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포한 살인자 '태호'로 변신을 꾀하다 <목격자> 곽시양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곽시양이 달라졌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 예능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달리 아파트 한복판에서 살인을 목격한 남자와 그를 위협하는 살인자의 대립을 그린 <목격자>에서 구체불능 악인, 무자비한 살인자 ‘태호’로 변신했다. 극히 제한된 대사와 인물에 관한 전사 없이 표정과 행동만으로 흉포함을 내뿜는 살인자 ‘태호’는 악역을 하고 싶던 차에 찾아온 반가운 역할로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가슴이 두근두근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캐릭터에 공감할만한 요소가 전무했기에 초반 감정을 잡아나가는데 힘들었다는 배우 곽시양. 감독님과 선배들의 조언과 도움으로 차차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한다. 무엇보다 함께 한 장면은 없었지만, 같이 참여했던 영화 <굿바이 싱글>로 왠지 친숙한 선배 이성민이 상대역 ‘상훈’이었기에 편안히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비록 선배로부터 ‘아기’라며 세심한 챙김을 받았지만, 마음은 상남자이고 싶은 배우 곽시양. 한창 연기하는 맛에 빠져있는 요즘이다.

여름 개봉을 준비하던 한국 영화 4편, 이른바 빅4(<인랑>,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 중 마지막 주자이다. 경쟁작들이 정말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대진표, 이렇게 표현하겠다, 를 받았을 때 걱정했었다. 대작들 사이 상대적으로 우리 영화가 작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 완성본을 보고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무섭기도 하고 긴장감 넘쳐서 입소문 타면 잘될 것 같다.

완성본을 본 소감은. 촬영할 때와 느낌이 달랐을 것 같다.
지루한 부분 없이 재미있게 봤다. 스릴러답게 긴장감 있고 쫄깃해서 만족했다.

이번 <목격자>의 살인범 ‘태호’(곽시양)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그전 짧게 참여한 영화 작품과 드라마와는 또 다른 경험이었을 거다.
함께한 선배님들은 물론 스태프들과 오랜 시간 같이 작업하다 보니 전우애가 생기고 나중에는 서로 애틋해졌었다. 다른 현장에서 또 만나겠지만, 두고두고 생각나고 고마울 것 같다. 처음에 대선배님들과 같이 하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누를 끼치면 안되니 말이다. 다행히 여러 선배님과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태호’(곽시양)는 무자비한 살인범이다. 시나리오를 본 첫 느낌은.
제대로 된 악역을 하고 싶던 차에 <목격자> 시나리오를 받았다. 처음 보고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조규장 감독님이 기분 좋게 합류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우리나라 국민의 60% 정도가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들었다. 만약 아파트에서 살인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초자연적인 혹은 초현실적인 판타지가 아니라 정말 내 주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포라서 좋았다. 또, 영화가 지닌 메시지에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거로 생각했다.

악역을 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그전에 맡았던 역할이 다소 달달하고 순정남 비슷한 인물들이었기에 새롭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번 ‘태호’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역할이기에 욕심났었다.
극 중 ‘태호’(곽시양)의 대사가 거의 없어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겠다.
맞다, 대사가 있으면 말로 풀어 나가면 되는데, 알다시피 ‘태호’는 대사가 없어도 너무 없다.(웃음) 서브텍스트를 표현하기 위해 손동작과 손 떨림, 눈빛 등등 관련하여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고, 그렇게 디테일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태호’(곽시양)가 대사만 적은 게 아니라, 그의 전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태호’의 감정을 어떻게 잡아갔는지.
공감할 부분이 전혀 없어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이후 굉장히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 시행하고, 영리하게 자신의 족적을 남기지 않은 거로 알려진 한 연쇄 살인마의 자료를 참고했다. 그는 경찰에 잡히지 않기 위해 체력 관리를 철저히 할 정도였고, 결국 살인하지 않는다면 살 이유가 없다면서 자살했다고 하더라. 사실 그를 언급하는 게 피해 유가족이 있기에 조심스럽다.

‘태호’(곽시양)를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극 중 ‘태호’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거리낌 없이 아파트 내·외부를 활보할 만큼 기고만장했던 그가 자신이 우습게 여겼던 인물 ‘상훈’(이성민)에게 당하게 된다. 그가 느꼈을 당혹감과 극 중 직접 드러나진 않아도 그가 지닌 포악성 등 여러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

‘태호’를 연기하기 위해 13kg이나 몸을 불린 거로 알고 있다. 지금은 다시 빠진 건가. 극 중 모습과 상당히 달라 보인다.(웃음)
평소 나와 다르게 보였다면 성공한 거다!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에서 살인하는 거니 ‘태호’가 등장할 때 무섭고 위압감이 느껴졌으면 해서 몸집을 불렸다. 대사가 없으니 존재감만이라도.(웃음)

평소 역할에 몰입 후 쉽게 잘 빠져나오는 편인가. ‘태호’같은 역을 만나면 연기가 힘든 건 물론이고 정신 건강에도 해로울 것 같다. (웃음)
촬영하면서 우울하고 때때로 외롭기도 했었다. 신기한 게 그럴 때마다 성민 선배가 인형 뽑기 하듯 내 우울한 감정을 쏙쏙 뽑아내 주시더라. 서로 좋아하는 취미 등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었다. 그간 작업하며 겪었던 경험담을 듣는 게 신기하면서 재미있었고 한편으로 나 역시 도움 되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목격자>는 ‘태호’(곽시양)와 ‘상훈’(이성민)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대립이 주 포인트인 만큼 상대역이 중요할 텐데, ‘상훈’역의 이성민 배우와 호흡은.
성민 선배가 먼저 캐스팅된 상태였고, 선배가 ‘시양’이라면 오케이라고 말씀했다고 들었다. 다른 배우가 아닌 성민 선배와 같이 할 수 있는 게 나는 정말 좋았다. 선배와 예전에 <굿바이 싱글>(연출 김태곤, 2016)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비록 직접 부딪히는 장면이 없다 보니 촬영하며 만나진 못했지만, 뭐랄까 마음 편하고 의지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렇잖아도 이성민 배우가 간담회 등에서 ‘우리 아기 추운 날 많이 떨었다’며 살뜰히 챙겨주는 것 같더라. (웃음)
음, 내가 ‘아기’ 소릴 듣기엔 좀 나이가 있지만....(웃음) 촬영 중 내가 다칠까 봐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마지막 신 촬영하면서 발을 다쳐 며칠을 절뚝이며 다녔던 적이 있는데, 볼 때마다 이제 좀 괜찮으냐며 계속 물어보시더라. 그렇게 선배님이 스윗한 부분이 있다.(웃음)

<목격자>는 로맨틱 코미디였던 감독님의 전작 <그날의 분위기>(2015)와 장르도 분위기도 완전히 다른 영화다. 조규장 감독님은 어떠셨는지.
매우 섬세하고 디테일하시다. 눈빛 하나하나 망치를 휘두르는 제스처 하나까지 그냥 넘어가시지 않는다. 너무 섬세하셔서 꼬투리 잡히면 안 되겠다 싶기도 했다.(웃음) 뭔가 감정을 톡톡 건드리는데, 그게 감독님의 가장 큰 특기인 것 같다. 사실 나는 좀 욕심을 냈었거든. 더 흉폭하고 무자비하게 보이는 게 어떨까 했는데, 감독님이 그러지 말라고 만류하셨다. 우리 주변에 사는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 즉 살인할 때만 무자비해지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며 필요 이상으로 극대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성민 배우를 비롯해 김상호 배우, 진경 배우 등 모두 대선배인데, 기자 간담회 때 보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보이더라.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영화는 무섭고 쫄깃하지만, 촬영장은 정말 재미있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으면 영화가 잘된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기대 중이다. 성민 선배가 원체 두루두루 잘 챙기셔서 자연히 화목한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 같다. 쉬는 날 모여 운동회하고 고기 구워 먹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극 중 살인 현장을 목격한 ‘상훈’(이성민)은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자 살인범 ‘태호’(곽시양)를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충분히 공감 가는 상황이다. 만약 당신이 ‘상훈’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영화 시작하면서 우리끼리 계속했던 질문이다. 지난 시사 후 간담회에서 선배님들이 원래는 신고 안 하는 쪽이었다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셨었다. 그런데 나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신고 못 할 것 같다. 당시 촬영 끝내고 집에 들어갈 때 밖에서 우리 집이 몇 층인지 세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 봐봤는데, 의의로 잘 보이는 거다. 그런데 내가 만약 살인자와 눈이 마주쳤다면? 혼자 사는 게 아닌 가족이 있기에 신고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할 것 같다.

촬영하며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던 장면이 있다면.
엔딩 장면이다. 흙탕물에서 뒹굴고 흙더미에 묻히는 등 추위에 고생했던 시퀀스인데, 과연 어떻게 화면에 비칠지 궁금했었다. 고생한 만큼 잘 나온 것 같다.

지금 언급한 ‘상훈’(이성민)과 ‘태호’(곽시양)의 후반 액션신이 에너지 넘치는 장면 중 하나인데, 엄청 추운 날 촬영했다고 들었다. 관련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은데.
정말 말만 해도 입김이 나올 정도였고, 비 맞으며 고함을 많이 질렀었다. 그렇게 추운데 이상하게 액션 소리만 들으면 추운 줄도 모르고 하다가 ‘컷’ 소리 나면 덜덜 떨면서 휴게실로 달려가곤 했었다. 그곳에서 성민 선배랑 서로 흙 털어주며 언 몸을 녹였었다. 욕과 말싸움이 많고 과격한 동작이 많아서 일주일 정도 미리 합을 맞춘 거다. ‘태호’(곽시양)가 ‘상훈’(이성민)에게 팔이 물어뜯기는 장면이 있는데 기억나는지?

물론, 피가 철철 나는 게 아주 리얼하더라.
그게 선배님 아이디어였다. 둘(상훈, 태호)의 싸움은 마치 개싸움같이 보이면 좋을 거 같다고 하시며 동영상을 하나 보여주셨다. 한 개가 다른 개를 물고 절대 안 놔주는 영상이었는데 그 모습을 참고했다. 원래는 주고받는 욕설이 더 많았는데, 영화의 결이 변질될 것 같아 뺀 부분도 있다. 처음에는 대선배를 상대로 욕하고 육탄전을 하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았는데, 맞다 보니 어느덧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로 물고 뜯는 느낌이 잘 살아난 것 같다.

개인적인 질문이다. 배우 그룹 ‘원오원’(One O One)의 멤버인데, ‘배우 그룹’이란 게 이색적이다. 소개한다면.
해외의 경우, 아무래도 말보다 노래로 소통하는 게 수월하고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 같이 움직이면 의지가 되고 시너지가 발휘된다. 그런 면에서 많은 팬과 소통하기 위해 나, 권도균, 송원석, 안효섭 이렇게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네 명이 함께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평소 멤버들의 활동을 서로 응원하고 가끔 놀려 먹기도 한다. (웃음)

‘원오원’ 멤버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고 했는데, 당신의 매력은 뭘까. (웃음)
음, 나는 상남자로 밀고 있는데, 주위에서 절대 그렇게 안 보고, 그냥 대형견 같다고 하시더라. 상남자이고 싶다.

평소 관심 분야는.
요즘은 연기에 푹 빠져있다. 매 작품마다 부족한 게 보여 앞으로 숙제가 많다. 예전에는 조언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의미를 알 수 없었는데, 다행히 이제는 해석할 수 있게 됐다. 한 번은 같이 작품하던 중 장영남 선배에게 왜 조언 안 해주시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선배가 지금 말해줘도 모를 거라고 했는데, 그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다.

한창 연기에 빠져 사는 모습이다. 처음 배우가 된 계기 그러니까 연기가 하고 싶었던 이유는.
친구들과 오락하는 게 즐겁고,(웃음)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었다. 그러다가 무슨 자신감인지 연예인을 해야겠다 싶었는데, 그때도 가수인지 배우인지 개그맨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군대에서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서 드라마를 많이 보면서 연기를 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 사장님을 찾아가서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하니 일단 살을 빼고 오라고 하시더라.

잠깐! 사장님 찾아가서 배우하고 싶다고 하면 되는 건가? 혹시 알려지지 않은 능력자인 건가?(웃음)
그런 능력은 없고! 전에 모델일 하며 지금 소속사 사장님을 알고 있었다. 사장님이 살 빼고 오면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해서 2주 동안 10킬로를 감량해서 갔더니 의지를 높이 사주셨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장르와 역할 구분 없이 두루 열어두고 있다. 나를 찾아주시면 감사하지. 꼭 해보고 싶은 건 <강남 1970>(연출 유하, 2014)의 ‘종대’(이민호)와 같은 남자 냄새 풍기는 역이다. 진한 누아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목격자>를 보신 혹은 보실 관객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음, 8월 15일 광복절 개봉하니 국기 게양하시고 더운데 영화관에 오셔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쫄깃한 스릴러를 본다면 더위가 한층 가시지 않을까. 더불어 재미있으면 SNS에도 올려주심 감사하겠다!

최근 행복한 일이나 인상적인 순간을 꼽는다면.
요즘 <목격자> 홍보로 예능 출연, 무대 인사, 인터뷰 등 바쁘게 일하는 게 행복하다.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쳐지게 되는데 사람들 만나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바쁘게 움직이고 싶다.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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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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