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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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이 영화 <보스>로 추석 명절에 인사한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낸 그는, 첫 상영 당시 객석의 웃음과 박수에 마음이 녹아내렸다고 고백한다. 조우진에게 <보스>는 웃음 속에 따뜻한 회복을 안겨준 작품이다. 동시에 요리, 액션, 디에이징, 뮤직비디오까지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현장이기도 하다. “거창한 꿈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무탈하게 해내는 게 목표”라는 그의 말처럼, 조우진은 진중하면서도 유쾌한 온기를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보안관>부터 함께해온 이성민과의 인연, 코미디 장르에 진심을 담기 위한 고군분투, 그리고 맏형으로서 현장을 이끌었던 책임감까지 <보스>에 담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웃음 뒤에 진심을 담았다
8월 이후 전속계약 만료로 FA 시장에 나온 배우 조우진은 향후 거취에 대해 “여러 관계자분들로부터 연락을 감사하게도 받았지만, 아직은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10년 넘게 한 둥지에서 함께한 인연을 생각하면 바로 다른 회사를 간다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느낀다”며 “지금은 <보스> 홍보를 무사히 마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발신제한>(2021) 이후 주연으로 돌아온 조우진이다. 작품을 두고 그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리미어 당시 긴장하며 관람했지만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고 박수도 보내주셔서 마음이 녹아내렸다”고 소회를 전했다. 영화 <핸섬가이즈>(2024)를 연출한 남동혁 감독과의 GV에서 객석 반응을 확인하고, “연기하는 배우로서 공감을 얻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동시에 추석 명절 대목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감히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웃음),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일기에 쓴다면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함께 개봉하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적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박찬욱 감독님의 대작과 나란히 선다는 게 웃기면서도 만감이 교차했다. 경쟁이라는 단어조차 떠올릴 수 없다. 다만 줄어든 극장 관객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보스>는 코미디 영화지만 촬영 현장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배우들은 한 장면에라도 불편함이 있으면 촬영을 멈추고 함께 해법을 찾았다. 조우진은 “10분, 30분이라도 문제를 풀고 다시 찍었다. 심지어 대사를 나눠갖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내 대사가 제일 많았는데 한마디도 하지 않고 요리에만 집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미디지만 상황에 설득력이 있어야 웃음의 카타르시스가 생긴다”며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번뇌했던 과정을 전했다.
라희찬 감독과의 협업도 특별했다. “감독님은 ‘내가 이끌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함께 고민했다. 내 생각은 이렇다, 네 생각은 어떠냐 묻고, 직접 찍어보며 같이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현장은 점점 더 끈끈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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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를 통해 크게 회복했다
현장에서 ‘맏형’ 역할을 자처한 조우진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컸다. “누구든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솔직히 말하라고 했다. 대충 넘어가는 사람 없이 마음을 터놓고 짊어지려 했다. 그러면 안 좋은 장면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번에 맡은 ‘순태’ 캐릭터에 대해서는 “내가 해보지 못한 길을 가는 인물에게서 많은 걸 배운다. 순태도 그랬다. 큰 삑사리 없이 잘 마쳤으니 서로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또 특별 출연으로 지원 사격에 나선 이성민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영화 <보안관>(2017) 시절을 회상하며 “선배님의 작품 애정과 홍보 열정을 보면서 언젠가 기회가 오면 따라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에도 선배님이 함께해주셨다. 홍보 전선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분이었다”고 이번 <보스>의 홍보킹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섭렵하게 된 원동력을 꼽았다. 예능을 두려워하던 그가 <보스>를 위해 ‘유퀴즈’ 등 다수 예능과 유튜브, 라디오에 출연한 것도 “선배님을 본받아 제대로 해보고 후회 없자”는 각오 때문이었다.
한편 이전 작품 <하얼빈> 촬영으로 지쳐 있던 그는 <보스>에서 큰 회복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이전에는 울고 웅크리고 힘든 감정을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계속 웃고 행복감을 느꼈다. 고립돼 있던 때와 달리 동료들과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끈끈해졌다. 집에 혼자 있다가 가족이 많아져 밝아진 듯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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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액션, 디에이징, 뮤직비디오까지! 새로운 시도
극 중 요리사인 순태를 위해 그는 기본적인 요리를 직접 배우며 애정을 담았다. “전문가의 도움도 받았지만, 결국 요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표정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표정 속에도 애정 어린 눈빛이 담기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에 대해서도 그는 “아이디어 배틀을 벌이듯 다채로운 액션을 구상했다”며 웃었다. 성룡식 액션을 모티브로 주변 소품을 활용했고, 정경호는 탱고 액션, 본인은 커튼을 활용한 액션을 선보였다. “배우와 무술팀 모두 신나게 아이디어를 냈고, 감독님도 전폭적으로 수용해주셨다. 보는 사람도 같이 신날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고 작은 부상도 있었지만 “즐겁게 찍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초반 오프닝 시퀀스의 디에이징 장면을 보며 “정말 몇 년 전 내 모습인가 싶어 낯설고 고맙고 양심에 찔리기도 했다. 예전이 낫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기술력이 정말 발전했다”고 말했다.
또 다이나믹 듀오와 협업해 영화 홍보용 음원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회식 자리에서 농담처럼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실제로 다듀가 흔쾌히 수락했다. 영화 속 대사도 삽입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손 내밀고 싶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우진은 소박하지만 알찬, 배우로서의 목표도 언급했다. “거창한 꿈보다 그날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무탈하게 해내는 게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또 “맛있는 걸 동료들과 나누는 게 또 다른 행복”이라고 덧붙였다.
관객들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 위로와 추억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한다. 배우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다른 불꽃이 피어오르는 걸 경험하실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확신을 전했다.
사진제공. ㈜하이브미디어코프
2025년 10월 3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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