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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신비함 <스틸 플라워> 정하담
2016년 4월 6일 수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영화가 땅에 붙는 느낌. 이를 가리켜 사람들은 ‘사실감’이라 한다. 배우 정하담은 그 사실감을 멋지게 표현해낸다. 다른 배우들을 비출 때는 스크린 속 세상 같던 이야기들이 정하담을 비추는 순간 현실이 되어 다가온다. 그러나 스크린 밖의 정하담은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날 보는 듯 혹은 저 너머를 보는 듯한, 오묘한 눈빛들. 충무로가 왜, 이 신예배우를 주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는 초췌해 보여 몰랐는데 정말 예쁘다.
고맙다(웃음).

<스틸 플라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박석영 감독님이 <들꽃>이 끝나고 “하담아, 다음 영화를 하자. 여자아이가 탭댄스를 추면서 화면 밖으로 나가는 엔딩이야” 라며 <스틸플라워> 시나리오를 설명해 주셨다.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왠지 눈물이 났다. ‘하담’의 이야기가 정말 마음 아팠다. 그로부터 3주 후에 시나리오를 받았다. 아름답고 힘이 나는 이야기였다. <스틸 플라워>의 ‘하담’ 역을 잘 해내면, 어쩐지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틸 플라워>라는 제목이 인상 깊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
영화의 제목은 처음부터 <스틸 플라워>였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제목을 ‘철꽃’이나 ‘쇠꽃’, ‘강철꽃’으로 하면 어떨까도 상의해봤지만 마음에 와 닿지 않더라. <스틸 플라워> 역시 영어 제목이라서 크게 인상 깊진 않지만,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익숙하다(웃음).

<들꽃> 이후로 박석영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감독과의 호흡은?
사실 잘 모르겠다. <들꽃> 때와 <스틸 플라워> 때가 너무 다르다. <들꽃> 때는 감독님이 디렉션을 거의 주지 않았다. 촬영 이전에 내가 연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상의했을 뿐이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부터는 감독님과 대화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데 <스틸 플라워> 때는 박석영 감독님에게 미운 마음이 들 정도로 치열하게 부딪치며 촬영했다. 지금은 박석영 감독님과 웃으면서 마주 보고 있지만 촬영 당시에는 영화가 끝나면 감독과 다신 못 볼 줄 알았다. 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박석영 감독님은 나를 확실히 믿고 지지해준다. 내가 자유롭게, 각본의 틀에서 벗어나 연기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 감독님은 내가 기존에 있는 대사가 아니더라도 애드립을 쳐 볼 수 있도록 해 줬고, 울음을 그치는 장면에서는 조금 더 울게 내버려 뒀다. 기본적으로 내 연기에 대한 감독님의 믿음이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촬영 과정이 힘들고 감독님이 밉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항상 들었다.
차기작 <재꽃>도 함께 할 예정인가?
다른 인터뷰에서는 한다고 했는데 박석영 감독님이 이번 인터뷰에서는 같이 안 할 거라고 답했다더라.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겠다(웃음).

영화 속 주인공 이름도 ‘하담’이다. 배우의 본명이 주인공의 이름이 된 셈이다. 영화 속 ‘하담’은 몇 가지 원칙을 꿋꿋하게 지키는 인물이다. 어떻게 받아들였나?
‘하담’의 원칙은 매우 보편적인 것이다. 거짓말 하지 않고, 몸을 팔지 않으며, 일한 만큼만 받는다는 게 ‘하담’의 원칙이다. 사람들이 들었을 때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어렵지도 않고 공감되며 지지해주고 싶은 원칙이잖나. ‘하담’은 원칙을 세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강인함을 지닌 캐릭터다. 제 아무리 주변 사람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궂은 일을 겪어도 망가지지 않는 인간이다. 그런 ‘하담’이 굉장히 멋있다. 언제나 굳건하게 서 있는 느낌이잖나.

배우가 아닌 일반인 정하담으로서의 원칙은?
내게는 특별한 원칙이 없다. 영화 속 ‘하담’은 삶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서 자기를 지키기 위해 원칙을 세운 거다. 난 ‘하담’만큼 고된 상황은 아니기에 특별한 원칙을 세우진 않았다. 다만 무언가를 싫어하는 성향은 있다. 이를테면 폭력에 예민하다. 누군가에게 폭력을 쓰는 것이나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모든 폭력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편이다.

왜?
이유는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싫더라. 설사 때리지 않더라도 내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조차 싫었다. 언제, 어디서 그런 성향이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정하담과 극중 ‘하담’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하담’ 역을 연기하면서 비중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내게 있어서 ‘하담’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 처음 <스틸플라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하담’을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하담’이 어떤 아이인지 알 수가 없더라. 초반 촬영 일주일 동안 내가 연기한 ‘하담’은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도, 내가 상상한 모습도 아니었다. ‘하담’을 구체적으로 찾아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어떻게?
‘하담’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행동을 통해 ‘하담’의 욕구를 이해했다. ‘하담’은 항상 캐리어를 들고 다닌다. 그 캐리어는 ‘하담’의 집이다. ‘하담’은 무려 8년 동안이나 떠돌이 생활을 했음에도 항상 캐리어를 들고 다니면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캐리어를 정리한다. 무엇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정확히 안다. 집이 화장실, 부엌, 방으로 나뉘어 있듯, ‘하담’도 캐리어를 용도에 따라 정리해 놨다. 아마도 ‘하담’은 원룸을 원하는 게 아닐까. 일을 하면서 조그마한 원룸을 마련하고, 여기에서 씻고 먹고 자는 생활을 원할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캐리어는 ‘하담’의 집이기에 무척 소중한 물건이다. 그러다 보니 ‘하담’이 이걸 꽉 쥐고 다닐 것 같더라. 거북이 등껍질처럼 말이다. 연기를 하면서 캐리어를 너무 꽉 쥐고 다니다가 캐리어가 고장 나기도 했다.

다른 행동은 어떻게 이해했나?
사실 제일 먼저 연구한 건 ‘하담’의 걸음걸이다. 촬영 초반엔 ‘하담’의 옆모습과 뒷모습만 찍었다. 그런데도 ‘아, 이건 아니다’ 싶더라. 거리의 삶에 익숙한 사람은 특유의 걸음걸이를 갖고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발에 동상이 걸렸을 수도 있고. 그래서 발을 붕대로 싸 매거나 신발에 양말을 넣기도 했다. 그런데도 내가 상상한 ‘하담’의 걸음걸이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엔 아예 신발의 굽 높이를 다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걸음이 몸에 배도록 했다. 그러고 나니 ‘하담’다운 걸음이 나오더라. ‘하담’의 뒷모습만 일주일 넘게 찾은 셈이다. 덕분에 그 다음 장면부터는 무리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초반엔 정말 힘들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하담’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정말 고생을 많이 했겠다. 그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꼽는다면?
방 안에서 혼자 있는 장면. ‘하담’이 혼자 방 안에 있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아 몸을 움직일 수가 없더라. ‘하담’이 씻어야 한다면 며칠에 한 번 씻을까? 혼자 방 안에서 추위와 싸워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하담’의 생활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하담’의 의식의 흐름을 모두 생각해서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의식이 느껴지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하담이 방에 혼자 있는 장면을 가장 많이, 여러 번 촬영했다. 두 세 시간 정도 촬영한 것 같다.

혼자 있는 사람 특유의 공기가 배어나더라.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데 말을 하지 않는 것과 혼자 있어서 침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연기다. 나는 ‘하담’에 100% 몰입해서 연기하기보단 ‘하담’에 근접한 상태에서 연기했다. 나조차 그녀를 찾아가고 있는데 혼자 있는 공기를 표현해내려고 하니 정말 어렵더라.

앞서 ‘하담’이 원하는 게 원룸일 거라고 하지 않았나. 혼자 있는 공기가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된 것도 방에서였다. 그런데 그 방이 쓰레기 집의 단칸방이다. ‘하담’에게 쓰레기 집은 어떤 의미인가?
‘하담’이가 쓰레기 집에서 사는 건 그 집이 좋아서가 아니다. 쓰레기 집은 ‘하담’을 지켜준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그 쓰레기집은 문 뒤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어서 대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 ‘하담’조차 그 집에 힘겹게 들어가잖나. 그 말인 즉 이 쓰레기 집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아니란 것이고, 다른 사람 역시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란 의미가 된다. 쓰레기가 오히려 ‘하담’을 지켜준 거다. 박석영 감독님과 영화의 배경이 될 만한 집을 찾으러 철거촌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수많은 집들을 봤다. 금방 이사 간 것처럼 깨끗한 집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깨끗한 집은 ‘하담’이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쉽게 들어올 수 있다. 안전한 공간에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피해야 한다. 아마 ‘하담’도 빨리 돈을 벌어서 안전한 집을 사고 싶겠지.
박석영 감독은 ‘하담’에게 동정의 프레임을 씌우고 싶지 않아 대사를 절제시켰다 말했다. 고아라든지, 폭력에 희생 당했다든지, ‘하담’의 전사를 대사로 구구절절 설명해서 ‘하담’에 대한 공감의 폭을 좁히는 걸 지양하고 싶었다는 거다. 그런 ‘하담’ 캐릭터였기에 유독, 그녀가 일본어로 내뱉은 ‘이랏샤이마세’가 강렬하게 들렸다. 화난 것 같기도 하고 울분에 차서 소리 지르는 것 같기도 했다.
시나리오에도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해서 격앙된 상태로, 오버한 상태로 “이럇사이마세”를 외치라고 적혀 있었다. 나도 그런 느낌으로 연기했다. 사실 나는 그 대사를 ‘하담’이가 조금 더 이상하게 외치길 바랐다. 더 벙벙한 느낌? 그래서 박석영 감독님에게 재촬영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이럇샤이마세”라는 단어를 알고 있어서인지 그 대사를 더 이상하게 외치기는 힘들더라.

충분히 좋았다. 이 외에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하담’이 파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횟집 여자에게 얻어 맞는 대목이다. ‘하담’에게서 특유의 날 것 같은 느낌과 안쓰러운 느낌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가게 여건도 여의치 않았고 박석영 감독님도 그 장면은 한 번만 찍을 거라고 했다. 실제로 박석영 감독님은 폭력 장면은 최대한 원 테이크로, 한 번에 촬영하려고 한다. 다행히 이 장면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돼 있었다. ‘하담’은 파전집에서 일을 하게 돼 신이 난 상태였다. 일을 한 돈으로 탭댄스 슈즈도 사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횟집 여자가 나타나서는 ‘하담’이 몸을 판다는 둥 거짓말을 해서 그녀를 망치려고 한다. 여기에 대한 ‘하담’의 감정은 분노다. 횟집 여자가 자신을 괴롭히고 망가뜨리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그러지 마라’는 의사를 밝히며 선을 긋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치고 박는 장면 이전에 일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일단 하담이 일하는 데에만 집중해 마음을 비우려고 했다.

폭풍우 치는 바닷가에서 탭댄스를 추는 결말도 좋았다.
그 장면은 정말 울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담’의 마음에 폭풍우가 쳤다. 처음에는 ‘하담’이 발을 막 구르잖나. 탭 슈즈를 신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도 못한 채 마치 벽을 치는 느낌으로 발을 굴렀다. 그러다 보니 서서히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면서 탭 슈즈를 인지하고 발을 구르는 콘셉트였다. 그렇게 분노를 표출하며 똑바로 서 있는 거다. 쓰러지지 않고, 강인하게. 그런 엔딩이라 생각한다.
‘하담’이는 왜 탭댄스에 끌렸을까?
우선 탭댄스 소리를 들은 날에 ‘하담’이가 술을 마셨다. 기분 좋게 술을 얻어 마시고 집에 가던 찰나에 음악소리가 들린 거다. 평소의 ‘하담’이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겠지만 술김에 ‘하담’은 탭댄스 수업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따라해 봤다. 탭댄스를 춰 보니 재밌고 그러다 보니 좋아지고, 자꾸 궁금해지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본인은 왜 연기에 끌렸나?
처음 연기를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 연극반을 통해서였다. 전문적인 건 아니었다. 친구들과 함께 모여 5분짜리 연극을 만드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 5분짜리 공연을 하는 동안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 정말 좋았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어쩌면 내가 나중엔 배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친구들도 내가 연기를 잘한다며 추켜 세워줬다.

어떤 연극이었나?
나중에는 5분보다 긴 연극도 만들긴 했지만 대부분 어두운 느낌의 신체극(대사 없이 진행되며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극)이었다. 전문적인 연극반이 아닌 덕분에 할 수 있는 어두운 극이었다.

왜 연극영화과가 아닌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나?
아무리 나중에 배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도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는 건 너무 먼 일인 것 같았다. 그래서 평상시에 생각했던 사회과학 공부를 지속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불현듯, 이대로 있다가는 나중에도 연기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들더라. 다시 대학교를 준비해야겠다 싶어서 연기연습을 준비하는 한편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다. 그때 박석영 감독님도 만났다.
연기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막상 연기를 본격적으로 해 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이더라. 그때는 재밌기만 했다. 물론 지금도 재밌긴 하지만. 고등학생 때는 남들이 나를 주목하는 게 재밌었다면 지금은 연기가 내 삶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서 좋다. 내가 원래 남들에게 ‘나 고민 있어요’ 하면서 이런 저런 고민을 나누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사람이나 인생 자체에 대한 이해,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더라. 마음 속 응어리 같은 게 풀리기도 했다. 오히려 쌓이는 부분도 있지만(웃음). 조금 더 큰 사림이 되어 가는 느낌이다. 한 10년 정도 연기를 더 하다 보면 초인이 되지 않을까(웃음)?
단역이지만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본인이 왜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나?
<아가씨>에서도, <밀정>에서도 단역이다. 비중있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웃음). 아마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눈 여겨 본 게 아닐까? ‘굉장히 열심히 하는 구나, 잘 하진 못하지만’ 하는 느낌일 것 같다. <검은 사제들>에서도 무당 역으로 나왔는데 당시 오디션에서는 움직임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탭댄스를 췄다. 한창 <스틸 플라워>를 준비할 때였다.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일은?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지금 프랑스에 있는데 내가 정말 보고 싶다고 하더라. 프랑스에는 친구가 없다면서. 기분이 좋더라(웃음).

2016년 4월 6일 수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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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이종훈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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