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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 2’, 섬뜩한 귀신들 여전히 출몰합니다!
'디 아이 2'의 제작자 진가신, 감독 옥 사이드 팡을 만나다! | 2004년 5월 24일 월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디 아이 2>가 온다. 전편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심결을 주인공으로 “제 성적표 못 봤어요”라고 끈덕지게 묻던 남자 아이 귀신, 얼굴 반쪽이 날아간 할아버지 귀신, 긴 혓바닥으로 날고기를 날름 핥아먹던 여자 귀신 등 참으로 섬뜩섬뜩한 장면들을 선사했던 <디 아이>에 이어, 견귀(見鬼)의 공포를 또 다시 빵빵하게 그러모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그 감독에 그 제작자이지만, 달라진 배우들, 그 중에서도 귀여운 섹시걸 서기가 뜻밖에 공포영화의 히로인으로 등장한다. 이미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선 <디 아이>를 뛰어넘는 흥행 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디 아이 2>. 게다가 톰 크루즈가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구입을 요청하는 등 이래저래 신나는 일이 가득한데, 도대체 <디 아이> 시리즈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이번 <디 아이 2>를 살짝 공개하면, 깜짝깜짝 놀래킬 의도를 품은 무~서운 장면들도 늘고, 애수어린 스토리도 한층 더 강화됐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영화의 분위기와는 제격인 날, 무비스트는 <디 아이> 시리즈의 제작자 진가신과 연출을 맡은 ‘팡 브라더스’의 형, 옥사이드 팡 감독과 만났다. 항상 영화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감독과 제작자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이 펼쳐진 현장으로, 모두모두 go~

제작자나 감독으로서, 솔직히 전작과 비교해서 <디 아이 2>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또, <디 아이>가 흥행에 성공해서, 속편을 제작하는데 어려움이나 부담은 없었나요?

진가신: <디 아이>의 경우엔 기대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만들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디아이 2>는 속편이기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어요. 같은 포맷으로 가면 ‘같은 영화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올 거고, 또 다르게 접근하면 ‘기대와 다르네’ 하는 반응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웠죠. 하지만 국제시장의 필요성 때문에 속편을 제작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어요. 감독이나 회사의 입장에서든, 홍콩영화산업에서의 입장에서든 그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죠. <디 아이> 시리즈의 기본적인 방식은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무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에요. 그래서 각각의 영화들이 독립적이면서도 개별적이라고 할 수 있죠.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같은 테마로 끌고 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옥사이드 팡: <디 아이 2>를 끝내고 나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어요. 단지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디 아이>와 비교되는 점들이었죠.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디 아이 2>가 훨씬 더 흥미로워요. 우리 형제 감독에게 있어서 <디 아이 2>는 무척 신선하면서도, 재미있고, 전혀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였거든요. 또, 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기 위해 연출기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것들을 많이 찾았어요. 음...진가신 감독님께도 속편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줄 수 있어서 참 만족스러웠죠.

진가신: 일단 <디 아이 2>의 첫 장면을 보고 기뻤어요. 개인적으로 <디 아이 2>를 훨씬 더 좋아하는데, 왜냐면 <디 아이>는 처음 보는 입장에선 여러 가지 부분들이 신선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드라마적인 요소로 보면 <디 아이 2>가 스토리도 훨씬 더 강렬하고, 인물도 강렬하거든요. 시나리오 작업을 할때도, 팡 형제들이 스타일이나 스토리 등 모든 면에서 <디 아이 2>를 통해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서 제작자로서 기쁘게 생각했었죠.

근데 여쭤봐도 될는지 모르지만, 대니 팡 감독은 왜 못오셨는지?

옥사이드 팡: 지금 영화 찍고 있거든요.

진가신 감독이 옴니버스 영화 <쓰리>에서 <고잉 홈>을 연출했던 것부터 시작해, 지금 <디 아이 2>까지 보면, 스타일이 얼핏 비슷하면서도, 세심한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거든요. 이런 것들이 혹시 중국영화의 부활을 위한 준비는 아닌지 궁금한데요.

진가신: 슬프지만 홍콩영화의 부활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중국영화산업에서의 새로운 탄생은 있을 거에요. 중국은 한국과 달리, 새로운 영화가 탄생될 수 있는 여건들이 조성되어 있지 않고, 이런 저런 영화제작자들이 날립하고 있는 상황이죠. 중국은 시장이 분명 크긴 하지만, 새로운 영화가 탄생될 여지는 별로 없고, 홍콩은 시장 규모가 너무 작죠. 그래서 중국의 입장에선 홍콩이라는 나라의 중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아요. 옛날과는 달리 한창 개방 중인 중국에게, 홍콩이 갖는 의미는 너무나 사소한 것으로 전락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이 지닌 자유로운 분위기나 문화, 또 수백년 동안 지속되어온 서구적인 사고 방식 등이 중국에 영향을 줄 순 있겠죠. 그래서 중국과 홍콩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한 뒤, 어떤 새로운 영화가 탄생하기를 기대하고는 있어요. 음...하지만 그 결과물은 중국영화라고 불리지, 홍콩영화라고 불리진 않을 겁니다.

장이모우 감독의 <영웅>이 그런 측면에선, 첫 시도라고 생각되는데 <영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가신: <영웅>은 중국에서 최초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그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영화의 컨셉은 좋아하죠. 컨셉을 좋아한다는 건 스토리를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그 영화를 홍보해서 상업적인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존중한다는 말입니다.
전 그렇게 중국에서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부분에 대해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국제적인 영화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결합해, 영화를 ‘국제화’ 시킬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일이죠. 하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으론, 정말 좋아하지 않아요.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저만큼 싫어하진 않겠죠. 하지만 그 영화는 분명히 역사적인 사건을 잘못된 관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 하지만 <영웅>의 속편은 좋다고 들었어요. 속편은 기대가 됩니다.

진가신 감독과 옥사이드 팡, 대니 팡 감독, 세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되셨어요?

진가신: 4년 전 회사를 차렸을 때, 한국이나 태국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한국과 태국 영화들이 제겐 상당히 흥미로웠기 때문이죠. 여러 감독들을 만나고 다니는 중에, 어느 태국 감독이 제게 얘기를 해 줬어요.
태국에 거주하는 홍콩인 감독이 있는데, 태국말은 하지만 쓰거나 읽진 못하고 중국어로 시나리오를 쓰면, 태국어로 번역을 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에요. 그땐 ‘그런가 보다’고 생각만 했는데, 팡 형제의 첫 번째 작품 <후즈 러닝>을 보게 됐어요.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저예산으로 만들었음에도 굉장히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하게 됐고, 같이 작업하게 된 거죠.

<디 아이> 시리즈에서, 진가신 감독님은 제작자로만 활동하고 계신데, 혹시 옆에서 지켜보다가 왠지 연출에 관여하고 싶어지는 순간은 없으셨나요? 실제로 뭔가 조언을 해 주셨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지요?

진가신: 전혀 없어요. 연출가와 제작자는 서로 다른 영역이에요. 사람들이 제게, ‘왜 연출대신 제작에 몰두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저는 제작자로서 더 나은 면이 많다고 느껴요. 연출을 하게 되면, 어떤 영화를 실패할 경우에 “아, 다음엔 좀더 나은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또 다음 영화를 만들게 되도, 그런 식의 생각을 주로 품고, 움직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제작을 하게 되면, 자신의 역량으로 다른 감독들에게 안전한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게 되죠.
저는 감독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테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공간을 마련하고자, 회사도 만들게 된 거에요. 만약 그런 제작자나 회사가 없다면, 전혀 다른 마인드를 가진 제작자가 나서 감독들의 연출을 방해할 수도 있고, 감독의 의도와 반하는 연출을 요구할 수도 있어요. 전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환경에서, 감독들이 자기 안의 모든 것들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디 아이>도 그랬지만, <디 아이 2>에서도 정말 머리털이 쭈빗쭈빗 서는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음...우리나라의 <여고괴담> 시리즈의 경우, 어떻게 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하게 떠도는 괴담을 차용한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 <디 아이> 시리즈는 어떤가요? 그 에피소드들이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홍콩 사람들에게 떠도는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옥사이드 팡: 영화 소재에 있어 <디 아이>나 <디 아이 2>는 홍콩인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들에, 근접하려고 노력한 영화들이죠. <디 아이 2> 중에서, 서기가 택시에서 보는 변발 귀신은 제가 어렸을 때 많이 듣던 이야기에요. 아마 홍콩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봤을 만한 이야기죠.
또, <디 아이>에서 어린 아이와 엄마가 식당에서 고기를 핥아먹는 장면도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요 부분은 기자들이 <디 아이>에서 공통적으로 무서워했던 장면이었기에, 더욱 더 흥미로운 답변이었다!). <디 아이> 시리즈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는 봤지만, 본 적은 없는 귀신들을 영화 속에 형상화시켜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적잖은 흥미도 가져다 주는 작품이죠. 영화를 보는 전후에 사람들이 그 이야기들을 언급하게 되면, 입소문을 타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게 되니까 저희도 영화 속에 그런 부분들을 많이 첨가하게 된 거죠.

<디 아이>에선 어찌보면 평범한 아저씨같고, 심오하게 보면 우주인(?) 비슷하게 생긴 ‘저승사자’가 나오잖아요. 한국에도 저승사자가 존재하는데, 복장이나 모습이 <디 아이>와는 많이 다르거든요. (웃음) 영화 속에 형상화했던 그 저승사자가 감독님의 생각인지, 아니면 홍콩인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저승사자의 이미지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옥사이드 팡: (재미있는 미소를 띄우며) 그 부분은 제가 영화에서 유감으로 생각하는 면이에요. <디 아이>를 끝내고 나서, 그 부분이 맘에 걸렸죠. 한국에도 그런 생각이 있겠지만, 홍콩에선 저승사자들이 특별한 의상을 입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대부분 하고 있어요.
음...구체적으로 말하면, 홍콩의 경우엔 저승사자가 말의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런데 그걸 영화 속에 대입하려니, 도저히 가능해 보이지가 않았어요. 말이 와서 죽은 사람을 데리고 간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하게 느껴졌거든요. (웃음) 그래서 결국 그렇게 형상화시킨건데, 진가신 감독님은 그 저승사자가 댄서같다고 계속 놀려대시더라구요. (귀엽게 포즈까지 취하며) 댄서가 오더니 죽은 사람을 춤추면서 데리고 간다고, 진가신 감독님이 어찌나 놀리시던지…. 뭐, 하지만 수정하기에는 너무 늦어서,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가기로 한 거였죠. (웃음)

좀 실례되는 질문인진 몰라도, 서기는 ‘배우’라기보다 ‘스타’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공포 영화지만, 까다로운 내면 연기가 필요한 <디 아이 2>에 캐스팅하면서, 걱정되거나 주저되는 면은 없었는지요?

옥사이드 팡: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대니 팡에게 서기를 캐스팅한단 말을 했을 때도, 별로 걱정될 게 없다는 말을 들었죠. 중요한 건, 그 당시 관건이 새로운 배우를 원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나 봐요. 물론 저도 그녀가 스타인 것은 알고 있죠. 서기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때때로 그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이 있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점이 영화를 촬영하는데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구요.
사실 서기를 처음 만나던 날도, 그녀가 사무실에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거에요. 그때 ‘역시 스타구나’라고 느꼈죠. 게다가 어느 누구도 그녀한테 늦었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 걸 보곤, 더욱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촬영을 해나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놓고 맞춰가기 시작했고, 같이 일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어요. 그래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죠.

진가신: 서기를 캐스팅할 때 그녀가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할 거란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정말 좋은 배우면서, 유명한 스타입니다. 하지만 팡 형제가 스타와 같이 작업해 본적이 없어서 조금 우려가 됐어요. 태국에는 스타시스템이 없고, 배우들을 엑스트라식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홍콩에 와서 그런 식으로 스타들을 대하면 곤란해질 수 있으니, 약간 걱정이었죠. 촬영하면서 서기가 저한테 고민을 털어놓곤 했는데, 감독이 자기에게 요구사항을 잘 얘기해 주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감독이라면, 특히 스타와 작업할 때 연기에 대한 호불호를 명확히 해서, 배우의 연기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가자”, 아니면 “좋은데, 조금 더 좋게 가보자” 등의 말을 건네거나 잘했을 땐 “정말 잘했다”는 식의 제스츄어가 있어야 하죠.
하지만 팡 형제는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해서, 서기가 상당히 답답해 했어요. 물론 촬영이 계속 진행되면서,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각자 일하는 방식을 터득해 갔습니다. 서기도 차츰 자신감을 찾았구요. 처음에 그녀는 너무 긴장을 해서, 거의 매일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니까요. 그러다 서서히 달라지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니, 기분 좋게 작업을 해 나갈 수 있었죠.

우리나라에 태국 영화 <옹박>이 개봉하는데, 팡 형제도 태국에서부터 영화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고, 작품도 봤었거든요. 영화 스타일을 보면, 미세하지만 서서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특히 카메라 워크에선 많은 변화가 보이는데, 당신의 영화관이 궁금합니다.

옥사이드 팡: 우선 영화에선 매번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게, 제가 추구하는 바죠. 전 언제나 학생 때와 같은 자세를 가지고 있어요. 말하자면 절대로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소재는 같더라도 접근 방식은 다르게 해야 하죠. 영화의 스토리는 100년 가량의 영화사 중에, 한번쯤 다루어졌던 이야기들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접근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음...예를 들어 예전엔 특수효과 분야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나날이 발전하기 때문에 같은 스토리라도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어요.

*통역을 맡아주신 홍자영 프리랜서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취재 : 심수진, 최동규 기자

6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15
qsay11tem
무시워요   
2007-08-09 21:17
kpop20
무서울거 같아요   
2007-05-27 11:20
a1046
아.. 대니팡 감독님은 또 뭔가 찍고 계시구나 +_+   
2005-02-15 18:44
soaring2
디아이2 생각보다 안무서웠어요~   
2005-02-13 06:55
cko27
ㅎㅎ;;이젠 섬뜩하지 않은듯..   
2005-0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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