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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지만 봐줄만한 장르 교배실험극 시실리 2Km
rcnhorg7 2004-08-17 오전 11:42:18 1117   [0]


 

poster #1

 혹자는 장르의 혼합이 오히려 장르 영화를 발전하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말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하게 해준 대표적인것이 키치영화들, 특히 호러물을 무섭다기 보다 엽기
 (주로 화장실 코미디류의 코미디들로)로 포장한 그런 영화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현대의
 호러영화는 각종 장르를 섞은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하고 기존의 칙칙한
 액스플로테이션(13일의 금요일처럼 도끼를든 제이슨같은 사이코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류에서
 많이 탈피해 진짜 심리적인 공포를 주던지 스릴러풍으로 포장해 가공할만한 반전을 감추고
 있던지 그렇지 않으면 타 장르를 혼합해 새로운 영화로 만드는 변신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최근 영국에서는 독특한 공포영화 하나가 개봉되었다. 'Shaun of the dead'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에 조지 로메로식 좀비 영화를 섞은 말도 안되는 코미디 영화로
 영국 개봉당시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비평과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결국 공포영화의
 잡종스런 장르 혼합이 이뤄낸 나름대로의 쾌거(!)였다고 볼 수 있다. 뭐 멀리서 찾을것도
 없겠다. 우리나라만 해도 김지운 감독의 불세출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이 우리나라 키치 영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작년 공포영화는 '장화, 홍련', '거울속으로', '4인용 식탁', '여우계단'등 드라마의 골격을
 지닌 귀신이 등장하는 전통적 공포영화들 위주로 선을 보였다면 '시실리 2km'는 그런 기존의
 국내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면서 나름대로 선택의 폭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신들은 그것을 '펑키 호러'라 명명하며 자신있게 차별화를 꾀한다. 남들과
 다른 노선을 걷기 위해서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하는데 과연 '시실리 2km'는 어떨까?

 poster #2

 시간도 잊은 평화로운 마을이라는 역설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마을 시실리에 친구를
 배신하고 장물을 빼앗아 달아난 석태는 차량사고로 잠시 마을에 묵고가기로 했던바 친절한
 마을 사람들의 호의에 아랑곳않고 자신의 장물을 챙기다가 사고로 기절상태에 이르는데
 기절한 석태의 몸에서 나온 다이아몬드를 본 사람들은 일확천금, 인생대박을 꿈꾸며 다이아
 하나를 손에 넣고 석태를 생매장하기에 이른다.

 이미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을 통해 평범한 사람도 순식간에 범법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영화적이지만 비현실적이라기 보단 현실에 가까운 픽션의 위력을 이미 경험한 바 있고
 스페인의 괴짜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2000년도 작품 '커먼웰스'를 통해 그것이
 확실하고 충동적인 동기부여로 인해 발생했을 때의 위력역시 확인한 바 있다.

 사실 '시실리 2km'는 그 두 영화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어떤 새로운것을 추가한 것은 없는영화다.
 다만 있다면 그런 틀 안에서 조폭코미디와 전설의 고향류의 괴담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것들도 새로운 충격을 제공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것들을 차용해서 자연스럽게 잇는데
 더 힘을 썼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시실리 2km'는 장르 혼합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실험 그 이상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초반 석태를 매장하는 마을사람들의 범죄행각은 그들의 어리버리함에 의해 죄를 짓고 있음에도
 불쌍하게 느껴지게 해서 다소 도덕성의 해체를 꾀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도덕성의 해체 문제는
 조폭인 양이파의 등장에 의해 심화 과정을 겪는다. 양이파도 완벽한 조폭은 아니며 스미골(!)의
 등장으로 무게의 균형이 깨지긴 하지만 그들의 필요이상으로 불손한 태도와 과장된 폭력으로
 인해 두 집단간의 죄질을 저울질 하게 되며 '선량한 시민이 아니라 어차피 범죄자 하나 묻었을
 뿐' 이라며 둘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집단이지만 은근히 마을사람들을 측은하게 여기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국내에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조폭영화의 출연해 불만을 품고 심리적으로
 조폭보다는 확실한 캐릭터를 가지고있는 마을 사람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렇게 상황의 전복을 통해 영화는 기존 도덕관념의 해체를 꾀하며 조폭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코미디를 가미해 저속하지만 공포와는 다른 짜증의 아드레날린이 분출한 상황속에서의
 코미디를 장기로 내삼는데 이 부분은 분위기는 다르지만 코드는 비슷한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코미디의 코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전반부고 천사의 집을 지키는
 송이와 대면한 이후부터는 이런 상황들이 모두 역전된다.

 영화는 임창정이란 배우를 프랜차이즈로 삼은탓에 다소 재미있을수 있는 캐릭터들이 소품으로만
 사용될뿐이고 결국 사건의 해결은 임창정이 맡은 배역인 양이와 다른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송이를 제외하고는 조폭과 마을사람들이라는 집단간의 우화로 바뀐다. 이것이 '시실리 2km'가
 가지고있는 극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대립 구도를 보이고있는 모든 집단의 인물들의
 캐릭터를 다 드러내게 되면 영화는 다소 지저분해질 수 있지만 '달마야 놀자'같은 경우는
 그 예외에 속한다. 재규와 청명스님이라는 두 일파의 대표가 크게 대립 구조를 이루고 있음에도
 다른 캐릭터들이 크게 죽지는 않는 양상을 띠었다. '시실리 2km'도 초반에 그런 모습을 유지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주인공인 양이와 귀신 송이에게 이야기가 집중되는 바람에 다소 캐릭터의
 형성은 짓다만 밥이 되고 만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는것이 아니라 과연 인간의 죄는 어디까지가 면죄고 어디까지가 처벌의
 대상인가에 대한 관념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인륜의 적이지만 조폭의 사회의
 악이다. 장난스럽게 해체된 도덕성은 진짜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데 영화는 과연 누구의 편을
 들어줄까?

 이런 영화를 받치고 있는 전반적인 부분들은 뭔가 확고하지 않은 모습속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게 만들지만 하나의 오락영화로서는 충분히 그 끼를 발휘한다. 말못할 구구 절절한 사연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위기의식을 갖게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인다. 어렵게
 설명했지만 영화속 인물과 상황의 과장 못지 않게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하게 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마지막으로 도입부에 소개했던 장르 혼합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펑키'는 있는데 막상 '호러'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다. 어떻게 보면 집단이 가지고 있는
 부도덕성은 잘만 인지한다면 공포의 대상으로 될 수 있다. 마치 '악마의 씨'에서의 악마주의자들
 이나 '텍사스 전기톱 학살'의 막내 레더페이스를 제외한 선량한 얼굴의 가족들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눈깜짝할 사이에 살인을 저지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공포를 읽는다면
 당신은 착한 사람이다. 아쉽게 시실리 마을 주민들에게는 소위 대략 포스(웃대 버젼으로)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의 영화상의 주 목적은 웃음을 주기위한 개그 콘서트 팀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하긴 귀신도 어리버리해서 무섭게 만드는 능력이 없는데 더
 뭘 바라나? 결국 코미디를 위한 코미디에 의한 코미디만이 존재하는 영화이고 공포는 일종의
 '전설의 고향'류의 괴담 차용에 그쳤을 뿐이다.

 하지만 본인은 이 부족한 영화를 나름대로 좋게 평가해본다. 공포영화가 내년, 내후년에도
 쏟아지겠지만 연례행사라는 측면에서가 아닌 아이디어로 무장한 저예산영화의 출연으로서의
 공포영화를 간절히 바라고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하나의 시행착오도 필요하고
 '시실리 2km'는 대안은 될 수 없겠지만 하나의 중요한 참고로 삼기는 좋을것이다.


 ** 본인이 추천하는 혼합 장르영화 5 **

 '프레데타'
 감독 :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스, 주연 : 로즈 페레즈, 하비에르 바르뎀

 하비에르 바르뎀의 느끼함을 즐길 수 있는 이 영화는 마약밀매자 로미오와 프레디타의
 광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액션, 코미디, 청춘물, 호러, 서부극, 멜로, 섹스 스릴러등
 가히 모든 장르의 총합이라 불리울만한 영화다.


 '블레이드 2'
 감독 : 길레르모 델 토로, 주연 : 웨슬리 스나입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잡종)'라는 호칭을 수여받은 영화 '블레이드'의 속편은 전작보다
 강력한 액션못지않게 1편보다 강력한 호러와 더 탄탄해진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으며 액션에
 동양무술을 가미한데다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나름대로 느와르적인 색채도 반영하고 있다.
 단순한 액션영화의 장을 넘어선 수작이라 평가한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감독 : 알렉스 로드리게즈, 주연 : 조지 클루니, 쿠엔틴 타란티노

 알렉스 로드리게즈를 헐리웃의 떠오르는 흥행감독으로 만든 영화로 초반엔 범죄 스릴러로
 시작했지만 후반부는 뱀파이어 호러물로 둔갑하는 매우 특이한 형식의 영화다. 비디오용으로
 제작한 속편들도 영화의 제작사 미라맥스사의 수입에 한몫하기도 했다.


 '언데드'
 감독 : 스피어리그 형제, 주연 : 펠리시티 메이슨, 롭 젠킨스

 올해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에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던 언데드는 '데드 얼라이브'의 좀비 호러에
 '첩혈쌍웅'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액션이 합쳐진 다소 황당한 영화로 시작 '미지와의 조우'같은
 공상과학 영화까지 섭렵한 일명 'B급영화의 총체'로 불리울만 하다. 아직 개봉되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올해 만날수 있을것같다.


 '새벽의 저주'
 감독 : 잭 스나이더, 주연 : 사라 폴리, 빙 레임즈

 78년 조지 로메로가 만든 두번째 좀비영화 '시체들의 새벽'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원작이
 가지고있는 소재들을 차용해 원작과는 비교되는 색다른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보다 액션과
 코미디를 강화시키고 극 전개를 통해 인물간의 심리묘사에도 많이 신경쓰기도 했다.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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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2Km(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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