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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미용, 의료기술 중국도 뛰어나, 중요한 건 치료 만족도” 노영우 원장
2018년 6월 1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자신만의 삶 그 자체의 인문학을 들려줄, 시대의 100인을 만나다”

외연을 확장한다. 영화배우와 감독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인터뷰에서 보다 분야를 넓혀 피플 리스트를 채워 나갈 예정이다. 남다른 소신과 철학으로 우뚝 선 존재감의 이들은, 현실에 발을 붙인 흥미진진한 영화적 캐릭터에 다름 아니다. 영화 같은 자신만의 삶! 그 자체의 인문학을 들려줄 우리 시대 100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ㅡ편집자 주

2004년 충청남도 공주에서 오라클피부과 개원, 대전과 경기 거쳐 서울 진출
과열경쟁 한국시장 벗어나 2010년 중국 대련점 ‘첫 삽’, 전 세계 70개 지점 보유
회계 불투명하고 계약 내용 바꾸는 중국서 초반 고생 심했지만 자리 잡아
사내 인트라넷, 차트 프로그램, 수술 장비와 소모품까지 파는 ‘시스템 수출’로 승부
한국 미용의료 기술력 1위지만 중국도 만만치 않아, 성패 가르는 건 치료 만족도
의료 규제 심한 국내 분위기는 늘 아쉬운 부분, 정부 정책 변화했으면


충청남도 공주에서 오라클피부과를 처음 개원하고 대전, 서울로 차례로 세를 넓혔다. 지금은 중국, 홍콩, 베트남 등지로 진출해 70개 지점을 보유 중이다. 꽤 공격적인 확장이다.
한국 미용 업계는 과도한 경쟁을 지속해 왔다. 평균적으로 전체 의사 중 미용 쪽에 해당하는 인력이 3%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0%에 달한다. 시장이 과열돼 있는 만큼 부작용이 있고, 국내 경기도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으니 기업이 해외로 진출한다. 오라클도 마찬가지였다.

의료기술뿐만 아니라 인트라넷과 차트 프로그램 등 병원 운영에 필요한 여러 플랫폼을 함께 수출한다고 들었다. 이른바 ‘시스템 수출’이다.
그렇게 하는 게 상대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우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자료를 보관하고 매출 관리, 수술 및 휴무 일정 관리 등 병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를 통해 수술에 필요한 장비 중 일부를 OEM 방식으로 직접 제조하고 있다. 자체 보유한 포털 사이트에서 각종 소모품도 판매한다. 새롭게 개원하는 사람에게 인트라넷과 차트 프로그램은 물론 장비, 소모품 등을 한번에 마련해줄 수 있으니 다른 병원에 비해 우리가 해외 진출에 유리한 면이 있다.

중국에 가장 많은 지점을 두고 있다. 법과 문화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보니 진출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듯하다.
2010년 중국에 첫 지점을 내고 이후 3년간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쪽 회계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우리가 투자를 했음에도 파트너에게 병원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다섯 번 정도 된다.

마음고생이 심했겠다.
한국은 일단 계약을 하면 정해진 동안 그 내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은 계약을 해도 상황에 따라 그 내용을 협상하고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우리와 가장 큰 차이다. 그런 경우를 몇 번 경험하다 보면 힘에 부쳐 결국 철수하는 업체도 많다. 물론 최근에는 중국도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가능하면 한 번 한 계약은 지키는 쪽으로 하려고 하더라.

상황이 바뀌었으니 계약을 다시 하자… 어찌 보면 그게 합리적인 걸지도 모르겠다.(웃음)
하지만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합리적이지 않게 느껴지지.(웃음) 어느 만화에서인가 이런 내용을 본 적 있다. 한국인이 물에 빠진 중국인을 구해줬더니 목숨을 건진 중국인이 원래 약속한 돈의 1/10밖에 주지 않겠다는 거다. 한국이 부당하다고 말하면 또 다른 중국인 친구가 와서 이렇게 조언해준다. “그럴 땐 협상을 다시 해서 처음 얘기한 돈의 일부를 받는 거야”라고 말이다.(웃음)

중국, 확실히 초기 자본력 없이는 자리 잡기 쉽지 않은 시장이다.
그래도 막상 사업을 하면서 작정하고 사기를 치려는 사람 많지 않다고 느꼈다. 중국도 병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자본력은 뛰어나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잘 알지 못하는 업체가 병원을 차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 전 세계 미용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평가 받는 한국 병원과 합류하면 서로가 윈윈이다.

흔히들 한국의 미용 및 성형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특히 어떤 분야에서 그렇다고 보는가.
레이저, 보톡스, 필러, 윤곽 수술, 쌍꺼풀과 코, 가슴 성형까지 전체적인 분야에서 다 그렇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수준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중국의 주요 병원은 한국 의료진의 실력보다 자신들의 실력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실력이라는 게 결국 개개인 의사 수준에 달린 거라, 케이스(경험)가 많으면 시술 및 수술을 잘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인구가 많으니 케이스도 많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소수 의사는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을 거로 본다.

기술력과 자본력,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둘 다에서 중국에 밀리는 형국인데… 앞으로 한국 미용 업계의 생존법은 무엇인가.
서울에 편의점 하나 더 생겼다고 해서 다른 편의점이 장사 안되는 건 아니니까.(웃음) 수요는 언제나 있다. 서비스 품질이 좋으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예컨대 이 업계에서 서비스 품질이란.
치료받은 사람의 만족도이겠지.

만족도란 상당히 주관적인 것 아닌가.
그래서 수술 전에 결과가 어느 정도까지 보장될 수 있다는 설명을 충분히 해야 한다.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할 수 있겠다.
(한참 고민하다가) 나름대로 치료법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치료법을 다양하게 접해보고 자기도 시도해보면서 좀 더 간단한 방법이 있으면 그걸 써야 한다. 잘못된 방법은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치료법도 있다. 그런 점을 고민한다면 의사로서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는다면.
한국 의료 분야는 전 세계에서 규제가 가장 심한 편이다. 영리병원이 불가능하고 상장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한국 경제성장률은 매년 2~3%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처럼 장기 불황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의료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중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하려고 한다. 특히 베트남 경제 성장률은 8~10%에 달한다. 뭘 해도 호황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추세로 가다 보면 한국 시장은 공동화될 수도 있다. 국가 입장에서는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른 나라는 자국 기업을 국내로 모이게 하려고 판을 벌이는데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권장한다. 축구만 봐도 홈그라운드에서 하는 경기와 타국에서 하는 경기의 느낌부터 다른데 말이다.

앞으로 당신의 목표는.
한국에서는 오라클피부과가 동종업계 중 가장 규모 큰 병원이 됐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그리 큰 규모는 아니라고 본다. 이제 시작 단계다. 긍정적인 건, 대부분 병원이 중국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2~3년이 걸리는데 우리는 6개월 만에 넘기고 있다는 거다. 지속해서 사업을 확장해서 앞으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최근 소소하게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한참 고민하다가) 쉬는 날도 주로 사업 구상을 한다. 행복한 순간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음. 가끔 동호회에서 배드민턴을 한다. 주로 지기는 하는데(웃음) 그때가

2018년 6월 1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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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_ 오라클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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