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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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켜내려는 백수저 셰프들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요리 서바이벌에 ‘계급’이라는 서사를 입히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2년 연속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요리 예능 열풍을 이끌었다. 특히 시즌2는 대결 주제와 룰을 대폭 강화해 매 라운드 예측 불가능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의 성공은 시즌1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은 제작진의 과감한 설계에서 비롯됐다. 서바이벌의 문법을 재해석하며 요리 예능의 확장을 시도한 김학민·김은지 PD. 두 사람을 만나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서바이벌로 자리 잡기까지의 고민과 기준을 들어봤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를 마무리한 소감은? 또 시즌3의 제작이 확정됐는데,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학민 PD(이하 김학민) 시즌2가 잘 마무리되고, 무엇보다 긴 시간 프로그램을 함께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
김은지 PD(이하 김은지) 시즌2까지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모두 출연한 100분의 셰프님들 덕분이다. 그분들의 진심을 그대로 전달하는 걸 방향 삼았는데, 이 진심이 시청자께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토록 큰 사랑을 보내주신 것 같다.
우승자인 최강록의 경우 ‘서바이벌 우승자’로서 완벽한 서사를 보여준 것 같다. 일부러 꾸민 것이 아닌 진심 그 자체의 서사에 제작진 입장에서도 고마웠을 것 같다. (웃음)
김학민 시즌1에서 에드워드 리 셰프의 ‘비빔 인간’ 서사가 큰 감동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최종 라운드 미션인 ‘나를 위한 요리’가 그 자리를 채운 것 같다. 현장에서 또 편집하면서도 ‘저게 과연 무슨 요리일까’ 하며 지켜봤었다. 최강록 셰프가 풀어준 스토리의 울림은 정말이지 역사상 이렇게 완벽한 참가자가 있을까 싶다. 마지막 우승 소감까지도 완벽한 느낌이었다. ‘전생에 내가 무슨 덕을 쌓았길래’ 이런 생각을 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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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에서 지적받은 부분을 완벽하게 반영해 개선했다는 평가다. 제작진에 대한 칭찬이 큰 와중에 우승자 스포일러로 인해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떨어뜨렸기도 했다. 사전에 돈 스포야 그렇다 쳐도, 편집을 실수한 부분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김학민 해당 횟차가 공개되고 나서야 편집 실수를 발견했다. 매 횟차를 수십 번 보고 또 후반 작업하는 팀도 따로 검수하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실수였고, 매우 큰 사고였다. 나와 김은지 PD 모두 너무 속이 상했지만,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신 파이널 라운드 진출자인 강록 셰프와 하성 셰프님께 죄송하다. 무엇보다 시청의 재미를 잃은 시청자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다만 초반에 돌았던 소문은 의도적인 스포일러로 보고 있어서, 이 부분은 넷플릭스에서 유출 경로를 조사 중이다. 추후 결과가 밝혀질 거로 안다.
시즌2의 킥 중 하나가 히든 백수저의 존재가 아닌가 한다. 이들의 선정 기준은.
김은지 시청자가 좀 더 지켜보고 싶어하는 셰프님이 누군지였다. 시즌1에서 아쉬움이 컸던 분을 다시 모시자고 결정했다.
시즌2 출연 셰프 선정 기준은? 또 흑수저와 백수저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반응도 있다.
김학민 실력은 기본이고, 나아가 자기 요리와 생각, 개성을 음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인지가 중요했다. 많은 셰프님들을 만나면서 ‘이 프로그램 안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분을 모셨다.
김은지 사실 백수저와 흑수저를 구분하는 기준을 정량화하긴 힘들다. 처음 염두에 둔 부분은 타이틀이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타이틀, 나아가 인지도와 보여준 성과 등을 기준으로 잡았다.
1라운드는 흑수저 80인이 요리하고, 두 심사위원(백종원, 안성재)에 의해 생존과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시간 제한 상 이들 중 일부만 보여줘서, 보다 더 흑수저의 요리를 보고 싶다는 아쉬움도 생기는데 편집할 때 기준이 있을까.
김학민 한정된 시간 안에서 보여드리는 거라 시청자의 즐거움을 우선으로, 다시 말해 재미를 기준으로 편집했다. 시즌1의 경우 한 회의 러닝타임이 평균 6~70분이었다. 좀 아쉽다는 반응이 있어 이번에는 평균 8~90분으로 늘리면서, 시즌1의 재미적인 밀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웃음) 다행히 재미있게 봐 주신 것 같다. 이에 따라 편집의 방향에도 조금 변화를 주었다.
촬영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캐릭터성을 보여준 참가자가 있다면.
김은지 후덕죽 셰프님이다. 만 76세의 최고령자라 걱정과 응원의 시선으로 지켜봤는데, 생각보다 현장을 너무 즐기시고 행복해하셨다. 제작진 모두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너무 좋았다. 탑3까지 오를지 예상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선생님의 스토리에 큰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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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짱’ 백수저 임성근 셰프의 활약도 눈에 띄더라. 매화 화제성도 높았다.
김은지 백수저 중 시즌2 참여를 가장 빨리 수락해준 선생님으로, 이때도 역시 1등을 놓치지 않으셨다. (웃음) 시즌1의 성공 후 시즌2는 섭외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거로 기대했는데, 막상 제안받은 셰프님이 바로 출연을 결정하지는 않더라. 그런데 임 셰프님은 거의 전화 드리자 마자 수락해 주셨다. 덕분에 섭외가 잘 안 풀릴 때도 임 셰프님의 사진을 보며 으싸으?할 수 있었다.
미션과 세트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됐더라. 중점을 둔 부분은.
김은지 미션의 경우, 시즌1에서 반응이 좋지 않았던 편의점 재료 활용과 식당 운영 미션 등을 과감히 빼고 요리 자체에 집중하고자 했다. 또 미션 구성에 맞는 장치와 세트를 무엇보다 고민했다. 조리대가 바닥에서 올라오면서 히든 백수저가 등장하는 씬은, 조리대를 숨길 공간이 바닥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웃음)
김학민 시즌1이 잘 돼서 시즌2의 제작비가 크게 늘어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웃음), 사실 그렇진 않다. 넷플릭스 측에서 충분한 제작비를 담보한 건 사실이지만, 작품이 잘 됐다고 해서 무작정 제작비를 키우는 건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제작비 안에서 시즌1에서는 못 본 그림을 보여주고자 했다.
보통 데스매치는 언더덕을 응원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백수저를 응원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김은지 시작하면서 이번에 백수저 중에서 응원할 셰프님들이 많이 생기겠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선재 스님과 후덕죽 셰프님의 경우 출연한 프로그램이 <흑백 요리사> 밖에 없는 데다 놀라운 자기 스토리를 지닌 분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프로그램에 ‘언더독’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 요리에 진심을 다하는 분들이고, 우린 그 모습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흑백요리사 출신과 결합한 푸드 상품이 나오고, 출연자의 식당 홍보에도 크게 활용되는 등 마치 ‘블루 리본’ 같은 어떤 하나의 미식 척도가 된 느낌도 있다. 이에 따라 책임감도 뒤따를 것 같다.
김학민 블루 리본 등은 너무 과찬이다. <흑백요리사>로 인해 셰프님들께 조금의 홍보가 된다면 감사할 뿐이다. 프로그램하면서 책임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 애초에 이런 서바이벌을 어린이들이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즌1 때 제 딸도 보더라. 시즌1 이후 안성재 셰프님이 딸의 운동회에 갔을 때 대스타가 된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이 봐도 무해한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시즌2에서는 거친 표현이 있다면 걷어낸 부분도 있다. 또 적어도 출연한 셰프님들께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
미션이 끝난 후 요리와 재료는 폐기한다고.
김학민 정확히 얘기하면 재료가 아닌 요리를 폐기한다. 심사위원이 아닌 다른 분이 시식했을 때 심사에 대한 이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 백명의 제작진 중 일부만 맛볼 수는 없어서 폐기를 원칙으로 했다. 식재료는 나눔(기부)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닌데, 혹시 잘못돼 탈이 날 수 있어서, 그 생각은 거두었다. 대신 신선 식품은 최대한 현장에서 나눔하고, 보존 식품은 프로그램 끝내고 제작진들이 서로 나눠가도록 한다. 하루 중 가장 기쁜 순간이기도 했다. (웃음)
식당 간의 단체전으로 시즌3의 제작이 확정됐다. 심사위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
김은지 이제 막 결정된 상태라, 단체전이라는 포맷 외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부분이 없다. 심사위원 구성도 마찬가지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2026년 1월 23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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