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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길. 내 주변을 살펴보길. 그리고 희망을 찾아보길.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신동일 감독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외국에서는 한국의 ‘우디 알렌’ 이라 불리던데 뵙게 되어 영광이다.(웃음)
아유~~ 정말 과찬이다.(웃음)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시사회 끝나고 어땠나.
축하 인사도 많이 받고, 영화 잘 봤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기분이 아주 좋다. 근데 이 상태가 얼마동안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계속 기분이 좋기를 바란다. 근데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개봉까지의 우여곡절을 얘기 하면 밤 새도 모자란다.

밤 새도된다.
짧게 요약하자면, 지금은 제작자와 대표가 바뀌고 다행히 새로운 대표가 작품을 좋게 봐서 전격적으로 개봉 결정이 난거다. 그 전에는 개봉을 막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인간들은 다 쫓겨 나갔다.(웃음)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지금은 안 좋은 감정보다 개봉을 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마음을 추슬렀더니 별로 악감정도 안 남아 있다.

감독은 배우들보다 훨씬 더 기다림이 속상하고 애가 탈 것 같다.
그렇다. 배우들은 작품 개봉이 늦어 져도 다음 작품 제의 받아서 출연하면 된다. 근데 감독이라는 사람은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나서 그걸로 관객, 언론, 비평가들의 피드백을 통해 힘을 갖고 자기의 다음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2년 가까이 그런 기회를 박탈당한 거다. 그래서 힘들었다. 그렇지만 창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오히려 그런 역경을 더 예술적으로 승화시키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조그만 규모지만 영화도 한편 만들었고. 그런 식으로 버텨냈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본 느낌에 대해 사람들이 물으면, 나는 사람의 ‘눈’ 같다고 대답한다. 사람의 얼굴에서 눈은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실제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크다. 근데 이 영화도 단순히 보이는 것 이상의 아주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감정을 작게 드러내고 많은 부분을 절제하는 표현 방식은 영화 보는 내내 궁금증을 놓지 못하게 하고 숨 막히게 한다.
사람의 ‘눈’ 같다는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든다. 비슷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표면적으로 봤을 때 관객들은 빙산의 일각을 보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빙산의 일각 아래에는 커다란 덩어리가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작은 빙산의 일각을 통해 나머지 거대한 부분을 추측하고, 상상하고, 틈을 메우면서 본다면 정말로 가슴이 조여 오는 걸 느낄 수 있다. 사실 일부분만 본다면 영화의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어느 한 사람도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드러내지 않는다. 순간순간 치닫는 감정들이 있기는 해도 친구나 아내에 대해서, 특히 자기 내면에 대해서는 더욱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은 저게 언제 터질까를 생각하며 불안해 진다. 감독 스스로도 정말 머리 싸매고 작품을 썼을 거 같다.
정말 그랬다. 전 작품인 <방문자>의 경우는 생각이나 감정을 바로바로 표현하지만 이거는 계속 침잠되어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 쓸 때도 너무 갑갑했다. 물론 영화 만들 때는 스텝들과 배우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즐거웠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면 나 스스로도 가슴이 먹먹해 지고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외국 영화제 몇 군데 가서 영화를 봤을 때도 어떤 장면은 보기가 힘들어서 밖에 나갔다 오고 그랬다.

혹시 예준이 아기 안고 있는 장면인가. 나는 그 장면을 불안해서 못 봤다.
나는 그 장면까지는 참으면서 볼 수 있다. 근데 그 다음에 예준과 재문이 아기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은 무조건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10분정도 지나서 들어온다.(웃음) 나는 불편하다기 보다는 긴장을 느끼고 슬픈 장면이라서 피했다. 관객들은 한 두 번 보니까 괜찮겠지만 나는 수십 번을 봐서 익숙해 질만한 데도 보기가 힘들다.

그 장면에 대해 박희순은 더미를 가지고 연기를 해야 되서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더미인 걸 다 알겠구나 생각하니 막막하기도 하고. 그리고 장현성은 영화 보면서 고개가 자꾸만 위로 올라갔다고 했다.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서 안보였으면 해서.(웃음)
사실 콘티상에는 7컷으로 나눈 장면이다. 근데 현장에서 이건 한 컷으로, 일종의 롱테이크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래 나눠서 찍는 걸로 생각했던 박희순은 감독한테 약간 화가 났었다.(웃음)

박희순은 맨 땅에 헤딩이라고 표현 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 당시에 박희순은 너무 부담을 느껴했다. 이 영화의 주제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책임이라는 부분이다. 근데 감독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고, 이 장면을 어떻게 혼자 감당하라는 거냐면서 촬영이 중단 됐다. 본인은 부담이 돼서 잠시 쉰 거지만 나는 배우가 촬영을 거부 한다고 생각했다.(웃음) 이거 큰일 났다. 이제까지 사이좋게 팀웍 잘 맞춰서 했는데. 박희순의 마음을 달래주고 돌려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박희순의 마음을 설득했고, 박희순이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다음날 찍었다. 근데 어찌 되었건, 그 장면을 보면서 ‘에이~ 저거 가짜잖아.’ 이러는 관객은 진정한 이 작품의 관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웃음) 그럼 이걸 묻고 있는 나는 더더욱 진정한 관객이 아닌가 보다.
아.. 그런 뜻은 아니다. 근데 내가 진짜로 아기를 죽여서 영화를 찍을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사실 아이가 부피감이 달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지 시각적으로는 똑같다. 내가 생각하는 미학적인 방법과 추구가 실제 현실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들을 속이려면 컷들을 나눠서 반응 샷을 보여주고, 재문과 예준의 놀라는 표정을 보여주면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근데 나는 그 상황을 한 컷으로 가야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 판단은 지금도 후회가 안 되고 다시 찍는다 해도 그럴 거 같다. 그래서 진정한 관객이라면 아기가 가짜라는 거 말고 그 상황, 두 주인공의 심리와 배우들의 연기에 포커스를 맞춰 주었으면 좋겠다. 무비스트 독자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관용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나의 친구, 그의 아내>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하게 나뉘어 있는 현대 사회의 계급에 대해 담고 싶다고 했다. 그런 걸 생각했던 동기가 있었나.
지금 우리사회는 자유로운 것 같지만 양극화 된 사회다.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것은 계급차가 심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친한 친구나 부부사이 일지라도 그런 권력적인 관계가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군대라는 계급 조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평등해 졌지만, 또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10년간 우정을 나눴지만, 한 사람은 계속 승승장구 하고 한 사람은 계속 서민에 머물러 있다. 그 간극은 계속적으로 벌어질 거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걸 좁히려는 노력보다는 계속 군림하려 한다는데 있다. 나 스스로가 사회에 계층차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거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남자의 관계다. 아이가 죽고 그 모든 걸 용서하고, 묵인하는 그들의 위험한 우정이 일반적인 상식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렇다. 사실 감독인 나도 이해 못한다.(웃음)

이해를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만들었나.(웃음)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면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멱살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해서 예준이 죄 값을 치룬다 해도 사실 그 가정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지숙이 돌아와서 아이가 죽은 걸 알고 나면 지숙과 재문의 생활이 온전하지 못할 거 같다.
짧은 순간의 판단 착오. 재문의 어리석음인데, 그것은 진짜 존경하고 절친한 친구의 실수를 막으려는 충성심과 의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거대한 실수다. 세상은 상식적인 경우도 있지만, 비상식적인 판단을 해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어나기 힘들기는 하지만 나름 형상화를 한 거다. 사실 시나리오 작업할 때 이 부분에 대해 너무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말한 사람들한테 한 마디로 입을 막은 게 있었다.

뭔가?
‘내가 재문이라면 나라도 그렇게 하겠다.’라고 얘기 하니까, ‘아. 네 그렇습니까.’ 그러면서 아무도 더 이상 시비를 안 걸더라.(웃음) 내가 재문의 입장이 되고 상상 했을 때, 겸손하고 이타적인 면이 있는 재문의 캐릭터라면 순간 초자아가 강해져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걸 뒤집어 보면, 그 짧은 순간에 그런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예준에게 억눌려 있던 콤플렉스가 있었을 거 같다. 다시 말해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콤플렉스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 거 같다.

이제는 예준보다 위에 서서 ‘너, 가.’
자기가 콤플렉스를 극복하면서 위에 서고 싶은 마음과 지숙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것이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거라고 착각을 한 거다. 나는 이 작품에서 책임을 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 보다는 ‘책임을 지는 건 무엇인가’라는 걸 묻고 싶다. 재문이 어리석게 책임을 지는 것이 사실은 더 무책임한 거다. 자기 자신까지도 파괴시키는 되게 복합적인 행동이기도 하고. 사실 감독인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재문의 어리석은 판단이 이 작품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있어서.
그렇다.

근데 재문의 어리석은 행동이 그 순간의 포용력을 갖는 건, 그 전에 그들이 보여 줬던 동성애적인 코드, 물론 동성애는 아니지만 와이프 보다 예준을 더 생각하는 재문의 행동 때문인 것 같다.
잘 봤다. 다른 사람 같으면 분노를 느껴야 하는데 재문이 가진 인간성이 그런 걸 포용하는 거다. 그리고 지숙 이상으로 예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지나치게 발휘된 거다.

그렇다고 동성코드의 사랑은 아니지 않나.
물론이다. 난 동성애의 감수성은 없는 것 같다.(웃음) 하지만 일반적인 남자나 여자들 사이에도 그런 미묘함이 약간 씩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재문과 예준 사이에 있는 거다.

재문이 감옥에서 나와서 예준에게 ‘내가 뭐 죄졌냐’ 라고 말한다. 밥을 먹을 때도, 그전에는 항상 옆에 앉아서 남편과 아내가 밥을 먹듯이 그랬는데, 그 씬에서는 서로 마주보고 밥을 먹고 재문은 예준을 잘 보지도 않는다. 아주 무심한 태도로. 그러자 예준이 자꾸만 재문에게 말을 시키고 약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보인다. 인물간의 관계가 변화하는 시점 같다.
아주 예리하게 봤다. 사실 재문은 2년 만에 출소하는 거다.

그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겠지.
그게 영화에서는 짧게 표현됐지만 그 2년은 모든 역할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 시간이다. 재문은 2년 동안 자신이 어리석을 행동을 했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영웅적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자기는 죄를 안 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준에게 오히려 당당해 지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도 예준이 전전긍긍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고. 알고 보면 재문도 참 무서운 인간이다.

그런 예준과 재문 사이에는 지숙이라는 여자가 있다. 하지만 독립적인 자아나 중심이라기보다는 두 남자 사이에 끼여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인 면은 예준에게 기대어 있고 마음은 재문에게 가있고.
난 그 생각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지숙은 후반까지 두 남자사이에 끼어 있지만 그걸 뒤 늦게 자각하고 결국은 처벌을 하게 된다. 뒤늦게라도 주체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 나중에 미용실에서 커다란 일을 저지르는 거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의 궁극적인 주인공이 지숙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볼 땐 두 남자 틈에서 희생된 여자지만, 결국 이 둘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그런 부분이 미용실에서의 사건으로 집약적으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그런 일을 벌인 지숙이 마지막에 가서 완벽하게 독립적인 인물이 되지 못하고 처음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근데 재문과 지숙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유는, 두 남자 사이에서 지숙이 모든 걸 깨닫고 다 털고 떠나버리면 좀 더 페미니즘 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더 나아가서 그걸 포용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고 느꼈고.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다시 과거로 돌아간 다기 보다는 앞으로 지숙이 관계의 주도권을 잡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다. 마지막 장면은 어찌 보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배려다. 너무 인물들에게 못되게 굴어서 미안한 마음에.(웃음)

그런데 예준에게 있어서는 오픈된 결말이다.
맞다. 오픈된 거다. 나는 예준이 자신이 저지른 것들에 대해서 반성할 줄 아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남을 위해 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실 정신적으로 세 명 모두 힘들었지만 예준이 가장 힘들었을 수도 있다.

보기에도 그랬다. 예준은 표현과 표현하지 않음이 극과 극을 오가는 사람이다.
예준은 자칫하면 싸이코나 악의 상징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캐릭터 만드는데 있어서 실패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예준에 대해 나약하고 결함을 많이 가진 인물로 봐주면 나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못된 놈 처벌 받는다의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다. 예준이 가지는 도덕적, 심리적 딜레마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어떻게 변해 가느냐를 느끼면 훨씬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예준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넌 자랑스러운 친구야’ 라는 재문의 말을 듣고 예준은 화장실에서 자기 얼굴을 빤히 본다. 그 장면의 의미가 궁금해서 장현성에게 물었더니 본인은 그 장면을 뺏으면 좋겠다고 하더라.(웃음)
(웃음) 그 장면은 예준의 자기 반성적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일종의 브릿지 컷이기도 하다. 예준이 재문으로부터 친송을 받는데 내가 과연 그런 인간인가를 스스로 반성하는 거다. 그 장면을 빼면 절대 안 된다.(웃음) 그리고 일종의 복선이기도 하다. 예준이가 뭔가 큰 짓을 벌이기 전에 하는 의식 같은 거. 나는 그 장면을 좀 미묘한 느낌으로 봤으면 좋겠다. 나는 그 장면이 폭풍전야의 느낌을 가지고 영화 흐름상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문자>와 이번 영화를 보면 주로 남자들의 관계에 집중한다.
그래서 그걸 벗어난 영화가 세 번째 영화다.(웃음) 그 영화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남자들 사이에 여자가 끼어 있고. 내가 남자다 보니까 그런 것도 있고 내가 평소에 진정한 우정을 못 느껴 봐서 영화에서 만이라도 그럴 걸 느껴보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 같다.

그럼 점차 스펙트럼이 넓어져 가는 거다. <방문자>는 남자와 남자의 관계. <나의친구, 그의 아내>는 남자 둘에 여자. 다음 영화, 제목이 <반두비>라고 들었다. 맞나?
그렇다.

<반두비>에서는 남자와 여자.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계 3부작이 되는 거다. 그 관계의 범위 안에는 우정, 연민, 사랑, 배신. 어찌 되었건 다 들어간다.

<방문자>와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보면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가 관계를 하고 나면 항상 여자가 돈을 던져 준다.
아~~ 그렇구나.

여자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통쾌한 순간인데 남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비굴한 순간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 장면을 의도하고 한 건데 <방문자>에도 그런 장면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사실 시사회 때도 그랬고 외국에서도 그랬고, 가장 강력하게 반응을 보인 장면이 그거였다. 이제까지 기존 영화의 흐름이나 전개 방식과 달라서 그런지 많이 웃는 장면인데, 아이러니 하게도 인물로서는 가장 비참한 장면일 수 있다. 그게 나의 스타일이자 장점 같다. 슬픈 장면을 코미디로 만든 다는 것이. 극명하게 흐름을 뒤집는 장면이라서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장면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예측했던 방식에서 뒤집어 진다는 것이 좋다.

영화마다 시리즈처럼 계속 그런 포인트를 넣어 달라.
그럴 거 같다. 당연한 걸 뒤집는 의외성에서 관객들이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신동일 영화에서 제일 재밌는 요소가 의외성인 것 같다. 특히 상황의 의외성이라기보다는 상황 뒤에 연결되는 대사에서의 의외성. <방문자>에서 계상이 호준을 너무 예지적으로, 사실 약간 말도 안 된다 싶게 구해내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계상이 그러더라.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 입니다.’ 웃다가 쓰러졌다.
드라마의 기승전결에서 관객이 예측하는 걸 꼬아서 가는 게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분이 신동일적 드라마의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영화에도 일종의 운명적 만남이 있다. 여자주인공의 벨소리가 베토벤의 운명 락 버전으로 나오는데,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성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방문자>의 그 장면 쓰면서 너무 드라마틱하다고 생각은 안했는가.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다. 근데도 썼고, 찍었고, 만들었다.(웃음)

영화에서는 항상 현실과 비현실의 코드가 공존을 한다. <방문자>의 대사 중에 ‘이상한 영화가 많다.’고 계상이 말하자, ‘야, 영화는 현실을 담는 거야. 현실이 좃 같은데 어떻게 천사 표 영화가 나오냐.’ 라고 호준이 응수한다. 근데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얘기. 이민사기를 당한 사람들, 친구로부터 소외된 사람. 현실에서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신의 평소 현실이 그런 식으로 영화에 반영 된 건가.
물론이다.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고, 신문보고, 인터넷을 보면 너무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난 그런 것들을 관심 있게 보고 영화 속에 표현하고 싶어 한다. 유기적으로 엮어서 만들어 보고자 하는 마음. 언뜻 보면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현실에 있는 이야기 들이다.

현실이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닌가.
그렇다. 현실이 편안했으면 영화 만들 생각도 안했을 것 같다. 현실이 워낙 x같아서 그런 게 크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만들 소재가 많은 것 같다. 동기 부여가 된다.(웃음)

근데 음악을 싫어하나. 영화에 왜 그렇게 음악을 안 넣나. 음악이 없으니까 더 숨이 막히더라.
나는 음악을 상당히 좋아한다. 고등학교 다닐 때 빌보드 차트 1위부터 40위 까지 막 달달 외우고 다닐 정도로 음악 매니아였다. 음악 공연도 좋아하고. 근데 내 영화에서는 음악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건 영화 장면 자체가 리듬감이 있다고 생각해서다. 굳이 음악이 들어가서 영화를 감상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들어가서 친절해지고 괜히 감정을 유도하고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난 음악이 없다고 영화자체가 리듬감이 없다거나 감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음악이 없어도 리듬감이 있다.

스스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오로지 영화의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인 것 같다. 음악으로 분산되는 것 없이.
그렇다. 요새 만들어 지는 한국영화들은 너무 음악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끔 짜증도 난다. 드라마의 빈약함을 음악을 때우려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제작하는 분들은 좋겠다. 음악작업에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물론이지. 근데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음악감독에게 미안하다. 곡은 많이 만들었는데 안 써서.(웃음)

음악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화면 안에 인물이 없으면 모든 것이 굉장히 정적이다 못해 생명력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의 경우는 그런 의도가 분명 있었다.

<방문자>에서도 그랬다.
아~ 방문자에서도 그랬나?(웃음)

호준이 산을 올라가서 운동장을 뛰는데 호준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올 때까지 몇 십초 동안 카메라에 담겨 있는 나무들은 그냥 사진 같다.
그걸 거창하게 표현하면 미니멀리즘이라고 한다.(웃음) <방문자>에서의 그 장면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결국은 현실로 돌아 올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초상을 담고 있는 거다. 배경이 정적인 건 현대인의 고립 같은 걸 나타내 주고 싶어서다. 그리고 그 정적인 표면 아래에는 부글부글 끓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근데 그걸 바꾸고 싶지는 않다. 계속 이어가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장면 곳곳에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영화를 통해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 내 주변을 살펴보자, 우리 사회가 너무 화가 나는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희망을 찾아보자 라는 것이다. 짧게 말해서 연대하자. 그걸 무겁지 않게 위트를 넣어서 이야기 하고 싶고, 관객들이 그렇게 느끼면 좋을 것 같다.

<방문자>가 <나의 친구, 그의 아내>보다 조금 더 위트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감독이 그런 이상을 영화에 담고 싶어도 현실이 그런 것들을 담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황이다 이런 거 다 떠나서, 자신을 제일 힘들게 하는 건 무엇인가.
세 번째 작품까지 찍었는데, 네 번째 작품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돈을 끌어 들이느냐 그게 항상 문제인 것 같다. 이건 극소수 일부의 혜택 받은 감독들 외에 모든 감독들이 겪는 딜레마다. 우리나라는 아주 노골적으로 상업적이지 않은, 감독의 자의식을 담고자 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작품을 하기에 너무 힘든 나라다. 제도적으로 지원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참 많이 힘들다.

그럼 제일 절실하게 필요한 게 돈, 프로듀서, 제작자 중에서.
사실 다 필요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돈이다. 제작비가 아무래도 우선이다.

난 감독님의 영화가 현재 너무 상업적이지도 않고, 사람들이 외면할 만큼 독립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 중간에 서있다는 느낌인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어떤 것들을 담고 싶은지 궁금하다.
물론 대중과의 소통이다. 그래서 <나의 친구, 그의 아내>가 <방문자>보다 대중과 더 만날 거라고 믿고 있고 <반두비>는 더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떤 영화들 보면 너무 짜증날 때가 있다. 그냥 영화제용 영화로 거기서만 소통되는 것들.

그냥 의미만 무조건 넣으려는 영화들.
근데 그런 영화는 그렇게 의미도 없더라. 어려울 수도 있지만 조금 지나서는 뭔가 생각하고 음미할 거리를 주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진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만들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감독은 자기가 나타내고 싶은 거를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서 전달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양쪽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것들을 막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영화 만드는 주체들, 특히 제작이나 투자 관계자들의 의식이 바뀌고 세대교체가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관성에 기대서 너무 쉽게 기획 된 영화들이 너무 쉽게 만들어 지고, 쉽게 상영된다. 이런 것들 때문에 관객들도 짜증나서 영화를 외면하고 거품이 꺼진 거다. 제작 투자 쪽의 각성이 필요하다. 물론 감독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그리고 배급 업자나 극장도 마찬가지다. 관객들도 다양한 여러 층이 있는데 그런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작품을 기획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관객의 힘을 믿는다. 관객이 편식하게 된 건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이 큰 거다.

먹을 걸 너무 똑같은 것만 주니까.
여러 가지를 먹을 수 있게 밥상을 차려줘야 한다. 예전에 ‘KBS 독립영화관’이라는 게 있었다. 한 5년 정도 지속 하다가 폐지 됐는데, 그런 걸 다시 부활하면 젊은 영화인들과 그걸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곳곳에 열심히 하는 젊은 영화인들이 있는데 그들의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내가 파리에 5개월 정도를 살았는데 TV에서 단편영화를 되게 많이 했다. 근데 한적한 시간뿐만 아니라 중요시간대에도 방송을 해 주더라.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인터뷰 하면서 느낀 건데 굉장히 섬세하다고 느껴진다. 실제로도 그런가.
좀 심할 정도로 그런 면이 있다. 근데 문제라고 생각 하지는 않는다. 감독에게는 선 굵은 것도 필요하지만 틈새를 느끼는 섬세함도 필요하다. 외모와는 다르게 A형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웃음)

<방문자>나 이번 작품 모두 ‘칼 맑스’가 언급된다. 그리고 단편 <신성가족>은 막스와 앵겔스의 논문 제목을 이용했다. 조금 특별한 존재 같다.
나에게는 예준이나 재문, 지숙 같은 존재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세상에 대한 고민거리를 많이 던져준 사람이다. 우리나라가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옛날에는 맑스 얘기를 하기가 되게 힘들었다. 근데 지금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경제가 나빠진 지금, 영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이 맑스의 ‘자본론’이라고 하더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정신이 지금도 유효하고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맑스의 글을 읽어 보면 좋을 거 같다.

그럼 영화하면서 가장 영향을 받은 건 무엇인가.
가장 영향을 받는 건 나의 외로움, 고독함 인 것 같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들 모두, 고독을 달래기 위해서.

인물들이 다들 좀 외롭다.
그걸 떨쳐버리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지 않나 싶다. 내가 고독한 이유는 세상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웃음)

혹시 영향을 받은 감독이나 좋아하는 감독이 있나?
오늘은 좀 새로운 사람을 얘기하겠다. 지금 제일 관심 있는 감독이 ‘로랑 깡테’ 라는 프랑스 감독이다. 이번에 <더 클래스>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고, 그 사람 영화 세편을 봤다. 물론 나와 스타일은 다르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동질감을 느낀다. 그 사람의 데뷔작 <인력자원부>을 보고 되게 감명을 받았고 정말 망치로 맞은 기분이었다.

한국감독은?
한국에서는 이창동 감독. 점점 숙성되어가는 느낌이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초기 두 작품 <박하사탕>이나 <초록물고기>보다 그 다음 <오아시스>나 <밀양>이 더 좋다. 그래서 다음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주목받는 독립영화 감독들. 그런 감독들에게서 놀라운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감독님은 속도감 있는 빠른 영화 해 볼 생각 없나. 요즘 영화들에 비해 좀 느리고 정적인 성향이 있다.
당연히 있다. 나는 속도가 빠른 영화보다는 리듬이 파도를 타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 영화의 성격에 따라서 템포가 정해지는 거고 그런 게 필요하다면 만들어야지. 그리고 빠른 영화 만들었다. 반두비도 빠른 영화다.(웃음)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반두비>가 무슨 뜻인가.
방글라데시 어 인데 우리나라 말로 하면 ‘참 좋은 친구’라는 뜻이다. 당돌하면서도 반항적인 여고 2학년생과 29살 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노동자가 아주 우연하게 만나서 생긴, 두 사람 사이의 강력한 우정을 다룬 영화다.

정확하게 우정인가. 아니면.
우정 그 이상의 이야기다. 경쾌한 로맨스라고 볼 수 있다.

상업적 영화에 가까운가.
상업적이라기보다는.. 어쨌든 경쾌하고 밝은 영화다.(웃음)

진행은 어디까지 되었나.
사운드 작업 중이다. 내년 상반기. 4월이나 5월 개봉 예정이다.

설마 그 영화도 밀리는 거 아니겠지.
아니다.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 이번에는 양치기 소년 안 될 거다.(웃음)

혹시 청룡영화제를 봤나. 자신의 작품에서 주인공 했던 배우가 두 명이나 상을 받았다. 강지환, 박희순. 기분이 어떤가. 자기 영화를 했던 배우들이 상 받으면 뿌듯할 것 같다.
되게 므훗하다. 근데 강지환이 <방문자>로, 박희순이 <나의 친구, 그의 아내>로 조연상이 아니라 주연상을 받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웃음) 근데 어쨌건 나와 같이 일한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되게 흐뭇하다.

근데 강지환의 경우는 <방문자>가 첫 작품인데 너무 <영화는 영화다>가 첫 작품처럼 알려져 있더라. 좀 서운하지 않은가.
근데 어차피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안다. 방문자 연기가 더 좋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있고. 나와 같이 호흡했던 친구가 앞으로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사실 <방문자>는 현관문 열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의 문을 여는 게 정말 힘들다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다. 하지만 강지환을 보면서 저렇게 잘 생긴 신도가 좋은 말씀을 전해 준다고 하면 내가 종교가 불교여도 듣고 싶을 거 같았다.
하하하.

근데 문득 떠올려 보면 강지환의 비주얼이 그 역할에 안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강지환이 꽃미남이라 쓴 건 아니다. 내가 시나리오를 쓸 때 그 쪽 신도 분들을 한 30~40명 만났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 하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그런 점들이 강지환의 이미지와 매치되는 것들이 있어서다. 물론 오디션을 꼼꼼히 보고 연기력이나 잠재력도 봤다. 해맑은 느낌도 있고 그들과 공통된 리얼리티가 있어서였다.

호준은? 몸이 완전 이소룡 같던데 정말 표정하나로 세상 살기 싫어하는 게 표현 되더라.
김재록은 같이 영화 아카데미를 다녔던 10년 넘게 알고 지낸 친한 형이다. 처음에 영화 쓸 때는 형을 전혀 떠올리지 않았다. 너무 말랐고, 더군다나 그 형 성격이 정말 젠틀맨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아이를 대할 때의 모습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그래서 난 전혀 상상을 못했다. 근데 연극 연출하는 친구가 재록이 형 어떠냐고 하더라. 그때 ‘장난 하냐? 재록이형 전혀 안 맞는다.’ 그랬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 이렇게 되더라. 이미지 발상을 달리해보고, 또 형이 연기력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 같기도 해서 오디션을 봤다. 난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오디션은 본다.(웃음) 서로 대화 나누면서 연기 연습도 시켜보고 그랬는데 또 다른 면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같이 했는데 너무나 훌륭하게도 자기와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되게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외국에서 상영할 때도 계상 보다 호준이 훨씬 더 폭발적인 인기였다. 캐릭터가 정말 독특하니까.

그렇지. 우리 입장에서는 강지환이 잘 생겼으니까 눈이 가지만 외국 사람들은 그런 게 별 상관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그리고 그 형이 몸짱 이라는 건 벗겨 보고 알았다.

아.. 나는 그런 몸을 요구한 줄 알았다. 이미지에 안 맞게 좀 쌩뚱 맞아 보이려고.(웃음)
아니다. 정말 벗겨 보고 알았다.(웃음)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오디션을 꼼꼼하게 본다고 했는데 그럼 현장에서는 어떤 스타일인가. 디렉션을 많이 주는 스타일인가. 아니면 자유롭게 두는 편인가.
후자 쪽에 가깝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디렉션 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몫이라 생각하고 자유롭게 맡기는 거다. 그래서 간혹 배우들이 감독이 너무 얘기를 안 한다고 오해도 했었다. 물론 나중에 오해는 풀렸지만. 어쨌건 내가 성격이 조용해서 그렇다. 그리고 배우들이 잘 해줘서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과잉일 때는 ‘조금만 눌러서 절제해서 하자.’ 라고 얘기는 한다.

지난번 박희순, 장현성을 인터뷰를 할 때, 그들은 감독님이 인터뷰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웃음)
아니다. 전혀 아니다. 난 그렇지 않다.(웃음)

대중들에겐 아직 ‘신동일’이라는 감독이 다소 낯선 이름으로 다가올 거다. 그들에게 어떤 감독으로서 인식되고 남고 싶은가.
어떤 작품이 기회가 될지는 모르지만 많은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신동일 만의 색깔이 있고, 그러면서 대중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는 감독이 되길 바라고 있다. 계속 좋은 주제를 찾으려고 노력할 거다. 정말로 이런 감독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인식될 수 있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다.

더더욱 다음 영화 <반두비>를 기대해 봐야겠다.
부디 기대가 아깝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902 )
kisemo
잘봤어요~   
2010-04-22 17:41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7 17:32
ldk209
친구 사이에도 존재하는 계급...   
2009-03-14 16:47
skdltm333
공감입니다..   
2009-02-15 00:42
iamjo
ㄱ그러내요   
2009-02-10 02:03
taijilej
잘 봤습니다~   
2008-12-21 17:22
wjswoghd
즐거이 보고갑니다.   
2008-12-09 18:49
pjs1969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 꼭 보러가야할 영화네요.

건강하세요!!! %^^% 화이팅!!!!!!!   
2008-12-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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