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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가 떠오르는 깜찍이 문근영을 만나다!
‘어린신부’ 문근영과의 전격 인터뷰 | 2004년 3월 27일 토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정말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인터뷰의 주인공, 문근영
정말 귀엽고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인터뷰의 주인공, 문근영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자는 문근영을 생각할 때마다 순정 만화의 여주인공이 떠오른다. 슬픔같은 게 있어도 아무도 모르게 내면에 꼭꼭 숨겨놓고, 언제나 천진스러우면서 귀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맑은 소녀. 물론, 그녀를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TV 드라마 <가을동화>나 주목할 만한 연기력을 보여준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등을 생각하면, 문근영의 그 큼직한 눈속에선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아픈 눈물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그녀가 맡았던 역할과 상충되는 단순한 생각일까. 기자는 소녀용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그녀 이외에는 별다른 사람이 떠올려지지 않았다. 예컨대 밝고 명랑한 주인공 소녀가 희망을 잃지 않고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끝에, 사랑과 행복을 얻게 된다는 주제를 지닌 소녀용 만화나 애니메이션 말이다(아, <어린신부>를 보고 나선 약간 생각이 바뀌어, CLAMP 원작의 애니메이션 <쵸비츠>의 ‘스모모’도 새롭게 떠올려졌다!).

그런 그녀이기에 기자는 다른 배우들을 인터뷰하러 가기 위해, 한껏 긴장하고 나설 때보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나섰다. 왠지 버벅대고, 싱거운 질문을 해대도 친절하게 웃으며 대답해 줄 것 같은 기분좋은 예상이 샘솟았기 때문. 예상은 반은 적중했고, 반은 빗나갔다. 친절하고 예쁜 미소를 지닌 것은 맞지만, 신세대 특유의 발랄함 못지않게 침착하고 분위기있는 여배우로서의 향기도 강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도 인터뷰 중의 그녀의 말처럼, <어린신부>의 ‘보은’ 역할을 위해 연기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면서 한결 성숙해졌기 때문이리라.

자, 그럼 <어린신부>의 개봉을 앞두고, 살풋 떨리고 있을 귀여운 소녀, 문근영의 진솔한 모습을 공개하기로 하겠다(참고로 이 인터뷰는 <어린신부> 시사회 전에 진행된 것임을 밝힙니다). ready go~

Q. <어린신부>가 끝나고 난, 소감은 어떤가요?
A. 되게 섭섭하고 아쉬워요. 스태프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되게 시원한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런 것보단, 정말 섭섭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Q. 일반적으로 문근영씨는 모든 연령층이 좋아할 수 있는 귀엽고 착한 이미지가 강하신 것 같아요. <어린신부>에서도 그런 이미지가 많이 부각된 편인가요?
A. 제가 기존에 했었던 역할들을 대체로 보면, 정말 착하고 얌전하구 건드리면 울 것 같구 그런 이미지였어요. 음, <어린신부>에서도 여전히 착하긴 착한데요, 조금 더 활발하고 약간 수다스럽기도 하구,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고등학생 역할이에요. 그래서 더 발랄하고 엽기적인 것도 있고, 굳센 것도 있구요.

Q. ‘보은’의 캐릭터는 실제 나이랑 비슷해서 편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고등학생이 결혼을 하게 된다’는 설정 때문에 연기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A. 결혼한다고 해서 그다지 난감할 게 없는게, ‘보은’이는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거든요. 평범한 고등학생이 결혼을 한다는 게 쉽게 있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는 있는 거니까요. 게다가 ‘보은’이는 그 결혼에 순응하구 결혼생활을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게 아니라 그냥 단순하게 결혼만 한 상황이라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어요.

Q. 실제로 ‘보은’이처럼 고등학생 때 결혼해야 한다면, 어떠실 것 같아요?
A. 실제로는 절대 그런 일이 안 생길 것 같아요. 그렇잖아도 엄마한테 물어봤거든요. “엄마, 만약에 내가 (고등학생때) 결혼한다고 하면, 허락해 줄거야?” 그랬더니 엄마가 꿈도 꾸지 말라고, 왜 그렇게 엄마곁을 떠나고 싶어하냐구 그러시더라구요. (웃음) 음음, 만약이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저는 도망갈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잘생겼든 좋은 사람이든 고민해 볼 것 같아요.

Q. <장화, 홍련>때는 김지운 감독, 염정아씨를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연기 지도를 받으셨을 것 같아요. 이번 <어린신부> 때는 어떠셨나요?
A. <장화, 홍련> 때는 정말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음, 이번 영화도 그렇긴 하지만 전작에 비해 제 연기를 하게 됐어요. 물론, 그렇게 스스로 해나가는데도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구요. 그리구 제가 어려워하고 고민할 때 래원 오빠가 많이 도와줬어요. (웃으며) 직접적으로 도와준 적은 없구요, 은근슬쩍 조금씩조금씩 조언도 해주고 그랬어요.

실제로 보면, 말랐음에도 왠지 통통해 보이는 문근영. 정말 카메라는 무섭다~
실제로 보면, 말랐음에도 왠지 통통해 보이는 문근영. 정말 카메라는 무섭다~
Q. 상대 배우랑 호흡이 잘 맞았냐고 하면, 대부분 잘 맞았다고 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안 물어볼 수가 없네요. 김래원씨랑 호흡이 잘 맞으셨나요?
A. 래원 오빠는 처음부터 정말 잘 해줬어요. 저랑 래원 오빠랑 ‘보은’이 친구 ‘혜원(신세경)’으로 등장하는 친구랑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밥상에 생선이 나왔는데, 래원 오빠가 둘다 애기라구 생선살을 발라서 주시더라구요. (웃음) 그럴 정도로 편안하게 되게 잘 챙겨줬어요. 근데요, 처음에는 제가 그걸 부담스러워했었어요. 오빠가 잘해주는데도 괜히 쑥스러워하구 그랬죠. (웃음) 친해지고 나니 나중엔 미안하더라구요. 오빠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난 뭐했지’라는 생각도 들구.

Q. 음, <어린신부>에서는 선배 야구 선수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이상형은 어떤 타입이에요?
A. (고민하며) 잘 모르겠어요. 음, 좋아해본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다들 성격이 틀리더라구요. 일단요, 말이 통하는 사람이면 어떻게든 되는 것 같아요. 밝은 사람, 어두운 사람, 다정한 사람, 무뚝뚝한 사람 등의 구분없이요. 그냥 전 예의가 바르구 믿음직한 사람이면 좋아요. 잘생기면 더 좋구요.

Q. <어린신부>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우선 시나리오 느낌이 되게 따뜻하구 풋풋하고 아기자기했어요. 예쁘구요. 그런데 그런 느낌 가지고, 선뜻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던게 지금까지 해왔던거와는 다르게 밝은 캐릭터였거든요. 남들이 생각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연기지만, 저는 걱정이 되더라구요. 약간 코믹하면서도 오버스럽기도 하니까. 그러다 문득 사람들에게 나의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어둡고 슬픈 이미지만 보여줘서 주위에서 걱정을 하셨거든요.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큰 이유였어요. 저희 할머니가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시는데, 할머니가 제가 맨날 죽고, 맞고, 울고하니까 속이 상하셨나봐요. 저한테 그런 역할 좀 하지 말라구…. (웃음) 어떻게 보면, 할머니 소원 들어드리기도 하는 거에요.

Q.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 <어린신부>에서는 타이틀롤이기도 한 ‘주연’이잖아요. 거기에 대한 부담감이나 흥행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가요?
A. 솔직히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역할에 대한 비중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구요. 처음 시도해 보는 색다른 연기라서 오히려 거기에 대한 걱정이 컸었어요. 또 흥행에 대해선 제가 아직 직업적으로 배우를 하는 게 아니라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좀 속상한 거구요.

Q. 촬영 중 인상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뭔가요?
A. 음, 번지점프했던게 기억이 많이 나요. 원래 래원이 오빠 촬영 장면이었는데, 제가 너무 하고 싶다고 해서 한번 해봤거든요. 근데 하고 나니까 정말 상쾌하고 난다는 기분도 들구 정말 좋았어요(<어린신부>에서는 엔딩타이틀 오르면서, 편집에서 잘렸던 흥미로운 장면 중의 하나로 나오니 눈여겨 보세요!).

Q.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A. 어떤 장면으로 보다는요, 처음에 전체적으로 갈팡질팡했었어요. 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구, 오버하구 웃고 떠드는 연기도 되게 어색했어요. 또 초반에는 스태프들하고도 덜 친하니까 어색하잖아요. 걱정이 많았어요. 근데 매니저 오빠가 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캐릭터만 되면 된다구,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러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에요.

Q. 김래원씨랑 문근영씨랑 워낙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스타다보니, 스캔들에 대한 우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정말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A. 솔직히 처음에는 매니저 오빠한테 물어봤었어요. “정말 정이 들면 어떡해?”라고. 그랬더니 “뭐, 둘다 사람이 좋으면 당연히 정이 들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냐?”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촬영하고 나서 보니까, 제가 걱정했던 정과는 다른 정이 들었어요. 수정이 언니가 친언니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이, 정말 오빠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게 좋아요.

Q. 아, 임수정씨하고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친하게 지내시나요?
A. 네, 제가 <어린신부> 들어가기 전, < ing... > 홍보하는 시기에 수정 언니가 래원씨한테 잘 얘기해놓겠다고 그러더라구요. (웃음)

목소리도 귀여운 문근영
목소리도 귀여운 문근영
Q.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중에 로맨틱 코미디가 상당히 많은데요, <어린신부>만의 매력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어린신부>는 되게 따뜻한 영화에요. 지금 세상이 삭막하잖아요. 영화 보시구 따뜻한 마음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또 귀여니 소설이 원작인 영화들도 그렇고, 지금 고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진짜 고등학생이니까 거기서 오는 다른 면도 있을 것 같아요.

Q.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물어보는 건데요, 귀여니가 쓴 소설류를 읽어보기도 했나요?
A. 네, 저는 귀여니 언니 소설을 『내 남자친구에게』만 빼고 다 읽었어요. 정말 많이 울었어요. 특히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읽고나선, 정말 대단했어요. 제 또래의 언니인데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놀랐어요. 소름이 끼치면서, 정말 울면서 봤어요.

Q. <어린신부>를 찍기전에, 김래원씨한테 가졌던 생각과 실제로 같이 연기를 해 보고 난뒤의 김래원씨랑은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A. 저는 <옥탑방 고양이>를 안 봐서 래원 오빠의 그전 이미지밖에는 몰랐어요. <학교>나 <눈사람>에서 봤던 되게 멋있고 카리스마 있던 모습같은. 음, 처음 만났을때 정말 멋있구요, 사람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첫인상이 참 좋았어요.
오빠가 장난이 심하거든요. 막 장난치구 그럴 땐, 영락없이 진짜 오빠같다가도 영화나 연기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오빠가 그동안 생활해 왔던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많이 알아요.
저는 자신감이 좀 없거든요. 제께 있는데도 선뜻 말하지 못하고, 한 개밖에 할줄 몰라요. 근데 래원이 오빠는 자기 안에 있는 가능성이란 가능성은 다 꺼내요. 한 상황에서도 여러 가지 연기가 가능하죠. 그런 걸 보면서 ‘아, 저런 거구나. 나도 자신감을 가져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많은 걸 배웠어요. 래원 오빠는 정말 오빠같기도 하고 선배님같기도 하고 그래요.

Q.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 보고 싶으세요?
A. 다양한 걸 해 보고 싶어요. <어린신부> 찍고 나서 정말 연기 욕심이 많이 생긴 것같아요. 어차피 제가 생각하기에 배우는 자기의 삶은 없는 것 같거든요. 남의 삶을 살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자기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게 조금 안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이왕 그렇게 살기 시작한 거, 다른 사람의 여러 가지 삶을 살아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제 모습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싶어요.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기성

7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17
qsay11tem
아이구 귀여워   
2007-08-09 21:11
kpop20
착한 이미지   
2007-05-27 11:28
ldk209
2년 전.. 너무 깜찍했었네...   
2006-12-27 18:46
js7keien
앞으로의 맹활약을 기대하며!   
2006-10-03 14:47
soaring2
문근영 너무 귀여워요~ 댄스의 순정도 기대됩니다   
2005-02-13 07:07
cko27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문근영.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됩니다.^^   
2005-02-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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