는 <아비정전>에서 첫 선을 (아주 잠깐) 보였던 양조위는 이후 <중경삼림>, <동사서독>을 거쳐 <해피투게더>와 <화양연화> 그리고 올해 칸느 영화제에 어렵게 출품된 <2046>에서까지 함께한다. ‘왕가위의 페르소나’라 불릴 만큼 왕가위 감독의 영화에서 그 빛을 발하는 양조위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사랑과 고독 그리고 홍콩의 야경만큼이나 매혹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 왕가위, 그 나른함의 미학 속으로

양조위, 왕가위 감독을 만나다
양조위, 왕가위 감독을 만나다
양조위가 <중경삼림>에서 보여준 모습은 예의 여리고 순수한, 때문에 여자에게 버림받는 경찰의 역할이었다. 그는 사랑에 조심스러워 했고 때문에 적극적인 여자(왕비, 혹은 왕정문)가 다가오는 것을 애써 모른 척 한다. 정신 없이 흐르는 네온 사인 속의 그는 흐린 존재감으로 원래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무형의 존재 같은 느낌이었다. 이어 등장한 <동사서독>에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해 결국 죽음을 택하는 맹인 무사가 되었고, <해피투게더>에서는 슬픈 몸짓으로 남색을 탐하기까지 한다.

칸느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화양연화>는 그가 보여준 스펙트럼의 정점을 보여주는데, 자욱한 담배 연기 넘어 아스라히 반짝이는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같이 울어주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느릿느릿 우아한 몸짓은 외로움과 세상에 지친 보편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미학적으로 표현한다. 지친 어깨를 감추기 위해 반듯한 정장과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로 가볍게 미소 짓는 양조위는 현실과 판타지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관객들을 취하게 한다.


● 홍콩 영화 부활의 중심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저 미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저 미소!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최고의 연기자가 되었지만 양조위는 언제나 수줍고 여리고 또한 소박한 느낌을 준다. 너무나 평범해서 그래서 더욱 특별해 보이는 양조위는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한 활동으로 홍콩 영화의 견인차 역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홍콩 영화의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야심 차게 준비한 <무간도>는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다. 홍콩 영화계 신구 세대가 의기투합해 만든 <무간도>는 홍콩 박스오피스의 역사를 다시 쓰며 홍콩영화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보다 탄탄한 구성과 회를 거듭할수록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미가 상당한 <무간도> 시리즈는 지낸 해 프리퀄에 해당하는 2편이 공개되었고 드디어 2004년 7월 2일 마지막 3편이 국내 개봉을 준비 중이다. <무간도>라는 작품이 가지는 홍콩 영화에 대한 의미는 차치하고 이 영화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 중심축에 ‘양조위’라는 이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간도>에서 양조위가 맡은 배역은 경찰이면서 흑사회에 침입한 스파이 ‘진영인’이다. 영화 속 그의 존재는 지금까지 그가 연기한 배역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데,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심리와 그래서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쓸쓸함을 예의 우수에 찬 눈빛으로 그리고 나른한 그의 몸짓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영화의 비장함과 푸른빛이 도는 회색 도시의 적막함 보다는 진영인 혹은 양조위가 뿜어내는 ‘고독한 남자’의 정서가 <무간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양조위 외에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진영인’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그 때문에라도 <무간도>의 최종편은 보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다




6 )
qsay11tem
연기는 볼만했어요   
2007-11-27 12:46
mckkw
멋지다   
2007-10-08 01:03
kpop20
최고의 화제작이군요   
2007-05-18 11:26
khjhero
오...멋지구만..   
2005-02-15 20:52
sweetybug
응..난 중국이나 홍콩영화는 별로..ㅋㅋ   
2005-02-11 13:22
cko27
양조위씨 정말 안성기씨 닮음.^^   
2005-02-06 18:35
1

 

1 | 2 | 3 | 4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