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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컷 열전]<남자가 사랑할 때> 한혜진- 건드리면 깨질 듯한 여린 감정!
2014년 2월 14일 금요일 | 무비스트 편집팀 이메일


배우 한혜진과는 2년 전 <26년>이라는 영화로 인터뷰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녀의 눈빛에서 섬세한 감정선이 여릿하게 배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녀의 표정과 어울려 굉장히 신선하면서 울림 있게 다가왔다. 평소 반듯하면서 밝고 단아한 인상을 가진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그녀가 좀 더 풍부하고 다양한 내면을 품고 있는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

최근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절제된 내면 연기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서 일까. 특히나 이번 촬영 중에 그녀의 표정에서 언뜻 드라마 캐릭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찰나였지만, 그런 느낌이 좋았다. 촬영 내내 그런 감정이 투영되길 원했다. 조심스럽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녀에게 사연 있는 표정과 시선 연기를 주문했다. 밝은 느낌보다는 차분한 톤으로 가고 싶었고, 툭 건드리면 깨질 듯한 여린 감정이 느껴지길 바랐다.

촬영이 끝나면 항상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포토그래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번 촬영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배우를 앞에 두고 원하는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한동안 맴돌았다. 그래서 이번에 B컷으로 선정된 사진들은 더 많이 아쉽다. 다른 작품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더 신중하고 세심하게 촬영해야겠다. 꼭 그래야겠다.


글, 사진_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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