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현대 사회의 병폐에 대한 힐난을 퍼붓고 있었던 강렬한 스릴러 나이트 크롤러
jojoys 2015-02-28 오후 2:37:46 8666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현대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품고 있는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117분

댄 길로이 감독 / 제이크 질렌할, 르네 루소, 리즈 아메드..

개인적인 평점 : 8점 (IMDB평점 : 8.0점, 로튼토마토 지수 : 95%, 2월28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목요일(26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나이트 크롤러>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리얼 스틸>의 스토리 작가이자 <본 레거시> 등의 각본을 쓴 댄 길로이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나이트 크롤러>는 작년 10월 31일에 북미에서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현대인들 모두가 명명백백하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침묵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신랄하게 파헤친 영화', '언론의 폭거를 영리하게 비꼰 영화' 등과 같은 호평을 받으며 무려 95%에 이르는 높은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개인적으로는 북미 현지 시각으로 지난 1월 11일에 열렸던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제이크 질렌할의 이름을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았던 <나이트 크롤러>였기에, 국내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도 했었죠.

 

    자, 그럼 과연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이트 크롤러>였을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우연찮게 나이트 크롤러의 세계에 발을 들인 소시오패스의 이야기

 

줄거리 매일 밤, LA 골목을 누비며 전선, 철책, 맨홀 등을 훔쳐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루이스 블룸(제이크 질렌할)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인데요. 하지만 정규 교육조차 받지 못한 그에게 돌아오는건 언제나 냉소 가득한 거절 뿐이죠. 그렇게 평소와 마찬가지로 훔친 물건들을 처분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던 루이스는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14년 경력의 나이트 크롤러(사건, 사고 현장을 촬영해 방송국에 돈을 받고 파는 프리랜서 촬영 기사) 조 로더(빌 팩스턴)를 목격하게 되고, 곧바로 나이트 크롤러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나이트 크롤러>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

 

    솔직히 <나이트 크롤러>는 제작비가 850만불에 불과한 탓에 볼거리를 통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커리어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제이크 질렌할의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 연기를 바탕으로 러닝타임 내내 거침 없이 쏟아내고 있었던 현대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들을 음미하시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고개를 쭉 빼고 영화에 한껏 몰입하게 될 만큼에 어마어마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했답니다. ^^

현대 사회의 비정함을 섬뜩한 연기를 통해 묘사해내고 있었던 제이크 질렌할

 

    언론이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손쉽게 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공포는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증거야!!"라는 루이스의 말처럼, <나이트 크롤러>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으며 언제부터인가 '언론 윤리'라는 단어를 까맣게 잊어버린 현대 미디어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꼬집고 있었는데요. 게다가 그 이면에는 현대 미디어들의 비윤리적인 행태 뿐만이 아닌 현대 사회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 구역질 나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힐난까지도 담겨져 있더라구요. ^^

 

    <나이트 크롤러>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루이스처럼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만 성과를 낼 수 있게 되어버린 비정한 현대 사회 대한 것들이었는데요. 다시 말해, 업무적 성취를 위해서라면 혹여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할지라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확실한 성과물을 만들어내야지만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들을 러닝타임 내내 풀어내고 있었죠. ㅎ

 

    천재적인 두뇌와 뛰어난 화술, 그리고 포기를 모르는 끈기를 바탕으로 끊임 없는 자기 개발에 몰두하지만, 정작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절망의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루이스는 날이 갈수록 좁아져만 가고 있는 취업문을 통과 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혈안이 된 이 시대의 수많은 구직자들을 상징하는 인물인데요. TV와 자그마한 화분을 친구 삼아 지내며 매 순간 따뜻한 인간의 체온을 그리워하면서도, 마침내 스스로 찾아낸 나이트 크롤러라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법망의 사각 지대를 교묘하게 활용해가며 사건 현장을 조작하고, 온갖 비열한 방법을 동원해 경쟁자와 내부불안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모자라, 결국에는 타인의 목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본인의 성취에만 몰두하는 루이스의 모습은, 현대 사회라는 치열한 생존 정글 안에서 타인의 실패와 좌절을 디딤돌 삼아 하루하루를 버텨나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었죠.

 

    이처럼 <나이트 크롤러>가 말하고 있었던 현대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관한 메시지는 제이크 질렌할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한층 더 강렬한 충격을 선사해주고 있었는데요. 광기로 번들거리는 두 눈을 빛내며 무감각한 표정으로 LA 밤거리를 헤매는 루이스의 모습은 저로 하여금 자연스레 먹잇감을 찾아 정글 속을 돌아다니는 한 마리의 굶주린 맹수를 떠올리게 했고, 루이스가 타고 다니는 머스탱의 힘찬 엔진소리는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가는 사나운 맹수의 포효처럼 들렸으니까 말이죠. ^^

 

여러분은 과연 누구의 얼굴을 한 채 비정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계신가요?

 

    개인적으로는 <나이트 크롤러> 속에 담겨져 있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도 꽤나 흥미로웠었는데요. 스스로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과 타인에 대한 불평 불만만을 가득 늘어놓는 릭에서부터, 비윤리적인 행동인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침묵하는 프랭크 크루즈(케빈 람)와 제니(캐롤린 길로이), 린다(앤 쿠삭, 참고로 앤 쿠삭은 존 쿠삭의 누나입니다. ^^), 부조리한 현실에 그 누구보다 큰 분노를 느끼면서도 결국에는 법의 테두리 안에 갇혀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프론테이리(마이클 하이얏) 형사, 비윤리적 비인간적인 방법을 통해 이뤄낸 성과물의 달콤한 맛에 취해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KWLA의 보도국장 니나 로미나(르네 루소), 그리고 인간성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괴물 같은 자신의 본성을 뛰어난 화술과 예의바른 행동으로 눈가림한 채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거침 없이 질주해 나가는 루이스에 이르기까지, <나이트 크롤러>가 담아내고 있는 현대 사회 신 계급 피라미드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자연스레 입 안 가득 씁쓸한 맛이 맴돌게 되더라구요. ㅠ.ㅠ

 

    리뷰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일반적인 스릴러로써의 서스펜스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나이트 크롤러>인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스크린을 통해 비춰지는 이야기들의 이면에 신랄하게 담겨져 있는 현대 사회의 비정함에 대한 메시지들을 하나둘 읽어가시다 보면 어느 틈엔가 <나이트 크롤러>의 매력에 흠뻑 취해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실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저로 하여금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끔 해줬던 제이크 질렌할의 소시오패스 연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나이트 크롤러>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어제(27일) 관람하고 온 <백 투 더 비기닝>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5488 [도라에몽:..] 극장판 애니메이션 부린 과욕의 결과. ermmorl 15.03.04 2173 0
95487 [포커스] '포커스'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밍밍해져버린 로맨틱 케이퍼 무비 jojoys 15.03.03 2330 0
95486 [엄마와 나..]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을 보고 filmone1 15.03.02 1989 0
95485 [그레이의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그들'만의 이야기 hotel827 15.03.01 3835 2
95484 [백 투 더..] 엉성한건 참을 수 있어도, 억지스러운건 견디기 힘들다구!! jojoys 15.03.01 2291 0
95483 [나이트 크..] hotel827 15.02.28 2324 0
현재 [나이트 크..] 현대 사회의 병폐에 대한 힐난을 퍼붓고 있었던 강렬한 스릴러 jojoys 15.02.28 8666 1
95481 [그레이의 ..] 지극히 여성 중심적인 시각에서 써내려간 러브 판타지 jojoys 15.02.27 1992 1
95480 [그레이의 ..] 오글거림의 향연 cipul3049 15.02.26 2015 0
95479 [세인트 빈..] 당신의 수호성인은 누구인가요?? ^^ jojoys 15.02.26 2289 0
95478 [킹스맨: ..] 기대감 없이 본 영화 하지만 웃음폭발 ekdud5310 15.02.25 2499 1
95477 [홈프론트-..] [홈프론트]를 보고 filmone1 15.02.25 2689 0
95476 [바람의 검..] 과거를 지울 수 없는 사람들 novio21 15.02.25 2105 0
95475 [그레이스 ..]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보고 filmone1 15.02.24 2220 0
95474 [원나잇 온리] [원나잇 온리]를 보고 filmone1 15.02.23 1911 0
95473 [웰컴, 삼바] 웰컴, 삼바?? 노땡큐, 삼바!! ^^;; jojoys 15.02.22 16586 0
95471 [갓 헬프 ..] [갓헬프더걸]음악과성장은 또다른공생관계 hotel827 15.02.19 1956 1
95470 [이미테이션..] 퀴어인듯 퀴어아닌 퀴어같은 실화시대극 jojoys 15.02.18 26068 0
95469 [아메리칸 ..] [아메리칸스나이퍼]담담한 전쟁영화 hotel827 15.02.16 2250 0
95468 [허삼관] [허삼관]그의 두번째 연출작 좀 아쉽다! hotel827 15.02.16 2203 0
95467 [진격의 거..] [진격의거인]극장판으로 만난 화제작! hotel827 15.02.16 1949 0
95466 [천번의 굿..] [천번의 굿나잇]을 보고 filmone1 15.02.16 2205 0
95465 [박물관이 ..] [박물관이살아있다]이 시리즈의 마지막 hotel827 15.02.15 2129 0
95464 [오늘의 연애] [오늘의 연애]500일의 섬머같은영화! hotel827 15.02.15 2186 0
95463 [조선명탐정..] [조선명탐정]유쾌하게 다시 돌아온 그들! hotel827 15.02.15 2157 1
95462 [와일드] [와일드]자기자신을 찾아떠나는 여행 hotel827 15.02.15 2024 1
95461 [워터 디바..] [워터디바이너]러셀크로의 처음 그리고 괜찮은 연출작! hotel827 15.02.15 2110 0
95460 [빅 히어로] [빅히어로]너와나가뭉치면우리! hotel827 15.02.15 2085 0
95459 [더 이퀄라..] [더 이퀼라이저] 존윅과는 다른 단단함 hotel827 15.02.15 2194 0
95458 [명탐정 코..] [명탐정코난:코난실종사건-사상최악의이틀]다시돌아온 프랜차이즈 그이름도 찬란한 코난! hotel827 15.02.15 2153 0
95457 [킹스맨: ..]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어쩌면 올해 최고가 될 영화! hotel827 15.02.15 1926 1
95456 [혼스] [혼스]감독의 전작들과 다른 새로움! hotel827 15.02.15 1791 0

이전으로이전으로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