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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블록체인 기반 공유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다, 마이지놈박스 백석철 CTO
2018년 9월 17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자신만의 삶 그 자체의 인문학을 들려줄, 시대의 100인을 만나다”

외연을 확장한다. 영화배우와 감독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인터뷰에서 보다 분야를 넓혀 피플 리스트를 채워 나갈 예정이다. 남다른 소신과 철학으로 우뚝 선 존재감의 이들은, 현실에 발을 붙인 흥미진진한 영화적 캐릭터에 다름 아니다. 영화 같은 자신만의 삶! 그 자체의 인문학을 들려줄 우리 시대 100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MGB의 목표는 DNA 앱을 통한 투명한 공유경제 생태계 구축,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해주는 기술적 툴을 제고,
화폐 주조권을 분산한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는 혁명적 발상,
PoW, PoS, DPoS, PoA 등 변화와 발전 중인 블록체인 기술,
내년 초 PoS 기반 ICO 예정,
ICO 추진 이유? 데이터 주권 보장과 가치 극대화를 위해,
그러나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극히 일부에 불과,
데이터 생산자로서 정당한 권리에 대한 요구는 점차 풀뿌리처럼 퍼질 것,
블록체인 기반 인포메이션 포털은 불가피, 유전자 특화 앱은 MGB가 주도한다


마이지놈박스(이하 MGB)가 지난 3월 개인 유전자 데이터의 투명한 주권 보장, 공유경제 생태계 구축과 시장 참여 가치 극대화를 위해 ‘MYGenomeBlockchain’, 암호화폐공개(이하ICO) 서비스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추진 배경은.
그간 개인은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로만 제공받을 뿐, 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소유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현재 병원, 학교, 기업, 연구기관 간에 개인의 유전자 정보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지만, 정작 개인은 자기 유전자 데이터가 어떻게 보관되고 활용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자기 유전자 관련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제공을 결정할 경우 MGB암호화폐를 활용해 그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함이다.

유전자 정보 제공이 활발해진다면, 질병 정복에도 도움이 되겠다.
내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유전자 정보 제공 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의학 발전에 공헌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질병에 걸린 사람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제공한다면 해당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이유다. 디지털 자산 등록을 통해 디지털 주권이 개인에게 귀속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각 개인의 판단에 따라 정보 제공이 이뤄질 거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기술적 툴을 제고한다. 흔히 ‘블록체인’ 하면 가상화폐를 떠올리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블록체인은 금융, 의료, 정보 유통, 디지털 자산 거래 등 향후 우리의 일상 생활에 상당한 파급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

MGB가 서비스 중인 DNA 앱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DTC(Direct To Consumer)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검사를 의뢰받아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허용된 항목은 ▲ 피부 노화 ▲피부 탄력 ▲비타민C 대사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카페인 ▲탈모 ▲모발 굵기 등 총 12가지에 46개 항목이 있다. 향후 규제가 완화된다면 웰니스, 개인의 특성 관련 유전자 검사와 질병예방 관련 유전자 검사도 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GB DNA앱은 쉽게 말하면 유전자 기반 마켓이라고 보면 된다. 마켓이니 당연히 여러 업체가 입점하겠지? DNA 앱 서비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 건강관리, 미용, 기호 등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이용자를 연결함에 있어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거다. 이를 기반으로 공유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MGB의 목표다.

MGB가 추구하는 공유경제 생태계란.
유전자 관련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 병원, 제약회사, 연구기관, 학교들이 블록체인에 기반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공유경제 생태계의 인프라를, MGB는 개인의 유전자 정보 저장소 역할을 할 것이다. MGB블록체인 서비스는 ICO를 거쳐 이 공유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번 출시한 MGB DNA 앱 2.5 버전에서 보강된 기능이 있다면.
모바일 상에서 데이터를 직접 올릴 수 있게 됐고, 원클릭 구매 역시 가능해졌다.

여기저기서 블록체인을 언급하지만, 실제 블록체인의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해 설명을 부탁한다. 물론 쉽게!(웃음)
블록체인(Block Chain)은 ‘블록’(Block)에 데이터를 담아 시간순으로 ‘연결’(Chain) 하여 여러 컴퓨터에 동시에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BTP(일괄 전송 프로그램) 통신기술을 비롯한 이미 잘 알려진 보안 기술을 조합해서 거대한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마이닝’(mining) 컨셉이 생경했던 2013년부터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었다.

음, 중국에서는 수천대의 컴퓨터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채굴, 즉 마이닝 한다고 하는데…(웃음) 사실 ‘채굴’의 의미가 확 다가오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가 비트코인(Bitcoin)이다. 미국의 경우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는데, 그들이 장난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반작용으로 나온 게 비트코인으로, 그 핵심은 화폐 주조권을 모든 사람에게 분산시킨다는 점이다. 불특정 다수가 모여서 코인을 만들고 누구든 코인을 마이닝(mining) 할 수 있고, 코인을 매도와 매수하여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가히 혁명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발행기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만들어 그 안에 거래 내용을 기록해서 넣고 전 세계 네트워크에 분산저장 한다. 이때, 블록을 생성한 사람에게 일정한 보상이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의 경우 10분에 한 번씩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는데 이 블록의 이름을 16진수로 표시한 총 64자리의 ‘해시’(hash)를 찾아내는 사람에게 비트코인을 발행하여 지급한다. 이를 ‘마이닝’, 채굴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근거는.
채굴에 성공한 보상으로 받는 비트코인 수가 로그함수에 수렴되도록 설계돼 있다. 4년에 한번씩 반감기를 가지는데, 처음 채굴을 시작한 2009년에 50비트코인을 지급했지만, 4년 후인 2013년부터는 25비트코인, 또 4년이 지난 2017년부터는 12.5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있다. 또, 2140년에 채굴이 중지되도록 설계돼 있다. 한마디로 총생산량이 제한돼 있다고 보면 된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현상을 방어할 수 있는 이유다.

작업증명방식(Proof of Work, PoW)에 기반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경우 51% 공격이 문제될 수 있다고 들었다.
PoW는 절반이 넘는, 즉 과반수의 합의를 통해 기록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만약 전체 채굴 풀(해싱파워)의 51% 이상을 차지한 자가 있거나 담합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네트워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51% 공격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 오히려 대량의 전력 소모와 느린 속도가 문제다. 가상화폐에는 적합한 방식이나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에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PoW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방식), DPos 등이 개발됐다. 자신이 소유한 코인 지분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PoS 방식의 경우 51% 공격에서 자유롭고 전력 및 컴퓨터 자원 소모가 적다. 또, PoW보다 속도도 빠르다.

블록체인 기반 앱 개발 관련 향후 MGB의 로드맵은.
PoW 방식은 속도가 느리고 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 외에도 해싱 파워를 지닌 존재들이 들어와서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다. MGB를 믿고 정보를 위탁하는 이용자들의 보안이 가장 중요하기에 PoW 방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내년 초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PoC)를 목표로 현재 테스트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 관련해서 혼자 개발해 뭔가를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설령 혼자 개발했다고 해도 그를 이용하는 커뮤니티가 없으면 에러나 디버깅 이슈로 운영이 힘들다. 마이크로 소프트나 리눅스 등 거대 개발사 역시 혼자 힘만으론 품질을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잘 알기에 오픈소스 진영을 많이 후원하고 있다. MGB 역시 오픈소스를 지향하기에 전세계 흐름에 맞춰갈 수밖에 없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즈음에 기술 발전 방향이 어느 정도 드러날 거로 예상한다. 기존 PoW방식에 기반한 이더리움 체제를 PoS 방식으로 바꾸려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고 현재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이게 참 전략적인 거라서 어디까지 얘기해야 할지 난감하다.(웃음)

음, 기밀이 새나가지 않는 선까지?(웃음)
그렇다면..... PoC방식에 따르면 개인이 유전자 검사 후 데이터를 MGB플랫폼에 위탁하면 이 데이터는 몽고DB(빅데이터를 다루는 분산 DB)에 저장된다. 이후 디지털 자산 등록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소유주가 누구인지 도장 찍어주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오픈소스라고 하면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는 건데, 원 소스를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 궁금하다. (웃음)
보통 전산 전공자가 많은데 학부 때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 이후 전산을 공부하는 게 좋다. 기초 학문 지식을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처음부터 프로그래밍만 계속하면 수명이 짧을 수 있다. 소위 잘나가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나 증권가 퀀트(Quant,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계하여 투자하는 금융 전문가) 중 수학이나 물리학 전공자가 많은 이유다. 한국계 ‘재권’(Jae Kwon)이 오픈소스의 원 소스를 만드는 인물로 블록체인 관련해 현재 가장 핫한 개발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만든 텐더민트 PoS라는 알고리즘을 여러 곳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또, 이더리움에서 PoW 합의 알고리즘을 빼 버리고 이를 텐더민트 PoS로 대체한 ‘이더민트’(Ethermint)를 만들기도 했다.

좀 전에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향후 블록체인의 파급력을 예고했는데, 좀 더 설명을 부탁한다.
사실 처음 비트코인 관련 논문을 봤을 때 가상화폐보다 블록체인이 서로 믿지 못하는 사람 간에 신뢰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었다. 이후 사진, 프로그램, 음원, 동영상 등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 즉 마켓 플레이스를 구상했었다. 현재 많은 사람이 인터넷 포털에 글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개인의 수많은 정보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포털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이다. 개인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있다 해도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개인이 올린 정보를 포털이 임의로 수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고 데이터 주권을 개인이 갖게 된다면, 소위 ‘포털의 장난질’을 막을 수 있고 정보 제공에 따른 대가도 받게 될 거다.

포털에서 싫어하겠다! (웃음)
싫어하지! 그런데 ‘스티비’(stibee,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 같은 곳에서 이미 시작했고, 이는 풀뿌리 운동처럼 번질 거다. 데이터 생산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데이터 주권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블록체인에 기반한 포털로 회원들이 이동할 것이고, 회원이 많아지면 그 회원들을 상대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자연히 모이게 된다. 블록체인 기반 인포메이션 포털로 진화될 수밖에 없겠지. MGB의 경우는 유전자 정보에 특화된 앱, 즉 ‘one of them’ 이라고 할 수 있다.

One of them이라면.
내 개인적 지향점은 여러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횡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그중 하나가 MGB와 같은 유전자 특화 앱이라는 의미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앱은 어느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령 중고 자동차 거래 앱을 만든다고 치자. 자동차 회사에서 완성한 차를 블록체인에 등록하고 구매자에게 넘겨주는 거다. 블록체인에 정보를 오픈해 놓는다면 직거래도 가능해진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차의 이력을 확실히 알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중고차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직거래를 통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게 된다. 당신 같아도 중고차의 이력을 정확히 알 수 있는 투명한 시장에서 구매하지 않을까?

이상적이지만, 차주가 이력을 공개하길 꺼릴 것 같은데…(웃음) 포털 입장에서 반기지 않겠지만, 예상보다 빨리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영원한 기업은 없는 법이다. 노키아가 그렇게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었나.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 만약 네이버나 구글이 무너진다면 바로 블록체인 덕분(?)일 거로 생각했었다.

마지막 질문! 최근 행복한 순간을 꼽는다면.
얼마 전에 <맘마미아! 2>를 봤는데, 2002년 월드컵 이후 즐거움의 최고 경지를 맛본 것 같다. 사람이 이렇게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잊고 있었는데, 정말 그 카타르시스가 엄청나더라. 아바 노래가 좋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특히 마지막 셰어(Cher) 버전의 ‘페르난도’가 아주 좋았다. 나중에 가사를 검색해보니 노병이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더라. 그렇게 비장하고 의미심장한 가사인 줄 몰랐다가 깜짝 놀랐다. 셰어의 묵직한 음성과 아주 잘 어울리더라.

16년 만에 맛본 극한의 즐거움이라니…. <맘마미아! 2>가 정말 큰일 했다! 평소 영화를 즐기는 것 같은데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웃음)
많지만 가장 특별한 영화는 대학교 1학년 때 본 <스타워즈>다. 그때 받았던 충격이란! 그 환상의 세계에 푹 빠져서 물리학을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 이후 방학 때 혼자 도서관 다니며 하루 종일 책을 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2018년 9월 17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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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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