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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화의 직관은 다양한 평가 앞에 서있다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2016년 11월 22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아무리 감독의 손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라도 관객에게 공개되는 순간부터는 본래의 연출 의도와 전혀 다른 해석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 엄태화 감독 역시 <가려진 시간>으로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듯하다. 직관적으로 이야기의 재미와 긴장감을 좇아가며 만들었다는 이번 작품은 <숲>(2012) <잉투기>(2013) 등 독립영화를 주로 연출해 온 그의 첫 번째 상업 영화다. 전반적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상업 영화 연출가로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일각에서는 ‘소아성애’를 은유 한다는 도발적인 프레임도 제기되는 중이다. 그의 직관은 대중의 다양한 평가 앞에 서있다.

전작 <잉투기>에서 ‘잉여로운 청년’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반면, <가려진 시간>은 철저히 상상에 기반한 판타지물이다.
어릴 때부터 <터미네이터>나 <백 투더 퓨처>같은 영화를 좋아해서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흥미가 많은 편이다. 한번쯤 멈춰진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렇게 영화의 큰 소재를 정하고 나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생각하며 이런 저런 이미지를 찾아보던 중에, 한 남자와 소녀가 손을 잡고 큰 파도가 치는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이 들더라. 저 둘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하고 상상해나가기 시작하니까 ‘성민’와 ‘수린’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 졌다. 거기에 남자만 나이를 먹고, 여자는 그대로 있는다는 설정을 더했다. 사실상 모든 것들은 직관적으로(웃음), 내가 생각하기에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와 설정으로 골라진 셈이다.

히와타리 사키의 만화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떠오른다는 의견이 있다. 주인공 ‘앨리스’가 전생을 각성하기 시작하면서 고독한 시간을 감내해내는 정서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나의 지구를 지켜줘’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만화다. 좋아하는 만화를 한 편만 고르라면 그걸 고를 정도다. 그러다 보니 어느정도는 그 만화의 정서가 반영됐을 거라고 본다. 또 시간을 다룬 작품 중에는 타무라 유미의 ‘세븐 시즈’도 좋아한다. 극 중 시간이 멈춘 백화점에서 아이들이 보는 만화책이 바로 그 책이다.(웃음)
이번 영화는 두 주인공 사이의 ‘믿음’을 다룬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사실 ‘믿음’이라는 테마를 처음부터 떠올린 건 아니다. 어느정도 영화의 틀을 설계해 놓고 나서 내가 무슨 얘길 하고 싶었던 걸까? 하고 생각해 봤더니 ‘믿음’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그런 테마가 <가려진 시간>이 갖추고 있는 전반적인 이야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 상당히 힘든 시대고, 오히려 불신이 더 익숙할 때도 있으니 관객들이 공감할 지점도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갔다.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전부 오디션을 치렀다. 기준은 딱 한가지, 학원에서 배운 연기를 안 하는 친구들이어야 했다. 어른 흉내를 내는 연기를 하는 친구들은 제외했다. 물론 ‘성민’과 ‘태식’역은 커서 각각 강동원, 엄태구의 되는 역할이니까 그들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친구를 찾았다. ‘성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 이효제는 뽑아놓고 보니 <검은사제들>(2015)에서도 강동원의 아역이었다고 하더라. 그 얘길 듣고 보니 더 잘 뽑은 것 같았다.(웃음)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텐데.
아이들이 현장에서 경직된 상태로 연기하는 건 곤란하니까, 고민 끝에 일단 서로 친해지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나, 연기 선생님이 매일같이 모였다. 대본을 읽는 날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피자 먹으면서 마냥 놀기도 하고, 같이 영화도 봤다. 그런 분위기가 현장으로 쭉 이어질 수 있게끔 유도하려던 거였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촬영장에서도 신나게 놀았고(웃음) 나는 그걸 찍기만 하면 됐다. 다들 초등학교 5, 6학년쯤 되니 내 말을 알아듣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 외에는 딱히 어려운 점이 없었다.

극중 아이들의 말투나 행동이 너무 아저씨들 같다는 의견도 있다.(웃음)
근데, 요즘 애들 진짜 그런 말투 쓰던데.(웃음) 내가 어릴 때 봤던 작품들에서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지점이 있는데, 내 나이 또래 친구들이 너무 인위적으로 묘사된다는 거였다. 특히 고등학생쯤 되는 친구들을 다룬 작품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그냥 어른들의 시각으로 본 가짜 이미지 같은데, 또 사람들이 그런 걸 보면서 좋아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 적이 많다.(웃음) 그래서 아이들을 정식으로 캐스팅 하기 이전에 먼저 만나서 요즘 유행하는 쓰는 말투가 뭔지 많이 배워 뒀다. 가짜처럼 보이긴 싫었다. 물론 실제로 아이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미 어른이 돼 버렸기 때문에.(웃음)
어른이 된 ‘성민’역할에는 강동원을 캐스팅 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가려진 시간>은 성인 남자와 소녀의 이야기다. 특히 성인 남자는 소년의 느낌을 줘야 했다. 두 인물의 사이에서 어떤 불편함이나 위화감이 느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앞서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만화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장르로 치면 판타지 순정만화다. 그런 작품의 정서를 밑바탕에 깔고 만들었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가장 먼저 떠오를 만한 배우가 강동원이기도 했고.(웃음) 또 <검사외전>(2015) <검은 사제들>(2015)로 보여준 그의 흥행성도 한 몫 했다. 그런데 본인이 본인 입으로 이런 얘길 다 하더라.(웃음)

언제 그런 얘길 하던가.
내가 ‘성민’ 역할을 제안했을 때 강동원은 <검사외전> 촬영 차 부산에 있었다. 그를 만나서 왜 이 작품을 당신이 하면 좋겠는지 설득하러 내려갔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서는 줄곧 그의 얘기를 듣기만 하다가 왔다. 자기가 먼저 <가려진 시간>이라는 영화에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왜 필요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는 어떤 점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를 쭉 읊더라. 그게 내가 하려던 말인데, 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웃음) 배우가 스스로 자기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진 객관적인 태도로 스스로를 판단하는 게 좀 재미있기도 했고.(웃음) 내가 신예 감독이니 본인을 어려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배려 차원에서 먼저 이야기를 터 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단번에 합류를 결정짓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들어 보니 심정적으로는 이미 그때 결정했다고 하더라.

캐스팅을 끝낸 것 만으로도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정말 그랬다. 그날 강동원 배우와 쇼박스 팀장, 제작사 대표와 함께 축배를 들었다. 이 영화가 절반은 왔구나 하면서.(웃음) 그때 강동원 배우랑 술을 먹고 있다는 생각에 어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은 신기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웃음)

전반적으로 작품과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호평이 많은데, 반면에 그런 캐스팅을 제외하면 소아성애 느낌만 남는다는 가혹한 평가도 있다.
소아성애적이라는 평가는 내 연출 의도와는 너무나 다르게 영화를 본 것이라, 사실 당황스럽다. 물론 성인 남성과 소녀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그런 편견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건 미리 알고 있었다. 때문에 행여라도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애를 쓴 부분이 많다. 순수한 소년 같은 이미지를 가진 강동원을 캐스팅한 것도 그런 이유다.
소아성애적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왜 나온 이야기인지는 알 것 같다.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가 사실은 소녀를 유괴한 범죄자의 시점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으니까.
그런 지점은 내가 의도한 거다. 다만 소아성애자 유괴범의 시점을 따라가는 이야기처럼 혼동하도록 의도했다는 게 아니라, 관객이 ‘수린’이라는 아이가 망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도록 긴장감을 유지하고 싶었던 거다. 영화 후반부는 큰 사건이 없어서 늘어지는 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장치를 활용하면 적당한 긴장감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린’을 의심하는 주변의 아줌마, 아저씨들도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의심하기 시작하면 관객들도 ‘혹시?’하게 될 테니까.

내 연출 의도는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을 수도 있을 텐데.(웃음)
분명 ‘아 저런 해석은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한데(웃음) 그렇게까지 나서고 싶지는 않다. 판단은 보는 사람의 자유다. 내 입으로 구구절절 연출 의도를 말 하는 건 내키지 않는다. 사실 영화를 어떤 프레임 속에 집어 넣고 바라보는 것 자체가 상당히 피로하고 힘들어서 이런 판타지 영화를 만든 측면도 있는데, 이 영화 역시 어떤 프레임 속에 들어가게 돼 버린 게 좀 슬프다고 해야 할까. 그런 마음은 든다. 다행히 내가 타인의 말에 많이 흔들리는 편이 아니고, 또 이미 영화는 내 손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관객이 영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기 시작할 때 소위 영화가 ‘의미 있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고 본다.
맞다. 내가 의도한대로 본 관객들이 나를 대신해서 표현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출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주안점을 둔 다른 부분들이 있다면.
음.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눈빛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났을 때라든가, ‘수린’이가 처음 하늘을 바라 볼 때라든가. 그 장면들을 잘 담아내려고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아마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를 알고 싶을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니까 그랬던 게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이 얘길 하기 위해선 눈빛이 중요해! 라고 미리부터 결정하고 찍은 건 아니다. 당시에는 ‘그냥’ 눈이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당신이 왜 그게 중요하냐고 물어보니까 그제서야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웃음)

연출자로서 그저 자기 직관을 믿고 선택한 영화적 요소들이 있을 텐데,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자꾸 ‘왜?’를 물으니 곤란할 것 같기도 하다.(웃음)
상대방이 생각지 못한 질문을 할 때마다 내 스스로 변명을 하게 되는 느낌이다.(웃음) 근데 가끔은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는 경우도 생기더라. 예를 들면, 이번 작품에서 진짜 어른이 되는 게 언제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나는 정확히 15년이 지나면 어른이 돼서 멈춘 시간이 풀린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고 했는데, 어떤 분께서는 주변 친구들이 다 죽고 완전히 혼자가 됐을 때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된 것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멈춘 시간이 풀린 줄 알았다고. 듣고 보니 그런 말도 맞는 것 같았다. 내 의도와는 달리,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전혀 다른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 때는 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손을 거쳐서 나온 작품인데도 관객과 만나는 순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 매일, 매번 그런 일들이 생긴다. 싫지만은 않다. 물론 싫을 때도 있다.(웃음)

이번 작품은 당신의 첫 상업영화이기도 하다. 그간의 작업 환경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 독립영화를 할 때는 좀 더 신경 쓸 것들이 많았다. 워낙 저예산 촬영이다 보니 늘 인건비가 부족하고, 그러면 스탭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일 한다고 온 분들께도 보통 ‘한 번만 도와달라’는 식으로 부탁을 해야 될 때가 많았다. 그런 게 연출자로서 큰 부담이었다. 줄 수 있는 돈은 적은데 뭔가를 요구해야 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된 상업영화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편해졌다. 물론 동시에 심리적 부담도 생겼고, 예상치 못한 일들도 생기더라.
예를 들면.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 생각했던 대로 최종 편집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생기더라. 예를 들어서 ‘수린’이 처음으로 어른이 된 ‘성민’과 만나게 되는 부분은 애초에 굉장히 공포스러운 장면이었다. 스릴러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성민’역할에 강동원이라는 잘 알려진 캐스팅 되고, 그가 연기한 장면이 예고편으로 나가버렸다. 관객 입장에서는 이미 영화가 어떤 시점에 접어들면 그 장면이 펼쳐진다는 걸 알고, 아는 걸 넘어서 기대하면서 극장을 찾아 온 상황이 돼 버리는 거다. 그래서 음악 사용도 바뀌고, 여러모로 내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멈춘 세계도 내 딴엔 되게 놀라운 장면으로 기획한 건데 관객에게는 기다렸던 장면처럼 느껴지고.(웃음) 다음부터는 시나리오를 쓸 때 상업영화의 틀에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작업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강동원과 작품을 같이 했지만 <기담>(2007) 연출부로 일 할 때부터 <숲>(2012)같은 독립영화를 연출할 때까지 늘 동생 엄태구와 호흡을 맞췄다.
동생과 작품을 하는 건 정말 편한 일이다.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 없으니까 그 시간을 아껴서 촬영하는 데 쓸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출자와 배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어느정도 비슷한 데가 있어서, 강동원 배우와 작업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배우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물론 그 말이 다 맞아서 그러는 건 아니고, 배우가 현장에서 편한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해서 그렇다. 최대한 귀 기울여 듣고 작품에 반영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건 나한테도 일정부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나와 배우의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일단 각자 원하는 대로 다 찍어 두면 결국 내가 편집할 때에는 그 상황에 더 잘 어울리는 장면이 뭔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난다.(웃음)

이번 작품에서도 엄태구가 어른 ‘태식’역으로 등장한다. 미리 캐스팅하기로 정해 뒀던 건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작품에서 항상 주연 배우를 먼저 캐스팅 한 뒤에 나머지 배우도 섭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당시에 엄태구는 <밀정>에 캐스팅 돼있던 상태라서 수염도 못 자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밀정>을 촬영하면서 동시에 우리 작품을 찍게 되긴 했지만.(웃음)

24분짜리 단편 <유숙자>(2010)를 찍을 때는 기존 배우가 출연을 거절해서 급하게 엄태구를 투입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웃음)
일단 영화 자체가 노숙자가 남의 집에 숨어 산다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이 사람이 자기가 남의 집에 숨어있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온 몸의 털을 다 깎는다는 설정을 넣게 되더라.(웃음) 삭발에 전신 노출까지 들어간다고 하니까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배우가 그건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럼 누가 하지? 마침 동생이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네?(웃음) <퐁네프의 연인들>(1991)의 드니 라방 같은(하하하) 역할을 해보자고 말을 했다. 하겠다고 하더라.
마치 류승완 감독이 류승범에게 ‘집에서 놀고 있는 양아치’라고 표현했던 것 같은 느낌이다.(웃음)
맞다. 딱 그거다. 그 때가 2009년 쯤인데, 둘다 한참 놀 때다.(웃음)

그 후에 엄태구 배우는 <밀정>으로 상당히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당신도 <가려진 시간> 홍보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소소하게 즐거운 순간들이 있다면.
영화에 대한 반응을 찾아보는 일이다. 감독은 영화라는 수단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이니까 나쁜 평을 보면 속상하기도 하고, 칭찬해주면 기분도 좋아지고 그렇다. 그럴 때는 또 빨리 다음 작품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아, 다음 작품 뭐 쓸지 고민 할 때! 그때가 소소하게 재미있다. 영화를 만드는 건 분명 내 적성 안에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홍보기간은 너무 힘들다.(웃음) 계속해서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 하고, 사진 찍고.

자,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 더 해도 좋다.
아니! 이미 속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웃음)

2016년 11월 22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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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김재윤 실장(Z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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