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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악당에서 풋풋한 고등학생으로 컴백! 넷플릭스 <고백의 역사> 공명 배우
2025년 9월 16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악성 곱슬머리 주인공 ‘박세리’(신윤수)의 고백의 역사를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그린 학원 로맨스물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가 시청자를 찾는다. 그간 <십개월의 미래>, <힘을 낼 시간>을 통해 청춘들의 고민과 아픔을 섬세하게 담아온 남궁선 감독의 신작이다. 얼마 전 누아르 <광장>에서 최초로 악역에 도전해 막무가내 철부지의, 비열한 악당의 면모를 보여준 공명이, 이번에는 슈트 대신 교복을 입고 풋풋하게 돌아왔다. 그가 맡은 ‘한윤석’은 전교 최고 인기남에게 고백을 준비하는 박세리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홀로 짝사랑을 키워 나가는 인물. 상처와 아픔을 딛고 긍정적인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캐릭터다. 다양한 역할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가고 있는 공명을 만났다. 배우로서 성장하는 매 순간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한 해 한 해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스스로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다고 전한다.

시리즈 <금주를 부탁해>,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광장>에 이어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작품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올해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기분이 좋다. <고백의 역사>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열정적으로 찍은 작품이라, 공개하게 되어 설렘이 크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 이어 교복을 다시 입었다. 30대 배우로 교복을 입을 수 있는 건 행운인 것 같다.
제안받고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도 교복을 입긴 하지만, 극 중 저승사자 캐릭터라서 회상 씬에서만 입는데 이번에는 아예 고등학생 아닌가. (웃음) 사실 촬영하면서 ‘혼자 튀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같이 하는 친구들이 다들 나이가 어려서 더 그랬다. 어떻게든 조화롭길 바랐는데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고백의 역사>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또 마침 청춘 로맨스 영화를 해보고 싶은 차였다. 요즘 나오는 로맨스 영화가 주로 리메이크작이 많은데, <고백의 역사>는 새로운 이야기라 특히 좋았다.

학원 청춘물의 제안이 끊이지 않는 건 당신의 어떤 매력 때문일까. (웃음)
아,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순수하고 순진한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지 않나 싶다. (웃음) 예전부터 밝고 순진무구한 캐릭터를 많이 해온 것 같고 이런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아닐까. 어쨌든 <내가 죽기 일주일 전>과 <고백의 역사> 모두 군 전역 후에 들어간 작품인데, 여전히 청춘을 표현하고 대변하는 캐릭터를 맡겨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이 마지막 교복이라고 생각하며 임했지만, 만약 또다시 제안이 오고 작품이 마음에 든다면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다. (웃음)

넷플릭스 <광장>에서는 조직의 후계자로 검정 슈트의 아저씨들과 함께했는데, (웃음) 이번에는 파릇파릇한 젊은 친구들과 같이했다. 현장에서 후배가 아닌 선배 입장이라,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다.
전작들에서는 막내 포지션이라,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 현장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 그때가 대규모 상업영화에서 처음으로 맡은 막내 역할인데, 류승룡 선배님을 비롯해 여러 선배님 덕분에 정말 편하게 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번에는 선배 포지션이 되다 보니, 책임감이 확실히 커지더라. 많은 걸 배운 현장이었다.

‘한윤석’(공명) 캐릭터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간직한 인물 아닌가. ‘박세리’(신윤수) 등을 비롯한 깨발랄한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다는 설정이기도 하고 차분한 캐릭터라 그런지, 어린 배우들과 해도 위화감이 들지 않더라. 윤석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윤석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가 컸던 인물이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전학 와서도 처음에는 친구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등 그의 시니컬한 부분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었다. 특히 후반부 아버지와 마주한 후 감정을 폭발하게 되는데, 윤석의 감정이 드러나는 중요한 장면이라 더더욱 집중했었다.

<고백의 역사>는 윤석의 성장기이기도 한데, 이런 변화점을 너무 튀지 않게 레이어를 잘 쌓아가면서 연기한 것 같다. 후반부 엄마와의 병원 씬에서 우는 모습도 마음 아프더라.
감독님께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윤석이 변화하는 포인트가 급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확확 바뀌는 게 아니라, 그 변화를 서서히 쌓아가는 쪽으로 말씀하셔서 조금씩 단계를 밟아 가려고 설정했던 것 같다. 가장 큰 포인트는 엄마의 입원 후부터라, 이때까지는 예열하는 느낌으로 다가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면서 잘 나온 것 같다. 윤석이 엄마에게 하는 ‘부산 가고 싶어요’ 대사도 원래는 없었는데 즉석에서 떠오른 거다. 엄마와의 병원 씬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씬이다.

세리 역의 신은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귀엽더라.
너무 좋았다. 사실 영화 <기방도령>에서 같이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맞붙는 장면이 없었거든. 이번이 첫 호흡이라 할 수 있는데 정말 열심히 하더라. 부산 사투리를 써야 하니 그 레슨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옆에서 보다 보면 자극이 될 정도로 열심이었다.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눠서 윤석과 세리로서 시너지가 컸던 것 같다.

<고백의 역사>를 본 시청자의 반응이 다양한데 그 중에서 공통점은 ‘귀엽다’는 반응이더라. 내가 봐도 ‘귀엽다’ 싶은 장면이나 모먼트를 꼽는다면. (웃음)
음… 은수 배우의 모든 장면이 귀여웠다. 솔방울을 비롯해 은수의 친구들 모두가 귀여움을 담당해 준 것 같다. 세리의 고백 작전을 마치 자기 일처럼 진심으로 도와주는 친구들 아닌가. 그들이 함께할 때 귀여운 모먼트가 정말 많다. 윤석의 귀여움은… 수학여행가서 은수가 ‘김현’(차우민)에게 고백하는 걸 보고 삐져서 앉아 있을 때 표정, 또 세리가 김현 대신 공을 맞을 때 토라진 뒷모습 등이 나름 귀여웠던 것 같다. (웃음)

영화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1990년대 말 시대상을 디테일하게 잘 담은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1998년이 배경인데, 감독님이 그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녀서 시대상과 감성을 정말 잘 살리신 것 같다. 학알을 접어서 고백한다는 것도 그렇고 당시의 소품을 디테일하게 활용하셨다. 개인적으로 윤석이 곰돌이 탈을 쓰고 세리를 응원하러 가고 또 커다란 엿을 주는 장면이 귀여워서 좋았다.

남궁선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일단 너무 좋았다. 자기 색깔이 확실한 분이다. 영화 <십개월의 미래>나 <힘을 낼 시간>에서 보면 감독님이 메시지를 전하는 특유의 느낌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고백의 역사>에서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잘 묻어난 것 같다. 약간 세리 같기도 하고, 특이한 부분이 살짝 있는데 덕분에 현장에서 더 즐겁고 편하게 촬영했다. 의견과 고민을 많이 나눴었다.

실제 학창 시절이 궁금하다. 인기가 엄청 많았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웃음)
동생(그룹 NCT 도영)이 두 살 터울이라 같이 고등학교에 다녔고, 동생이 어느 방송에서 (내가) 인기 있었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그런 소문이 난 건 같다. 해명 아닌 해명을 하자면 유명한 얼짱까지는 아니었고, 인기가 없지는 않고 ‘있었다’ 정도다. 어쨌든, 김현까지는 아니었다! (웃음) 중학교 때는 남중이라 주로 친구들과 축구하고 태권도 하는 등 운동을 좋아했었다. 그러다가 남녀공학에 진학했는데, 처음 입학했을 때 선배 누나들이 구경하러 오고 (서로) 동아리에 데리고 가려 하기도. (웃음) 선물을 받아 보기는 했지만, <고백의 역사>에서처럼 본격적인 고백을 받은 적은 없었다. 고백하는 것 자체가 매우 큰일 아닌가. 우리 때는 그랬던 것 같다.

벌써 데뷔 12년 차더라. 배우로서 방향성을 고민해 봤을 것 같다. 어떤가.
(앞서 언급했듯이) 전역 후 올해 네 작품을 선보였다. 장르도 다 달라서 도전하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했고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 보여 드리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불러만 주신다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하고 싶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성장하는 한 해 한 해를 맞고 싶은 바람이다. 변화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더 넓혀 가려 한다. 여러 작품을 거치며 어떤 배우로 나아갈지 시간을 두고 스스로 지켜보고자 한다.

동생과 사이가 좋기로 유명한데, 도영은 형의 실물이 화면에 잘 안 담기는 것 같다고 외모를 칭찬하기도. (웃음)
동생이 그런 좋은 이야기를! 여하튼 고맙다. 동생이 평소에도 내가 나온 작품을 챙겨서 봐주는데, 이번 <고백의 역사>도 바로 봐 줬다. 여러 면에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2025년 9월 16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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