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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과 비범 사이 <해어화> 천우희
2016년 4월 11일 월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엔 평범해 보였다.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 더 예쁘지도, 더 크지도, 더 늘씬한 것도 아닌 몸매. 저런 배우가 어떻게 영화 속에서 이토록 빛이 날 수가 있는 거지, 싶었다. 그런데 천우희가 입을 열고 말을 쏟아내자 반짝, 하는 빛이 보였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건 천우희의 통찰력과 실행력이다. 여배우의 입지가 좁은 영화판, 그 판에서 극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결국 강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천우희는 알고 있었다. <써니>의 본드걸, <한공주>의 한공주, <손님>의 미숙 역은 그런 그녀만이 남길 수 있는 ‘비범한’ 발자취였다. <해어화>는 천우희가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 작품으로 어떤 비범함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천우희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직접 노래를 부른 것 같던데.
4개월 정도 연습했다. 가수가 아닌지라 기본적인 발성부터 배워야 했다. 그 시대 창법의 느낌을 주기 위해 트로트 창법도 공부했고. 사실 영화에는 3곡 정도만 수록돼 있지만 그 완성곡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창작곡들이 나왔다. 그걸 모두 노래하느라 4개월 동안 일주일에 최소 사나흘은 연습했던 것 같다.

극중 캐릭터 연희의 수식어 자체가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잖나. 노래에 대한 부담감도 심했겠다(웃음).
심했지(웃음). 연희의 목소리가 윤우가 찾던 목소리이자 대중이 열광했던 목소리라는 걸 관객이 납득해야 하니까. 사실 연기에 임하기 전에는 그저 ‘연습하면 되겠지, 내 목소리가 나쁘지 않으니까 날 캐스팅했겠지’ 했다. 그런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노래실력에 대한 부담감이 정말 크더라. 그럴 때는 <해어화>의 연희 역으로 가수가 아닌 날 캐스팅한 이유가 있을 거다, 노래 실력이 아니라 연기력이 필요했던 걸 거다, 나만의 특색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박흥식 감독은 내 노래실력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오히려 감독에게 가수를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계속 묻기도 했다. 정말 많이 걱정됐다(웃음).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내가 노래하는 부분이 잘 나온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다른 사람이 노래한 줄 알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

영화 속에서 누군가의 뮤즈가 된 소감은?
글쎄. 뮤즈가 된 즐거움을 누리기도 전에 사그라 들어서(웃음). 앞으로 펼쳐질 즐거운 나날들을 기대하다 와장창 깨진 느낌이다.
<써니>의 본드에 뒤이어 <한공주>, <손님>의 미숙, <해어화>의 연희까지 고생스러운 역할을 주맡아왔다. 고생할 걸 알면서도 왜 이토록 연기에 끌리는 건가?
그러게. 왜 이렇게 연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힘들어 죽겠는데(웃음). 연기를 하다 보면 정말 즐거울 때도 있지만 비참해지거나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러나 촬영 현장에서 연기할 때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걸 느낀다. 사실 난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다. 아는 것도 많지 않고 인생 경험도 별로 없다. 어쩌면 연기는 내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모든 작품마다 각기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잖나. 각각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도, 감정도, 관계도 배운다. 이 과정을 통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 할수록 점점 연기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게 아닐까. 처음엔 그냥 재밌어서 연기를 했으나 이젠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해어화>를 통해서 배운 건?
외로움(웃음). 연희 역을 준비하면서 정말 혼란스러웠다. 어느 배우라도 그럴 테지만 연기를 하다 보면 결국 본인 스스로 짊어져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생긴다. 이런 부분을 겪는 게 참 외롭더라.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도 배웠다. 나는 항상 타협이 없는 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치로 발산해 내고자 한다. 그런데 영화는 결국 감독의 예술이잖나. 감독이 선택하는 것에 따라 영화의 방향이 바뀌고 만다. 나는 <해어화>에서 연희와 소율이 서로 천재성을 갈망하며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는 힘의 균형이 뚜렷하게 드러나길 바랐다. 그러나 감독이 추구하는 건 달랐다. 이런 부분은 내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

소율과 연희를 바꿔서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재밌었을 것 같다.

천우희가 연기하는 소율은 어떨 것 같나?
나는 소율이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 같다고 생각한다. 비록 소율은 사랑 때문에 움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천재성이나 재능을 갈망하는 인물이다. 여기에 사랑이 더해진 거니, 어쩌면 열망의 집약체라고도 볼 수 있을 거다. 영화를 조금 더 소율의 사랑이 아닌 소율의 천재성에 대한 갈망에 집중해 풀어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확실히 그 부분이 아쉬웠다. 많은 설정들을 로맨스로만 풀어나간 느낌이다.
박흥식 감독에게 말하기도 했다. 사랑을 주요 소재로 삼기 보단,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재능을 성취하고 싶은 열망을 묘사하면 어떨까, 제안하기도 했다. 소율과 연희가 마치 살리에르와 모차르트처럼 팽팽하게 대립한다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았다. 연기할 때도 두 인물의 에너지가 맞부딪치는 느낌이라서 더 재밌을 것 같았고. 특히 1940년대 자체가 흥미로운 시대잖나. 구 시대가 몰락하고 새로운 시대가 부상했던 시기였다. 그런 만큼 새로운 생각을 했던 여성들도 많았을 거다. 당시의 시대상이나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좀더 반영됐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본인은 어떤 칭찬을 받았을 때 가장 기쁘던가?
천의 얼굴이라는 말. 뭘 입히든, 어떤 색이든, 어떤 역을 맡든 천우희가 연기한다면 기대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데 천의 얼굴이란 말은 모든 배우가 바라는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칭찬은 촬영 스텝이 해 준 말이었다. 나를 처음 봤을 때는 이웃집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 같았는데 영화 안에서는 반짝반짝 빛난다더라. 내가 듣고 싶은 말 중 하나가 평범과 비범을 오간다는 말이다. 평범한 듯 하지만 존재감이 뚜렷한 배우라는 말이 아닌가. 동고동락을 함께 한 스텝이 해 준 칭찬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해어화>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이후 처음으로 선택한 시나리오다. 시나리오에서 받은 첫인상을 믿는 편이라 했는데 <해어화>의 첫인상은 어땠나?
<해어화> 출연 제의를 받은 게 아마 2015년 1월 즈음이었을 거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려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타인의 시선에 떠밀려 영화에 출연하고 싶진 않았다. 내 심지가 굳어진 상태에서 천천히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는데 <해어화>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난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내 감을 믿는다. 그런데 <해어화>는 선뜻 출연한다고 말하기가 왠지 어렵더라. 그래서 한 번 거절했다. 소속사에도 <해어화>에 출연할 자신이 없다고, 좀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나를 설득했다. 그 동안 센 역할을 맡아 왔으니 관객에게 천우희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거였다. 무게감을 덜어낸 천우희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새로운 걸 시도해 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해어화>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

왜 출연을 망설였나?
주위의 시선에 떠밀려 작품을 너무 재거나 빨리 선택하고 싶진 않았다. 내게 집중된 시선도 부담스러웠고. 뿐만 아니라 노래도 해야 하니까 망설여지더라.

부담감이 심했나 보다.
연기를 잘 할 거야, 하는 기대도 있을 테고 어디 네가 얼마나 잘 하는지 보자, 하는 높은 기대치도 있을 테니까. 그런 냉정한 평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거든.
그렇다면 <해어화>를 선택한 이유는 결국 이미지 변신을 위한 거라 봐도 되지 않나. 센 역할만 맡는 배우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느껴진다.
정작 나보다 주변에서 더 걱정하더라. 더 센 역할만 들어오면 어떡하느냐면서. 사실 누군가에게서 “<써니> 이후로 난 쟤가 맡는 게 다 싸이코 같아”라는 말도 들었다. 센 역할이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단 걸 깨달았다. 그런데 이걸 걱정해서 움츠리다 보면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진다.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된다. 난 센 역할을 맡는 게 두렵지 않다. 시대는 항상 변한다. 난 새로운 시대를 대변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술 자체가 새로움을 선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른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다고 무조건 튀고 싶다는 건 아니다. 나만의 색깔을 갖고 싶다는 거다. 여배우는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한 역할의 장단점은 뭔가?
강한 역할을 맡는 게 쉽지는 않다. 가볍고 밝은 연기가 쉽다는 건 아니다. 다만 강한 역할일수록 극에 임팩트를 주거나 이야기 흐름의 열쇠를 쥐고 있지 않나. 막중한 임무를 맡는 느낌이다. 하지만 난 왜 이렇게 힘이 들지, 점점 역경의 아이콘이 되어 가는 것 같다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럼 내가 어디까지 강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자, 그런 영화들을 내가 다 깨뜨려 보자, 싶더라. 과감해진 거다. 사실 영화판에서 여배우의 입지가 크지 않다. 작품 안에서도 여배우의 비중은 작다. 그러나 강한 역할은 남자 배우들 못지 않게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극을 장악할 수 있다. 그런 역할을 내가 한 번 해 보지 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예전에는 그저 재밌어 보이는 역할을 맡다 보니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거라면 이젠 여러 장르를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은 욕심으로 연기를 한다. 그렇지만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도 싶다.

<해어화>의 연희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맑고 고운 목소리와 의상(웃음)? 나의 이전 작품들과 외적으로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단벌옷을 입고 노메이크업 상태로 연기 했잖나. 이번에는 다양한 옷을 입으며 예쁘게 나온다. 고운 한복도 입고 유행가 가수로 나오면서 양장도 입는다. 그런 양장은 처음 입어 봤다(웃음). 천우희에게 저런 노래 실력이 있었구나, 천우희도 예쁘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웃음). 어찌 보면 내 장기자랑 같기도 하고. 눈과 귀가 즐거운 모습이지 않을까(웃음)

아쉬운 부분은?
연희의 고뇌나 감정선이 좀더 구체적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말한 것처럼 연희의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되지 않았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시나리오에 생략돼 있는 연희의 감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고민했다. 특정한 감정을 의도적으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도 인물이 느끼는 고민을 한 채로 배역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배역의 감정이 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느꼈느냐, 캐릭터가 이렇게 행동하는 원인을 내가 알고 있느냐가 외면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내면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표정이나 몸짓이 자연스레 변한다. 연기에 캐릭터의 심리가 자연스레 녹아드는 거다.

예를 들면?
연희와 소율, 윤우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연희 반응이 고민됐다. 극의 시작 부분인 데다 이때 연희가 윤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극의 결말이 달라질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연희가 윤우를 소율의 친구로만 받아들일 때와 연희와 윤우를 연인으로 볼 때와는 결말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잖나. 그런데 이 부분을 나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 그래서 고민을 안은 채, 기로에 선 채로 연기했다. 연희의 첫 반응을 중간 지점에 놓은 채로 출발한 거다.
연희를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연희의 연민과 강단, 올곧음이 보이길 바랐다. 연희는 초반에는 수동적인 인물이다가 윤우를 만나고 본인만의 노래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능동적인 인물로 변해간다. 그러다 결말에서 능동성의 정점을 찍는다. 비록 총에 맞아 죽긴 하지만 이 역시 본인의 선택에 대한 결과다. 소율의 말을 듣고 집에 있을 수도 있고 군인의 지시에 따라 멈춰 서서 죽음을 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연희는 움직이면 쏜다는 군인들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뒤돌아서 달려갔다. 본인의 인생을 본인이 선택한 거다. 나는 연희가 그러한 기개나 강단이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연희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 소율의 연인을 뺏어갔다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기도 하다. 관객들이 연희를 미워하지 않고 안쓰럽게 여길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게 관건이었을 것 같다.
그렇다. 연희의 감정이 생략돼 있어서 오해를 살 여지가 있었다. 친구의 남자를 연희가 가로챈 것처럼 보이면 어떡하나, 고민이 됐다. 그래서 최대한 연희에게도 이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혼란스러웠다. 어떨 때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고스란히 안은 채 연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 사람 다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다. 각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연희도 마찬가지고.

실제 본인이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
난 거부했을 것 같다. 둘도 없는 친구잖나. 같이 쌓아 온 세월도 있고. 설사 그런 끌림을 느낄지라도 그냥 포기할 거다.

기자간담회에서 연희의 겁탈신에 대해 <한공주>가 겹쳐 보이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다던데.
그 장면에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정말 어쩔 수 없이 <한공주>가 연상될 것 같더라. 완전히 다른 영화고 겁탈 당하는 장면이 주가 아님에도 <한공주>에서 나를 본 사람이라면 무의식적인 연상반응이 일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박흥식 감독에게 겁탈신의 콘티를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한공주>를 찍을 때의 느낌이 있잖나. 혹시라도 액션이나 구도가 겹칠까봐 감독과 상의하며 주의했다. 이 장면을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고민한 건 아니다. 연희가 우발적으로 살인하는 것인데다가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니까.
예전 인터뷰에서 “초반에 성공했더라면 연기의 깊이가 지금보다 얄팍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천우희를 만든 고생은 뭔가?
고생이라기보다 속도를 말한 거다(웃음). 배우들마다 본인들의 속도가 있잖나. 내가 만일 한 번에 스타덤에 올랐다면 지금 내게 소중한 것들을 몰랐을 것 같더라. 나 혼자서 연기하고 오디션을 보러 갔던 시간들이 있었던 덕에 지금 감사할 줄도 알고 스텝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조금 더 늦게 주목을 받았다면 배우로서 지칠 수도 있었다.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내 속도에 맞춰서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힘든 내면이 연기에 묻어난다는 건 아니다(웃음). 주위에서도 넌 인생을 어떻게 살았길래 이런 역할들을 하느냐고 말하는데 나 정말 곱게 자랐거든(웃음). 내가 말하는 건 감사함이나 소중함, 인간관계나 연기에 임하는 자세 같은 거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건?
항상 열려 있다. 아직 해 보지 못한 도전들이 정말 많다. 그게 새로운 미디어에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장르의 배역을 맡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선 다양한 걸 시도해 보고 싶다. 또한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잖나. 그렇기에 선택의 폭을 제한하지 않고 열어두는 부분도 있다.

도전을 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은 뭔가?
평상시에 기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내가 평소에는 정말 기운이 없다. 전화하는 목소리도 힘이 없어서 지인들이 매번 아프냐고, 자냐고 묻곤 한다. 덕분에 연기할 때 힘을 분출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웃음). 비축해뒀던 에너지를 쏟아내는 거지.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일은?
내가 기다리던 주방용품이 배송됐을 때(웃음)? 사실 항상 즐겁다. 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감사한 걸 절대 잊지 않으려 한다. 비록 정말 하는 일 없이, 얻는 것도 없이 하루를 보낼지라도 내 처지에 감사하려고 한다. “내 신체 건강하고, 부모님도 계시고, 집도 있고, 나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는데 얼마나 행복해?” 하면서. 아, 최근에는 클라이밍을 배웠다. 재밌더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이 하나하나 모여 나를 이루는 것 같다.

2016년 4월 11일 월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imovist.com)
사진_김재윤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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