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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10답] “보석과 원석” 넷플릭스 <투게더> 조효진&고민석 피디
2020년 8월 4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조효진, 고민석 피디
조효진, 고민석 피디
한국의 이승기와 대만의 류이호, 문화도 언어도 다른 두 스타가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인도네시아, 네팔, 태국 등 그들의 찐 팬이 있는 곳이다. 방문 사실을 전혀 모르던 팬은 두 스타의 방문에 깜짝 놀람과 환호를 보냈고, 승기와 이호는 그 진심 어린 환대에 눈물이 글썽글썽해졌다.

‘국적과 언어가 다른 두 스타의 해외 팬 방문’이라는 참신한 콘셉트와 포맷의 예능 <투게더>, 의도치 않게 코로나 국면을 맞아 랜선여행의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예능 보석 이승기와 예능 원석 류이호를 발견하고 발굴한 조효진, 고민석 피디를 화상으로 만났다.


Q1. <투게더>는 국적과 언어가 다른 두 스타가 함께 여행한다는 콘셉트가 참신한 예능이다. 한국의 이승기, 대만의 류이호 두 스타를 조합한 까닭은.

조효진 피디(이하 조효진) (이) 승기 본인도 평소 유재석과 강호동 두 선배와 함께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고 거기서 배운 것이 많다고 얘기하곤 했었다. 그는 연기가 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는 데다 판을 읽는 능력과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다. 나 역시 오랫동안 승기를 지켜본지라 충분히 원탑으로 프로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이번 <투게더>는 외국에 나가 현지인과 소통해야 했기에 친화력과 적응력이 중요했는데, 이 점에서 승기가 적격이었다. 승기의 파트너로 여러 인물을 고려하다 류이호를 떠올렸고, 처음에는 외모적으로 닮아서 두 캐릭터가 겹치지 않을지 약간의 우려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승기는 귀여운 남동생에서 남성으로 접어드는 와중에 표출되는 허당미, 이호는 (예능) 초보에서 오는 풋풋함, 두 요소가 잘 어울렸다.

고민석 피디(이하 고민석) 승기는 예능 고수라 캐스팅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고 이호는 관심이 가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후 한국에서 만났다. 굉장히 선하고 순수했고 무엇보다 승기와 웃는 모습이 너무 닮았더라. 남성적인 승기, 소년 같은 이호 두 사람의 시너지가 기대됐다.

Q2. 해외 팬을 찾아가는 미션은 어떻게 부여하게 됐나.

조효진 처음엔 문화와 언어가 다른 두 친구가 새로운 곳을 찾아가 그곳을 경험하는 여행이 콘셉트였다. 그러다 무언가 강한 목적성을 부여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시아권에서 스타이니 팬으로부터 신청받아 직접 찾아가면 좋겠더라. 신청 기간이 짧아 걱정했는데 받아보니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추진하게 됐다.
 컴퍼니상상, 고민석 피디
컴퍼니상상, 고민석 피디

Q3.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인데, 언어 소통은 어떻게 했는지. 또 촬영하며 예상(기대)한 것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조효진 제작진이나 스태프가 얘기하는 것은 옆에서 통역이 붙어 이호에게 전달했지만, 이호와 승기 두 사람의 대화는 통역해 주지 않았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우정을 쌓는지 보여주고 싶어 놔둔 거지. 기본적으로 영어가 되는 데다 손짓, 발짓, 자국어 등을 섞어 어떻게든 소통하더라. 사실 촬영 전엔 두 친구가 말이 안 통하니 예능 하는데 언어의 벽이 크리라 생각했었다. 예능에선 치고 빠지며 멘트를 날리는 것이 기본이지 않나. 그래서 초반에는 언어 소통에 대한 우려로 미션을 많이 부여했는데, (보면 알겠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미션이 조금씩 줄어들고 두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 관심사 등 브로맨스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편집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를 더욱 부각하게 됐다.

고민석 이호로서는 타국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현장인데 우리가 챙긴다고 챙겼어도 힘들었을 텐데 웃으며 잘 해줬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밝은 얼굴로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좋다는데… 이번 촬영하면서 그의 팬이 됐다.

Q4. 팬들이 이승기와 류이호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등 진심으로 감격하는 모습에 뭉클한 마음이 들던데, 연출자로서 한국 예능에 어떤 자부심(?)도 느꼈을 것 같다. 방문 지역과 팬을 선정한 기준은.

조효진 방문을 받은 팬은 두 스타가 찾아간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만났을 때 감정이 많이 북받쳤고, 이를 본 두 사람도 덩달아 글썽글썽했었다. 찐 팬과 스타가 만났을 때의 감정은 뭐랄까…이렇게까지 서로를 생각할 수 있구나 싶었다. 보면서 우리가 울컥하기도 했다.

고민석 이 자리를 빌려 팬들에게 감사 인사드린다. 짧은 기간에도 많은 사연을 보내줘서 선정하는 게 힘들었다. 이호와 승기를 평소 만날 수 없는 팬이 가장 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연을 채택했다. 여행지는 해당 국가의 팬에게 물어보기도 했고, 승기와 이호 두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서 선택했다. 둘의 관계를 잘 보여줄 수 있고, 팬들과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우선했다.
 <투게더>_네팔편_ 류이호, 이승기
<투게더>_네팔편_ 류이호, 이승기
 <투게더>_인도네시아편_류이호, 이승기
<투게더>_인도네시아편_류이호, 이승기

Q5. 촬영하는 2주 동안 지켜보며 두 스타에 대해 놀란 점, 칭찬할 점 등등 솔직한 소감을 털어놓는다면. (웃음)

조효진 이호는 무언가를 참 빨리 배우는 친구더라. 처음엔 잘 못하고 어설픈데 어느새 능숙해져 있었다. 예를 들면 태국 식 족구의 경우 승기야 많이 해봤으니 기본적으로 잘하지만, 이호는 생전 처음 접하는 건 데도 금방 배워서 현장 스태프들이 다 놀랐었다.

고민석 승기는 워낙 예능을 잘하고 그만큼 센스가 뛰어났고, 이호는 예상치 못한 한방이 있었다. 순수하고 소년 같은 얼굴인데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히 결단을 내리는, 의외로 상남자 같은 면이 있더라. 이때 승기는 오히려 소년 같은 모습을 보이고 말이지. 정말 두 사람의 케미가 절묘했다.

Q6. 공개 후 반응이 좋다. 시즌2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촬영이 힘들다면 작은 규모로 외전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예정은 없는지.

조효진 공개 후 이호한테 ‘대만은 반응이 좋은데 한국은 어떠냐’면서 위챗(기자 주: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운영 중인 모바일 인스턴스 메시지 서비스)이 왔다. 한국말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 아주 밝게 웃는 사진을 보내왔다. 각자가 상대의 언어를 좀 익혀 시즌2로 간다면 언어유희도 가능할 것 같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당연히 하고 싶으나 (알다시피) 넷플릭스가 결정할 문제라… 우리끼리 다음 장소를 생각하는 와중에 외전 혹은 대만과 한국 두 국가를 오가는 것도 잠깐 생각했었다. 상대의 나라에 가서 현지 체험을 하는 것 등 말이다. 둘이 캠핑을 굉장히 가고 싶어했거든. 다만 넷플릭스에서 허락해야!

Q7. 여러 나라에서 인기 있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효진 일단 시청자가 이호와 승기 조합을 너무 좋아한다. 국내에 이호의 팬이 새로 생긴 것처럼 중화권에 승기의 팬이 늘고 있다고 한다. 승기가 이호에게 보인 배려 있는 모습이나, 한국인에게 이호의 어설픈 한국어 사용이 귀엽게 보이는 것처럼 승기의 짧은 중국말이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출발한 브로맨스, 코로나 시국에 자유로운 여행에 대한 향수, 대리 만족 등이 인기 요인이 아닐까 한다.
 컴퍼니상상, 조효진 피디
컴퍼니상상, 조효진 피디

Q8. 유재석을 주축으로 한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넷플릭스와 다시 협업했다. 사전 제작과 일괄 공개 방식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조효진사전제작은 확실히 장점이 있다. <투게더>는 해당 지역의 풍광을 오롯이 담아 예쁜 화면을 만들고 싶었었는데, (사전제작으로) 할애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촬영 분량이 많아 어떻게 압축해 보여드릴지 고민했는데, 편집할 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괄공개의 경우는 장단점이 있다. 솔직히 아직 적응이 안 된다. 예능은 방송 후 반응이 나오면 캐릭터가 그 반응을 먹고 성장한다고 생각하는데, 일괄공개는 그런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 좋은 점은 한 회가 5~60분 정도여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거다. 많은 분이 1화부터 8화까지 몰아봤다고 하는데, 이건 확실히 장점이다.

Q9. 제작사 컴퍼니상상을 창립한 이후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투게더>까지 다양한 포맷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조효진 <범인은 바로 너>가 지금까지 한 것 중 가장 하드했다면 <투게더>는 가장 말랑말랑하다고 할 수 있다. 잘하는 것을 계속 다듬어 더 잘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매번 조금은 다른 도전을 이어 나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예능의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는 것은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다행히도 할 수 있었다. 현재 기획 중인 것도 같은 선상이다.

Q10. 마지막! 예능 베테랑 이승기, 예능 초보 류이호 두 사람의 예능감(?)을 평가한다면.

고민석 승기는 예능계 보석, 이호는 예능계 원석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지?(웃음)


2020년 8월 4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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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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