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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을 더 잘하고 싶다 <성난황소> 마동석
2018년 11월 29일 목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올해만 벌써 다섯 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개봉 일정은 배우가 정할 수 없는 것이라지만, 11월에는 <동네사람들>에 이어 <성난황소>까지 관객 앞에 세운 까닭에 일각에서 비슷한 역할과 이미지를 반복해서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나도 들어봤다”고 답하며 슬그머니 웃음 짓는 마동석, 그래도 한동안은 액션에 집중하고 싶을 것 같다고 덤덤히 답한다. 뒤쫓을 만한 발자취로 <록키>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국내의 전설적인 액션 배우 고 장동휘 선생을 언급한 그는 언젠가 “한국말로 된 액션 영화가 외국 박스오피스에 오르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올해만 <챔피언>(2018) <신과함께-인과연>(2018) <원더풀 고스트>(2018) <동네사람들>(2017) <성난황소>까지 다섯 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역할과 이미지를 반복해서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도 그런 지적이 있다는 걸 어디에선가 봤다.(웃음) 사실 그 모두 띄엄띄엄 촬영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개봉 시점이 한 해로 몰렸다. 그 일정은 내가 아니라 배급사가 결정하는 문제라,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일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작품 톤앤매너가 비슷해서 더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2013년에는 주연 7편, 특별 출연 3편으로 총 9편을 개봉했지만 장르가 모두 달랐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근 스크린에 워낙 자주 얼굴을 드러내다 보니 다작한다는 느낌도 있다.
실제로는 1년에 3편 정도를 촬영한다. 다른 배우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는 대단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다작보다는 한 작품에 치열하게 임하려고 한다. 고민과 노력 면에서는 스스로 자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개봉 일정이 제때 잡히지 않으면 그 작품이 한 해에 몰아서 개봉하는 경우가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배급 상황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참 애매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지금도 그저 주어진 작품을 열심히 찍고 있다.


올해는 흥행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으리라고 본다. <챔피언> 112만, <원더풀 고스트> 45만, <동네사람들> 45만 등…
저예산 작품은 흥행 면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성적이 안 좋으면 당연히 마음이 아프다. 사실 내가 타율이 그리 좋은 배우는 아니다. 순서대로 보면 <부산행>(2016) 이후로 <범죄도시>(2017) <브라더> <챔피언> <신과 함께> <원더풀> <동네사람들> <성난 황소>를 촬영했는데 흥행 성적을 따져 보면 5할 정도 된다. 타율을 더 늘려야 한다.

<성난 황소>의 반응은 어떨 것 같은가. 납치된 아내를 되찾아오기 위해 앞뒤 잴 것 없이 달려드는 남자 ‘동철’역을 맡아 이번에도 강력한 액션을 선보인다. 최근 선보인 작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추격자>(207) <황해>(2010)를 촬영한 이성제 촬영감독, <악녀>2017)의 김희진 미술감독, <범죄도시>를 함께한 허명행 무술감독까지 액션 영화를 많이 해본 분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상업 액션 영화로서 적지 않은 예산을 썼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타격감 있고 통쾌한 맨손 액션이 힘 있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성난 황소> 시나리오를 받았던 다른 배우가 영화의 내용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그냥 액션 영화’라는 대답을 받았다더라.(웃음) 내 생각도 비슷하다.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액션을 통해 재미있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극 중에서 당신은 맨주먹으로 문을 뚫고, 무려 사람을 들어 올려 천장까지 뚫는다.
제목과 어울리는 액션을 하고 싶었다. 몸으로 들이받거나 무언가를 뚫고 나가는 식이다. 그게 이번 작품의 액션 포인트였다. <범죄도시>때는 손바닥을 많이 이용했다. 범인을 제압하는 형사가 주먹을 쓰면 상대가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막바지에 악마 같은 존재를 만나면 그제야 주먹을 쓴다. 복싱을 비롯해서 여러 무술을 많이 익혔기 때문에 영화 안에서도 다양한 액션을 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설명을 하기보다는 눈치채는 분들만 알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여성 관객에게도 충분히 소구력 있는 작품이라고 본다. ‘동철’은 어마어마한 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내를 구하는 데 전념한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쩐지 멋있게 느껴지더라. 이렇게 든든한 남편이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게 된다.
감독 말로는 큰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의 순정을 그리려고 했다더라. 난 되물었다. 이게 그런 영화였어?(웃음) 돈을 택하지 않고 아내를 구한다는 게 멋있어 보일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건 상식적인 일이다. 어쨌든 감독의 의도에 적합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 이 정도로 액션 작품을 반복해서 선보이는 이는 거의 없다. 발자취를 따라갈 선배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실베스터 스탤론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영화를 시작한 것도 <록키>(1976) 덕분이다. 우리 나라에는 500편 넘는 작품을 찍은 고 장동휘 선생이 대표적인 액션 배우다. 앞으로도 액션이라는 장르를 꾸준히 해내는 배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요리사로서 액션이라는 한 가지 메뉴를 더 잘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그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던 것 같다.

할리우드에 드웨인 존슨이 있다면 한국에는 마동석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 당신의 우람한 비주얼이 주는 독보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20년 넘게 120kg 정도의 몸무게로 살았다. 그러다가 <이웃사람>(2012)을 촬영할 때 살을 굉장히 많이 뺐는데 사고로 수술했던 양쪽 어깨와 나사 박힌 척추에 바로 무리가 오더라. 보통 살을 빼면 몸이 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다. 심할 때는 관절 주사까지 맞아야 한다. 지금은 근육을 다시 불렸다. 100kg 정도를 유지할 때 몸이 제일 편하다. <범죄도시>때 딱 그 정도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뿐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로 인한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법도 한데.
나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의 90%가 액션 영화다. 대부분 내 캐릭터에 맞춘 이야기를 써 오신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관객이 어느 정도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제작자 중에서는 그걸 걸 잘 안고 가야 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이미지는 다른 장르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액션 안에서 전혀 다른 연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감사하게도 다음 작품 <악인전>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악역을 연기하게 됐다. 또 다른 작품도 있긴 한데 그건 아직 계약을 안 해서…(웃음)


악역이라… 그동안 보여준 ‘정의로운 주먹’ 이미지와는 좀 다르겠다.(웃음)
내가 해온 작품을 쭉 살펴보면 아이들, 고등학생, 아내 등 어찌 보면 약자 편에 서 있는 정의로운 주먹을 연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릴 때부터 나쁜 사람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꿈이 경찰이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런 희망 사항이 드러나는 것 아닐까.(웃음)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 기획에도 참여한다. 감독과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편인데.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성난 황소> 감독은 굉장히 오래된 친구들이다. 내가 무명일 때 대소변을 받을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때 모든 게 잘 될 거라며 응원해준 이들이다. 그 뒤로 운 좋게 흥행작이 생겼고 이름도 알려졌다. <부산행>(2016)과 <범죄도시> 이후로는 큰 영화 제안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예전부터 그들과 함께 작업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먼저 그걸 지키고 싶었다. 게다가 배우에 비하면 감독은 데뷔하기가 힘들지 않나. 그들을 돕고 싶었다. 나에게는 커리어만큼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할리우드 작품 출연 여부도 많은 사람의 관심사다.
할리우드에서는 오래전부터 출연 제의가 있었지만 이미 촬영하고 있는 작품이 있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시실 한국말로 된 액션 영화가 외국 박스오피스에 올라가는 걸 보는 게 내 꿈이다. 나는 능력 부족이지만 내 뒤의 누군가가 그 꿈을 대신 이뤄줬으면 좋겠다.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한다.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소소하게 행복한 순간은.
오늘이다. 이렇게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사진 제공_쇼박스


2018년 11월 29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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