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아무리 허접한 삶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 파이란
ldk209 2008-10-07 오후 5:32:08 2668   [0]

아무리 허접한 삶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

 

<인 블룸>의 바딤 페렐만 감독이 차기작으로 리메이크하기로 한 영화 <파이란>. 드라마에 집중하는 바딤 페렐만 감독이 <파이란>을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한 것에는 <파이란>이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공통의 정서를 담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은 일본을 대신해 아시아 저개발국가 민중의 꿈(돈)을 이룰 수 있는 대상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대단히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면 그 국가가 잘산다는 것만으로는 그러한 위치의 국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공통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이민자에 대한 시각이며, 좀 더 근본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매번 작품의 완성도가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 같다. <카라> → <파이란> → <역도산>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진행되어 온 송해성 감독의 연출 이력은 혹평과 호평의 양극단에 서 있고, 나는 묘하게도 호평의 대상이 된 영화만 관람한 셈이 되었다. 이런 싸이클로 보면 차기작인 <멜로스>는 왠지 모르게 제목부터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낳을 것 같지 않다는 재밌는 관측을 하게 된다.

 

어쨌거나 깡패영화와 멜로영화를 조합한 영화는 많지만 <파이란>은 두 가지 영화 장르의 속성을 살짝 비켜서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독특한 느낌이다. 우선 주인공 강재(최민식)는 동네 삼류 건달로 친구가 두목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는 전형적인 찌질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다른 영화처럼 강재가 어떤 기회에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사실 그는 그저 조그만 비디오방이나 운영하며 먹고 살길 바랄 뿐이지만, 팍팍한 조직 움직임은 그런 작은 바람조차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얼굴도 잘 알지 못하는 한 여성의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사랑한다’는 고백은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잊고 지내던 깨달음을 얻게 한다.

 

멜로영화로서의 <파이란>은 아이러니하게도 두 남녀가 한 번도 같이 나오지 않는다. 같이 나오긴 하지만 마주 보지는 않는다. 둘은 내내 일방적이다. 강재가 바라볼 때 파이란(장백지)은 고개 숙이고 있었고, 파이란이 강재를 찾아왔을 때, 강재는 유리창 너머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그런 그들은 파이란이 죽은 다음에야 마주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파이란>에서의 최민식 연기는 단연코 2001년 최고라고 평가할만했다. 특히 삼류깡패 강재가 부둣가에서 파이란의 사진을 꺼내보며 울먹이는 장면은 잊기 힘들 정도로 아련하다. 최민식만이 아니라 어눌한 한국말로 현실감을 더한 장백지, 단호함과 비열함의 양극단을 수시로 오가는 손병호, 코믹한 듯 하지만 말단 깡패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공형진까지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7년 전 파이란을 죽인 우리 사회가 7년이 지난 현재 얼마나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나를 생각해보면 강재의 울음이 가져오는 암담함은 여전히 유효하다.

 


(총 0명 참여)
shelby8318
나는 그 감독이 만든 영화 다 봤는데......
글 잘 보았습니다.   
2008-10-07 18:53
1


파이란(2001, Failan)
제작사 : 튜브픽쳐스(주) / 배급사 : (주)영화사 오원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3685 [파이란] 파이란-최민식의 진심어린 연기가 눈길을 끌게 해준다 sch1109 13.03.23 1439 0
현재 [파이란] 아무리 허접한 삶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 (1) ldk209 08.10.07 2668 0
68178 [파이란] 파이란 sungmo22 08.05.15 2653 13
67718 [파이란]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파이란] incage15 08.05.03 2508 3
65530 [파이란] 가슴이 멍먹해지는.. (1) ehgmlrj 08.02.23 2645 5
63585 [파이란] 후회는 없다... (2) SsoulmateH 08.01.11 2283 3
59664 [파이란] 여운이 긴 영화! (2) remon2053 07.10.16 2511 10
58528 [파이란] 이런 사랑이 또 있을까? catchme420 07.09.26 2317 7
54685 [파이란] 최고의 영화로 최고의 감동 kpop20 07.07.11 1960 5
51889 [파이란] 파이란 (1) francesca22 07.05.09 2070 3
51695 [파이란] 한 없이 슬프고 슬픈영화 mchh 07.05.04 2152 4
40999 [파이란] 최고의 최루성영화 blackgene 06.10.08 2378 11
40982 [파이란] 너무 많이 울었다. lkm8203 06.10.08 2104 4
36529 [파이란] 질문~ (1) fldgo 06.08.18 2141 7
34288 [파이란] 세상은 날 3류라 하지만 그녀는 사랑이라했다. madboy3 06.04.20 2082 4
32517 [파이란] 이강재를 보면 연민이 느껴진다. triplek201 06.01.07 2045 6
30316 [파이란] 최고의 한국영화 batmoon 05.09.13 2237 0
22586 [파이란] 파이란.. jjh83love 04.07.24 1984 1
19809 [파이란] 진짜 사랑이구나.. insert2 04.04.25 2011 4
18955 [파이란] 그들은 딱 두번 만났다 chadory 04.02.29 2010 2
13534 [파이란] 저세상에 가신 어머님께서 이루지못하신 것 cheon077 03.06.25 1907 4
7229 [파이란] 그냥...침묵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흑흑... (1) heekheek 02.06.03 2430 6
5292 [파이란] [감자♡] 2001년 감자가 뽑은 최고,최악의작품 (4) zlemans 02.01.01 2578 5
2046 [파이란] 사랑하는 그에게 말해보세여.. (2) aery0226 01.06.10 1834 3
1911 [파이란] 우리가 사는 이유... (1) yigehaoren 01.06.01 1980 3
1803 [파이란] 나의 삶의 전환점... (1) cineoz 01.05.24 1995 1
1731 [파이란] 제가 누군지 아세요,,? (2) peruzia2 01.05.20 1755 2
1712 [파이란] 저 올 파이란 봤답니다.^^ (2) ssamjjang 01.05.18 2160 3
1709 [파이란] [파이란] 당신으로 인해 나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1) ghk99 01.05.18 1946 2
1707 [파이란] 파이란....가슴속 지워지지 않는 여운.... (1) imkjh75 01.05.18 1955 2
1683 [파이란] [감자♡] 파이란 보고나서 (1) zlemans 01.05.16 1873 0
1668 [파이란] 너무 좋은 감상문이라 퍼왔습니다. (4) chadory 01.05.15 3960 16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