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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아직 성장 중이다 연극 <에쿠우스> 정태우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네요?
오늘 잘랐는데, 이상한가요?

그게 아니라, 이전 살짝 웨이브 들어간 머리가 굉장히 예뻤는데, 아까워서요.
그렇죠? 이전 헤어스타일이 예쁘다고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너무 짧게 잘라서 약간 어색하네요.(웃음)

그래도 이 모습도 알런과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아까 사진 찍을 때 보니까 알런이 확 나오더군요.
무대 위에서 사진을 찍으니까 자연스럽게 알런 표정이 나온 것 같아요.(웃음)

이번 <에쿠우스>는 배우 조재현씨가 연출을 해서 화제예요. 이 작품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요?
조재현 선배님이 <에쿠우스>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알고 있었는데, <에쿠우스> 오디션 바로 전날 이한위 선배님 아기 돌잔치에서 선배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그러고 나서 바로 다음 날이죠? 선배님이 오디션을 보는데, 마음에 드는 흡족한 친구가 없었나 봐요.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저에게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태우야, 지금 대학로에 있는데, 나올 수 있냐?”하시길래, “네!”하고 바로 달려왔죠. 나가 보니 대표님이랑 연출부가 다 모여 계셨는데, 그 자리에서 “<에쿠우스> 같이 하자!” 이러시더라고요. 저야, <에쿠우스>가 워낙 좋은 작품이고, 또 재현 선배님이 연출과 출연을 함께 하는 작품이라 얼른 하겠다고 했죠.

오디션도 안 보고, 바로 캐스팅 한 걸 보면, 조재현씨가 평소 태우씨를 좋게 봤나 봐요.
전날 저를 보고, “알런과 느낌이 많이 맞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럼, 오디션에서 마음에 드는 친구를 못 만난 게 아니라, 태우씨가 미리 각인이 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러셨으면 너무 고맙죠. (웃음)

(웃음)<에쿠우스>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연극과 출신이기도 하시니, 미리 접해 봤을 것 같은데 이전에 본 적이 있나요?
희곡 작품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대충 내용만 알았지, 공연장을 찾아가서 보거나 대본으로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었어요. 또 이 작품이 70-80년대에 공연하고 막을 내렸다가, 5년 전에야 다시 부활했잖아요? 그래서 <에쿠우스>라는 작품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막상 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많은 연극이 그렇지만, 특히나 <에쿠우스>는 볼 때 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같아요. 알런의 느낌도 책에서 읽는 것과 공연에서 보는 게 다르고, 공연하는 배우에 따라서도 엄청 많은 차이를 내고요. 저는 2005년에 김영민씨가 알런 연기 하는 걸 보고, 이번에 다시 봤는데, 배우의 시선에 따라 너무나 다른 알런이 나온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절감했어요.
그렇죠. 사실 연습하는 중간에도 대본 ‘어레인지’를 계속 했어요. 옛날에 이 연극을 접한 많은 분들이 “<에쿠우스> 좋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고 하셨대요.(웃음) 그래서 조재현 연출님이 이번 <에쿠우스>는 관객과 조금 더 소통하는 쪽으로 쉽게 풀어보려고 하셨어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이 투영된 작품으로 말이에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작품에 접근해 갔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단한 스토리잖아요. 정신병원에 간 알런이 다이사트 박사를 만나 감정을 공유하는. 그러다가 알런은 치료가 되고, 다이사트 박사는 오히려 수렁에 빠지는. 그런 사건 밖에 없는데, 그 안에 담긴 대사 하나 하나가 굉장히 함축적이라 풍성한 느낌을 내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연습 하면서, 그리고 공연 하면서 새로운 의미들을 계속 깨우쳐요.(웃음) 이런 것들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도 재밌고, 싫증도 나지 않는 작품인 것 같아요. 오묘한 작품이에요. 실증이 안 나는 작품인 거죠.

말씀하신 대로,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한 대사가 많은 연극이에요. 또 대사들이 굉장히 추상적이고 시적이기도 하죠. 평소보다 대사 외우는 게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대사 외우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그리고 알런 대사가 가장 많았다면 초조하고 부담스러웠을 텐데, 알런보다 대사량이 많은 다이사트 박사가 있으니까 조금 안심이 되더라고요.(웃음) “다이사트 박사님이 다 외우기 전에만 습득하면 되겠지.” 하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알런을 만들어 갔어요. 다행히 조재현 선배님이 제 공연 하는 걸 보시더니, “관객과 소통하는 알런을 잘 만든 것 같다.”고 흡족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지금 다이사트 박사를 연기하는 조재현, 송승환씨가 예전에 알런을 연기하셨어요. 본인들이 연기한 알런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 주시나요?
오히려 반대에요. 터치를 안 하세요. 본인들이 생각하는 알런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강요하게 될까봐 조심하세요. 중요한 포인트에서만 조언을 해 주시지, 저랑 덕환이가 마음대로 하게끔 편안하게 놔 주시는 것 같아요.

역으로 이런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알런을 연기했던 조재현 송승환씨가 이번에 다이사트를 하니까, 태우씨도 언제가 두 분처럼 다이사트를 연기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 해봤어요. “아, 나도 한 20-30년 후에는 다이사트 박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그런데 다이사트 박사는 정말 자신이 없어요, 정말. 어유~ 그 많은 대사량하며~ 하하하. 그런데 사실, 공연장에서 정말 힘든 건 알런이예요. 공연 끝나고 나면 온몸의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 들 정도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라 20-30년 후에도 알런을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웃음)

보통 연극 같은 경우엔 실수가 있어도 애드리브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데, <에쿠우스>는 그 실수가 용납이 안 되는 연극이란 생각을 했어요. 합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특히 알런이 말 위로 ‘휙’ 올라타는 씬(엄밀히 말해, 알런이 상대 배우의 어깨로 올라타는 장면)에서는 한 명이 삐끗하면, 배우들 모두가 다 넘어지겠다 싶었죠.
그 말 타는 씬, 되게 멋있죠? 그거 제가 만든 거예요. 하하하. 솔직히 말에 올라탈 때, 이거 하다가 다리가 삐끗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실수를 하더라고요. 대사도 마찬가지고요. 몸에 밴대로, 물 흐르듯 따라가야지, “다음 대사가 뭐였지?”, “다음 동작이 뭐지?”, “다음 동작 이거, 잘 타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 관객들은 못 느끼겠지만 스스로는 알 수 있는 실수들을 하더라고요.
조재현, 송승환 두 분과의 호흡은 어떤가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많이 다르죠. 송승환 선생님은 딱 봤을 때, 의사에요. 정말 정신과 의사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몰입하시고, 냉철하시죠. 알런에 대한 사랑도 내면으로 표시하시고요. 이에 반해 조재현 선배님은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알런이랑 티격대격 할 때라든지, 대사를 주고받을 때, 장난도 치면서 재미있게 이끌어 가세요. 각지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연출자로서의 조재현씨는 어떤가요?
굉장히 좋은 연출자시죠. 특히 <에쿠우스>라는 작품은 선배님이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고, 너무 잘 알고 계시고, 또 알런도 연기했었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이 있으세요. 사실 아무리 연출자라고 해도 본인이 쓴 작품이 아니면, 내 작품이라고 여기기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 이상으로 애정을 가지고 계셔서 연습 할 때도 굉장히 열정적이세요. 또 연출자라고 해서 본인 목소리만 내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본인의 영향을 조금 더 펼칠 수 있게끔 자유롭게 풀어주세요. 연기자 선배님이시니까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 주시고요.

알런은 17세 소년이에요. 아역배우 출신인 태우씨는 성인 연기를 하다가, 다시 나이 어린 역으로 돌아간 건데, 그것에서 오는 특이점이 있을까요?
알런은… 알런은 17세 소년이지만 조금 다른 건 같아요. 음… 알런을 정말 17세 소년이 연기한다면, 깊이 있는 연기가 나올 것 같지 않아요. 사실 저도 어리다고 생각을 해요. 알런을 연기 할 때는요. 알런이 그 안에서 느끼는 것들은 정말 어마어마하잖아요. 성인들이 느끼는 걸 뛰어넘죠. 그런 걸 봤을 때, 조재현 선배님의 말씀에 공감하는데, 선배님이 5년 전에 알런을 했을 때가 마흔이셨어요.(웃음)

네. 그 소식 듣고, 저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웃음)
네. 그러면서 말씀하시는 게, “20대 때 알런을 연기한 것 보다, 얼마 전 마흔에 했을 때가 오히려 더 흡족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알런이 지닌 감성을 이해하려면, 세월에서 얻는 경험들이 필요하겠다는 걸 이번에 느꼈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제까지 알런을 연기 하신 분들을 보면 모두 20대 중후반, 혹은 30대 초반이셨어요. 아마 제일 어린 알런이 이번 (류)덕환이 일거예요.

류덕환씨가 태우씨 학교 후배죠? 류덕환의 알런은 정태우의 알런과 어떻게 다른가요?
제가 파괴력 있는 알런이라면, 덕환이는 여린 가운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호기심을 지닌 알런이에요. 알런에 캐스팅 된 후에 재현 선배님께 더블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혼자 3월까지 장기 공연을 하려니까 너무 까마득해서요. 학교 후배인 덕환이가 마침 입시 시험도 <에쿠우스>로 봤다고 해서 추천을 했죠. 덕환이를 <천하장사 마돈나>때의 통통한 소년으로 기억하며 반신반의 하시던 선배님이 직접 덕환이를 보고는 바로 오케이 하시더라고요. 잘 어울린다고. 그렇게 해서 함께 하게 됐죠.
<에쿠우스> 전에 뮤지컬 <재즈 루나틱>을 한 걸로 아는데, 공교롭게 그 때도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역할이었어요. (웃음)
그러게요. 계속 정신병원에 가네. 하하하. 그 작품은 백재현씨와의 친분으로 했었어요.

그 때, 노 개런티로 출연 하셨다고요.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술 마시다가 코 끼여서 한 거죠. 하하하하. 그런데 그 작품도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당시에 또 제가 굉장히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거였는데, <에쿠우스> 하기 전에 무대의 느낌도 다시 느끼고, 워밍업 삼아서 아주 잘 한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매력이 있겠지만 뮤지컬과 연극 중 조금 더 끌리는 게 있을까요?
연극이 더 맞죠. (제가) 노래는 못 하니까.(웃음)

직접 못 들어봐서 모르겠네~(웃음)
노래방 가면, 못 한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아요. 잘 한다고 박수를 받기는 하는데, 그거랑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거랑은 또 다르잖아요.(웃음) 연극무대의 매력은 현장감인 것 같아요. 뮤지컬은 소극장에서도 다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착용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나의 생 목소리로 하니까 좋아요.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건, 뭔가 조금 변질돼서 나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연극을 조금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연극에서 '말(馬)'로 나오는 배우들이 모두 ‘말(言)’그대로 ‘말(馬)’근육의 ‘몸짱’들이에요.(웃음) <에쿠우스> 제작 보고회 때, “관객들이 말(馬) 만 보고가도 본전은 뽑고 가는 거다.”라고 말씀 하셨더군요.(웃음)
네. 말들이 정말 세계에서 최고죠!(웃음)

공연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특히 여자 관객들이 너무들 ‘좋아라’하시던데요? 공연 끝나고 보니까 다들 얼굴이 붉으스레 상기돼 있고.(웃음) ‘몸짱’인 말들 때문에 혹시 부담은 없으세요? 은근 몸매 관리에 신경 쓰일 것 같은데요.(웃음)
크게 부담은 없고요.(웃음) 그리고 말들이 처음에는 저보다 몸이 더 안 좋았었거든요. 하하하. 그리고 사실, 이거 하면서 저는 오히려 웨이트는 안 했어요. 살만 많이 뺐죠. 17세 소년인데 울퉁불퉁 근육이 많으면 이상하잖아요. 지금 4킬로 정도 빠진 상태에요.

지금 닭 가슴살을 드시고 계신데,(종일 굶었다는 정태우는 이 날, 양해를 구하고 닭 가슴살을 먹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것도 살을 빼기 위한 건가요?
아, 이건 드라마 때문이에요. 이번에 <전우(戰友)>라고 6.25 전쟁 특별기획드라마에 출연하거든요. 머리를 자른 것도 그것 때문이고요.

<전우(戰友)> 촬영은 언제부터 들어가나요?
촬영은 내일 모레부터 해요.
더 바빠지시겠네요. <에쿠우스> 마지막 다이사트 대사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던데, 태우씨도 평소에 그런 생각 해 본적 있나요? 솔직히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그럼요. 배우로서 그런 생각 많이 해 봤죠. 일탈도 많이 꿈꿔 봤고요. 선배님들을 보면, 정말 가정적이고 FM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 있는 반면에, “배우가 되려면 술 담배 여자 네가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들, 해 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해 봐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한 때는 그런 자유롭게 사는 게 멋있어 보여서 “대학에 입학하면 술도 막 마셔보고, 필름도 끊겨보고, 사고도 쳐 보고 해야지.” 하면서 일탈을 꿈꿨는데, 정말 꿈만 꿨어요.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기는 힘들더라고요.

그렇다면, 태우씨가 하지 못한 일탈에 대한 갈증은 무엇으로 해소를 했나요?
아무래도 연극이겠죠. 그리고 지금에 와서 느끼는 건, 꼭 제가 직접 경험 해 봐야 연기로 제대로 표출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왕과 나> <대조영> <무인시대> <여인천하> <용의 눈물> 등 사극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필모를 보면 <뉴 논스톱>이 눈에 들어와요. 보통의 배우들 필모에서 사극이 눈에 띄는 것과는 반대죠. <뉴 논스톱>때 어땠나요? 가장 본인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신 건데.
음…재미있었어요. <뉴 논스톱>을 하다가 <논스톱 3>로 넘어 가면서 중간에 빠졌는데, 딱 제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그냥… 시트콤만의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요새 정보석 선배님도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시던데, 그것만의 매력이 있는 거죠. 나중에 세월이 지나서 나이가 들면, 그 때 다시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지금은 시트콤에 대한 생각이 없으신 것 같네요.
네.

왜 그런가요?
시트콤 같은 경우는 너무 자신의 것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아요. 작품 안에서 본인 이름을 쓰기도 하고요. 물론 어떤 캐릭터를 억지로 잡고 시트콤을 한다는 게 어색하기는 하죠. 자기 안의 것들을 다 끄집어내고, 많이 보여줘야지 시청자들도 호감을 느끼고 즐거워하시고요. 그런데 그러다 보면 “얘는 정말 이럴 것 같다.”는 인식이 생겨서, 그 캐릭터가 각인 돼 버리는 것 같아요. 배우가 작품마다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 갈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자주 하기는 그런 것 같고. 20대 초반에 했으니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게 잡혀 있네요. 지금 연기 몇 년 하셨죠?
벌써 23년 됐네요.(웃음)
82년생이신데, 이 나이에 연기 외길 인생이라는 얘기를 들으시네요.(웃음) 혹시 중간에 배우가 아닌, 다른 길을 가고자 한 적은 없었나요?
공부에 욕심이 많아서, 항상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었어요. 아! 제 가장 큰 일탈이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제가 공부를 꽤 잘했어요. 결석하는 날이 있어도, 노트 필기 잘 하는 애들한테 노트를 빌려서 공부하고 해서 항상 5등 안에는 들었어요. 하하하. 그런데 당시 제가 <키드캅>이라는 영화와 <먼동>이라는 드라마를 같이 하고 있을 때라 시간에 너무 쫓기는 거예요. 또 <키드캅>이라는 영화가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 백화점 문 닫을 때 들어가서 오픈 할 때까지 밤샘 촬영을 했는데, 밤새 촬영을 해도 엄마가 학교를 꼭 보내는 거예요. 자도 학교 가서 자라고. 그러다가 시험기간이 왔는데, 너무 바빠서 공부를 많이 못 한 탓에 자신이 없는 거예요. 내가 공부해서 나올 만한 성적이 안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집에는 “학교 간다.”고 얘기하고, 또 학교에는 “촬영 간다”고 거짓말 하고는 종로랑 명동을 혼자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아주 큰 일탈은 아닌걸요? (웃음) 그 때 성적 처리는 어떻게 했었나요?
전에 시험 본 성적으로 선생님이 잘 처리해 주셔서.(웃음) 제가 그 때 그랬는지, 아직 엄마도 선생님도 모를 거예요, 아마.

정태우씨 하면 사극의 이미지가 강해요. 흠… 에두르지 않고 질문하면, 사극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나 그와 관련된 이미지가 염려되시진 않나요?
그런 건 없어요. 저는 극적인 게 좋은데, 사극이 그렇거든요. 예를 들어 <대조영> 같은 경우, 핏줄들끼리 혹은 굉장히 친했던 사람들끼리도 칼을 맞대고 서로를 죽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극적인 상황이 현대극에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있다하더라도 사이코적인 캐릭터가 대부분이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지는 극적인 상황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염려는 없어요.

새로 들어간다는 드라마도 그래서 끌렸을 것 같네요. 6.25라는 전시 상황 자체가 극적이니까요.
맞아요.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가 또 극적이에요. 국군 신병이었다가, 생존을 위해 탈영을 해서 인민군이 되는 인물이죠. 복잡한 심정을 표출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이 배우인 저를 자극시켜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배우로서 극적인 순간들을 많이 만나고 싶네요.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42 )
seon2000
잘봤어요   
2010-02-26 01:25
sdwsds
나날이 성장하는 배우같다.   
2010-02-26 00:53
kaminari2002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네요

지금이 더 듬직하고 좋네요   
2010-02-26 00:49
zltm0514
사극속 어린세자로만 기억되던 그가 벌써 인생의 배필을 만나 결혼을 하며 또 새로움 일탈을 꿈꾼다고 하니 많은 기대합니다^^ 힘내세요! 아자   
2010-02-26 00:38
tpdns
잘보고갑니다   
2010-02-26 00:22
loop1434
대단   
2010-02-26 00:03
justjpk
오래 하네..   
2010-02-25 21:58
mvgirl
듬직하게 성장했군요   
2010-02-2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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