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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티가 나더라” <하트맨> 문채원 배우
2026년 1월 20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스크린이라 그런지, 잘하고 못하고가 더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더군요."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문채원의 말이다. 설렘과 부담이 동시에 교차한 이번 스크린 컴백에 대해 그는 “결과까지 좋게 이어지길 바라는 바람이 커서 마냥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문채원이 선택한 작품은 영화 <하트맨>. 다시 만난 첫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승민’(권상우)이 그녀에게만은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코미디를 큰 틀로 가족과 멜로를 함께 담아낸 작품으로, 문채원은 극 중 승민의 첫사랑이자, 보다 현실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 ‘보나’를 연기했다. 풋풋한 추억 속 이미지에 머무르기보다, 생활감과 주체성을 지닌 캐릭터로 보나를 만들어가며 기존의 ‘첫사랑’ 서사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서는 스크린에서 여전히 연기는 재미있고,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는 문채원을 만났다.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데 기분은 어떤가. (웃음)
영화가 오랜만이기도 하고, 또 촬영한지 꽤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개봉하게 되어 당연히 설레고 두근두근하다. 만들면서 그 과정을 즐겼던 작품이라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정이 즐거웠던 만큼, 그 결과물(완성작)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흥행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객관적인 시선을 잃게 된다. (웃음)

첫사랑 캐릭터인 ‘보나’를 제안받고 기분이 좋았을 것 같은데.
딱히 첫사랑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이 컸던 건 아닌데, 제안받고 기분이 좋더라. 한번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 같다. (웃음) 첫사랑 캐릭터 자체가 대체로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인데, <하트맨>은 이런 풋풋함은 ‘승민’(권상우)이 담당하고, 오히려 보나는 현실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면이 여타의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고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사실 내 세례명이 ‘보나’라서, 시나리오를 받고 운명적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웃음) 이게 좀 드문 세례명이거든. 혹시나 싶은 마음에 감독님께 혹시 내 세례명을 알고 쓴 건 아닌지 여쭤보니 그건 아니더라.

영화 <히트맨> 1편과 2편, 이번 <하트맨>까지 코미디 장르를 고수해 온 최원섭 감독인데, 함께한 소감은.
감독님은 정말 긍정적인 분이다. 무엇보다 내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해 주신 점이 감사했다. 그간 어느 정도 무겁고 심지가 굳은 캐릭터를 주로 해서, 물론 이런 캐릭터 이미지도 너무 좋긴 하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던 차에 딱 맞게 불러 주셨다.

첫사랑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비주얼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렇잖아도 동생한테 첫사랑의 이미지를 물어봤었는데, 동생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압도적으로 긴 머리가 많더라. 그래서 머리를 한 번 길게 길러보자 했다. 드라마 <악의 꽃> 때부터 계속 길러 허리까지 오도록 했고, 그러면서 먹고 싶은 걸 좀 참았다. 왜냐하면 스크린으로 보면 부은 모습이 더 잘 보이기 때문이고, 실제로 잘 붓는 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예쁘게 보이려 노력했다. (웃음) 화장도 립스틱 정도로 가볍게 포인트 주어 생기 있게 보이려 했다. 클럽씬에서는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날씬하게 나오기 위해 필라테스를 엄청 열심히 했다. 스크린에 조금이라도 더 첫사랑 주인공 답게 나오려고 노력한 셈인데, 개인적으로는 한 92점 정도로 만족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긴 머리 외에 좀 더 다른 헤어 스타일링을 시도했다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 또 의상도 좀 더 첫사랑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노력이 빛을 발한 거 같다. (웃음) 첫 등장부터 상큼하게 시선을 사로잡더라.
감사하다! 첫 등장씬은 사실 대사도 없고 해서 부담 없이 갔는데, 막상 슛 들어가 보니 너무 중요한 장면인 거다. 그 장면이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그러니까 관객들이 ‘첫사랑 할 만하네’ 하고 납득돼야 그 이후의 서사가 힘을 받지 않겠나. 카메라 워킹, 앵글, 조명 등을 바꾸어 여러 차례 촬영했고 만족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 가끔 ‘실물이 나은 연예인’ 이런 영상을 보면, 내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서, 보면서 기분이 좋다 가도 ‘배우면 화면이 나은 게 좋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여하튼 그 장면은 감독님 이하 여러분이 함께 예쁘게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외적인 부분 외에 캐릭터적으로 어떻게 접근했는지. 보나는 주체적이고 매력도 다양한 인물 아닌가.
반전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너무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로만 간다면 가족 코미디인 영화의 톤과 잘 맞지 않겠더라. 연애 경험도 있고 또 상황을 이끄는 리더십도 보여야 해서, 파이팅한 모습을 보이려 했다. 보나는 그간 내가 주로 해온 캐릭터와 다른 면이 있어서, 이런 차이가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스크린으로 보면,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 하는 대로 티가 나기 때문에 더욱더 준비를 철저하게 한 부분도 있다. 또 불어 등 외국어 연기도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극 중 ‘보나’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인물인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되진 않는다. 어떻게 접근하고 들어갔는지.
촬영할 때는 ‘소영’(김서헌)과 투닥투닥하는 장면에 포커싱하다 보니 그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나중에 기술 시사하면서 보니, 보나가 왜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지 그 서사가 나오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생략된 설정이 나쁘지 않았다. 어떤 과거를 덧붙인다면 오히려 구질구질해 보일 수도 있겠더라. 복선 같은 대사가 있긴 하다. 어릴 때 혼자였고, 유년시절에 부모님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고. 아이를 대하는 보나의 감정은 싫어함보다 성가심 혹은 부담스러움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모든 걸 챙겨줘야 하는 아이라는 존재가 부담됐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보살펴야 할 대상보다는 동등한 인격체로 마치 친구처럼 대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호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상대로 소영을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김서헌이 ‘소영’을 너무 야무지게 잘 표현했는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나.
<악의 꽃> 때도 그렇고 어린 배우가 상대라고 해서 무언가를 추가로 더 의식하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서헌은 극 중 ‘소영’과 달리 되게 내향적이고 말수가 적고 현장에서 조용히 있는 친구였다. 나도 그런 내향인이라 서로 편했던 것 같다. 일부러 애쓴다면 오히려 그 친구한테도 부담될 것 같더라.

보나와 문채원, 닮은 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음… 차이점은, 지하 클럽씬에서 보나가 머리를 넘기면서 플러팅하지 않나. 이런 의도적이고 과감한 행동은 못 할 것 같다. 공통점은, 글쎄, 관계의 소중함을 안다는 것? 보나가 나중에 소영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연을 보러 오는 것처럼 나 역시 인연과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언급한 지하 클럽에서의 댄스 씬이 ‘못 춰서’ 화제인데, (웃음) 비하인드가 있다면. 손익분기점 넘길 시 댄스 공약을 하기도.
극장에서 보면서도 제일 안절부절했던 장면이다. 클럽을 여러 곳 가본 설정인데 왜 저렇게 못하나 싶더라. 촬영 전에 감독님께서 ‘보나는 정말 잘 춰야 한다’고 하셨었다. 극 중 보나가 프랑스, 독일의 클럽 경험자니 그런 바이브를 기대하신 듯한데 촬영하면서도 흡족해하지 않으시더라. 노력했지만, 몸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20대 때 좀 더 클럽을 가 봤어야 했다! 만약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면, 명동에서 ‘코르티스’ 춤을 추고 싶을 정도라는 거지, 공약을 할 정도로 춤을 잘 추는 건 아니다. 너무 빠르고 동작이 많은 고난이도이지만, 영화가 잘 된다면 그 감사함에 0.8배속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 연예인이 권상우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작업해 보니 어떤가.
어릴 때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보고 처음 좋아했고, 배우로 푹 빠진 건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였다. 이 이야길 하니 선배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선배님이 매우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와 <통증>(2011) 이라면서, 다시 멜로를 찍고 싶다고 하셨다. 실제 선배님은 극 중 승민처럼 내향적이고 순애보적인 모습보다는 되게 박력 있고, 남성미 있는 에너지를 가진 분이다. 여성스러운 섬세한 선을 지닌 외모와 다른 반전 성격에 더 매력적인 분인 것 같다.

이번 <하트맨>으로 기대하는 평가가 있다면. 또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말했듯이 올곧고 정직한 캐릭터의 이미지는 좋지만, 너무 무겁게는 느껴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면에서 <하트맨>을 통해 좀 더 라이트한 느낌을 받는다면 성공이지 않을까 한다. ‘나 연기해’ 하는 너무 드라마틱한 연기보다 자연스러운 연기가 하고 싶은데, 이런 캐릭터는 주로 로코나 가족 코미디에 많은 것 같아 앞으로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 악역은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더 글로리>를 보면서 만약 ‘연진이’를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싶으면서도 확실한 그림은 잡히지 않더라. 다양한 역할을 하는 건 연기 일에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도 중요한 것 같다. 좋아하는 연기 일을 오래 하려면 스스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장르나 역할이든 모두 열어 두고 있고, 기회가 있으면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가려 한다. SNL에 출연한 것도 이런 생각에서였고, <하트맨> ‘보나’ 캐릭터도 즐거웠다.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8년 차다. 지나간 시간을 돌아본다면.
음… 외모적인 변화는 볼살이 좀 빠진 것 같다. (웃음) 연기하는 건 정답이 없는 일이지만, 여전히 재밌다. 촬영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완성한 결과물을 보는 게 재미있고 흥미롭다. 스스로 다음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내 작품을) 더 보려고 하는 부분도 있다.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2026년 1월 20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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