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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닮은 꼴 의상 홍수 시대, 누가 봐도 ‘곽현주’ 표! 곽현주 컬렉션 대표 곽현주 디자이너
2018년 11월 12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외연을 확장한다. 영화배우와 감독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인터뷰에서 보다 분야를 넓혀 피플 리스트를 채워 나갈 예정이다. 남다른 소신과 철학으로 우뚝 선 존재감의 이들은, 현실에 발을 붙인 흥미진진한 영화적 캐릭터에 다름 아니다. 영화 같은 자신만의 삶! 그 자체의 인문학을 들려줄 우리 시대 100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마닐라패션페스티벌 & 성수연방 곽현주 컬렉션 정기쇼,
체크와 데님 그리고 스포츠-레저 의상 강세 지속될 것,
인풀루언서의 픽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공구 시대라지만 디자이너가 다시 주목받을 것,
곽현주 컬렉션의 모토는 젊고 편하고 매력적인 의상,
브랜드명 ‘기센’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시절에 ‘기가 센 여자’에서 따와,
매출 얼마 매장 몇 개, 이런 것보다 후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패션 세계를 유지하고 싶다


# 최근 심혈을 기울인 작업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지난 10월 18일 2018 마닐라패션페스티벌 참가이고 다른 하나는 24일 성수연방에서 개최한 2019 SPRING/ SUMMER 곽현주 컬렉션 정기쇼이다.

마닐라패션페스티벌의 경우, 곽현주 컬렉션 의상이 필리핀에서 흔히 보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성있다면서 좋아하셨다. 모델들이 서로 촬영해서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하더라.(웃음)

성수연방(기자 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 위치한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공장 플랫폼이자 복합 문화 공간)에서 진행된 이번 정기쇼의 모토는 ‘도전정신’이다. 나이를 먹다 보니 아무래도 도전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서 굴곡을 겪더라도 도전을 멈추지 말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정했다.

# 패션계의 트렌드를 소개한다면.
알다시피 인스타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이 새로운 패션 무대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적응이 안 되지만 흐름이니 따라가야겠지. (웃음) 패션 트렌드 변화 속도가 원체 빠르지만, 온라인이 무대가 되면서 더욱 가속됐다. 예전에 패션쇼를 보고 박수쳤다면 이제는 카메라로 촬영하고 바로 SNS상에 퍼진다. 또, 인터넷 판매를 위해 상품 상세 설명을 올리며 그걸 그대로 캡처해서 똑같이 만들어 팔기도 한다. 곽현주 컬렉션이 프린팅 패턴으로 유명하다. 나름 패턴의 여왕이라고 불리는데 몰랐지?(웃음) 카피 제품이 너무 많아 애로사항이 많다.

내년엔 체크가 계속 유행할 것이고 데님도 꾸준히 사랑받을 거다. 예전엔 할리우드 배우 위주로 입었던 레깅스와 탱크톱이 이젠 일반인도 즐겨 입는 의상이 됐듯이 2019년에도 스포츠-레저 의상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다.

# 해당 분야를 지원하는 신진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디자이너가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패턴을 따고 옷을 직접 만드는 등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리고 갓 입문한 경우는 직접 피팅해야 하니 몸 관리도 빡세게 해야 하고 사교성도 필요하다. 어느 순간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순간이 있다. 요즘엔 인플루언서(influencer,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유명인’을 의미)가 몇 가지 의상을 픽해서 인스타그램에서 공구를 통해 판매하면 정말 잘 팔린다. 기초부터 순수하게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입장에서는 허탈해질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픽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자기 손으로 옷을 만든다는 건 또 다른 희열이다. 나 역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앞으로 디자이너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시대가 오지 않을지 기대해 본다. (웃음)

# 지금까지 일하면서 지켜온 가치관 혹은 신념이 있다면.
옷이 다 비슷해지는 추세다. 막말로 상표를 떼면 옷의 구분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안에서 나만의 개성과 흐름을 따라가려 한다. 다행히 내가 만든 옷은 누가 봐도 내 것이라는 걸 안다.

곽현주 컬렉션의 기본 콘셉트는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젊고 편하고 매력적인 의상이다. 요즘 내 컬렉션을 보며 기존 남성복 여성복 개념과 사뭇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 요새 롱패딩 등 스포츠웨어 혹은 트레이닝 의상이 유행이고 20대의 경우 특히 스트릿 패션을 선호한다. 젊고 매력적인 의상을 추구하다 보니 후드, 트레이닝복, 힛팝 스타일과 접목하게 된다. 특히, 이번 2019 곽현주 컬렉션이 그런 성향이 더 강해졌다.

# 브랜드명 ‘기센’의 의미는.
단순하다. 당시 내가 너무 소심하고 내성적이었기에 ‘기가 센 여자’에서 따왔다. 비록 소심했지만 파워풀한 옷을 좋아했고, 우리 옷을 입는 소비자 역시 감춰진 매력을 발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브랜드명을 정했다. 요즘에는 ‘곽현주 컬렉션’으로 통칭하고 있다.

내가 좀 직관적이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장소인 ‘테이블 스타’ 역시 줄여서 ‘테스’라고 부른다. ‘테스’ 같은 경우 모델과 항상 일하기에 그들이 (일을) 쉬는 경우 아르바이트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거다. 당시 방송에 노출되며 나름 유명세를 탔었다. 벌써 7~8년 됐다. 우리가 가로수길에서 최장수 카페라고 보면 된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코액스 점까지 지금 두 곳을 운영 중이다.

# 향후 곽현주 컬렉션의 비전은.
예전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혹은 매장 몇 개, 매출 얼마 등 가시적인 목표가 많았다. 그런데 파리에도 뉴욕에도 살지 않는 내가 그곳에서 유명해지면 뭐하나 싶더라. 한국에서 살면서 부끄럽지 않고 후배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패션 세계를 유지하고 싶다. 말했듯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서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 그동안 정말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다고 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는데, 요즘 후배들을 보니 현재를 즐기며 살더라. 앞으로 나도 좀 여유롭게 살려고 한다.

# 최근 행복한 순간 혹은 당신을 웃게 하는 것이 있다면.
얼마전에 할로윈 파티 준비로 장식품을 사러 갔었다. 파티용품을 하나하나 고르고 직접 꾸미는데 의외로 재미있더라. 작년에는 프란체스카 의상을 입었는데, 올해는 할리퀸 분장을 하려 한다. 기대 중이다. (웃음)


2018년 11월 12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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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곽현주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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