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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는대로 판단받을지니... 크래쉬
karamajov 2006-04-11 오전 5:19:49 1330   [5]

 

이 영화에서는 총 8커플이 나와서 서로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데 이 8커플들은 또한 서로 미묘하게 얽혀있다. 이와 비슷한 류의 영화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트래픽이 있다. 나는 이런 류의 옴니버스식 영화를 좋아한다.  트래픽 보고도 벌어진입이 다물어지질 않았엇는데.... 이영화를 보니 입이 너무 벌어져서 턱이 빠질 지경이다.

 

우선 감독의 연출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무수히 많은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절묘하고도 자연스럽게 엮어놨다.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 즐거움을 얻게해주니 고마울 따름....

 

이 영화의 여러 이야기들 가운데서도 내가 가장 주목하고 싶은건 두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라이언(맷딜런분)과 핸슨(라이언필립분)은 원래 파트너였는데 어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라이언의 비열한 모습(흑인여성을 성추행)을 목격하게 된 핸슨이 라이언을 혐오하게 됨으로써 이 둘의 관계는 깨지게 된다. 핸슨은 정의감에 불타는 신참경찰로서 비열한 선배경찰의 인종차별에 기반한 성추행행위에 대해 분노하고있는것이다. 이때까지는  라이언이 악이고 핸슨이 선이다.

 

그러나 상황은 또 어떤 우연한 사건들에 의해 뒤바뀌게 된다. 순찰중에 교통사고현장(차가뒤집혀기름이새고잇는상황)을 목격한 라이언은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현장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 피해자가 자신이 전에 성추행햇던 흑인여성임을 알게된다.(참운명의장난이란...)그녀는 그가 예전의 그 경찰임을 알아보고는 필사적으로 거부한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 하지만 라이언은 온갖 모욕적인 소리를 들으면서도 인명구조를 포기하지 않는다. 흑인여성을 진정시키고자 갖은 애를 쓴다. 시간이 가면서 차에서 불똥이 튀기기 시작하고...이 불똥이 새고잇는 기름과 만나면 당장 폭발이 일어나버리게 되는 긴박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라이언은 생명을 살리겟다는 일념하에 고군분투한다. 드디어 불똥이 기름에 닿게되고 차는 불타오른다. 동료경찰들은 라이언에게 포기하라고 외치며 그를 끌어낸다. 그는 한순간 끌려나왓다가 동료들을 뿌리치고 다시 불타는 차속으로 진입!!! 그녀를 구출해낸다. 그 순간 그 둘간에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동의 에네르기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엿던 이 둘은 생명이라는 끈으로 연결된 진실된 유대관계로 발전한다.

 

한편 라이언과 헤어진후로도 핸슨은 흑인친구를 총맞을위기에서 동료경찰들로부터 보호해주는등의 정의로운 행동에 여념이 없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퇴근시간에 히치하이킹을 하고잇는 흑인남자를 한명 발견한 핸슨은 또한번 자신의 자애로움을 발휘하여 그를 자신의 차에 태워준다. 몇시간이나 차를 못잡고 잇다던 그 흑인남은 핸슨에게 엄청 고마워한다. 근데 갑자기 차에서 다정하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들사이에 위험한 공기가 조성되기 시작한다. 카메라가 흑인남의 신발과 주머니를 비추고난이후부터 말이다. 난 아직도 이게 무얼 뜻하는지 이해가 안간다.ㅡ.ㅡ 어쨋든 이때부터 핸슨이 이친구를 극도로 경계하기 시작했다. 핸슨의 맘속깊은곳에 파묻혀잇던 편견과 선입견 덩어리들이 분출되기시작하면서 핸슨의 정신을 지배해나간다. 핸슨의 눈에 이흑인은 더이상 따뜻한피가 흐르고잇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흑인이다. 위험하다. 이녀석이 무슨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결국 불상에 관한 사소한 오해로 핸슨은 이친구를 쏴죽여버렷다. 그리고는 차밖으로 내버리고 그대로 뺑소니.......

 

그가 보여주엇던 평등의 정신과 정의로운 행동들이 얼마나 연약한 심정적 기반위에 서잇는가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앗다. 그의 최종선택에 영향을 미친건 공정한 평등의 정신이 아닌 무의식중에 학습된 미신적인 편견이었다. 지금 이시점에서는 라이언이 선이고 핸슨이 악이다. 

 

이렇게 인간안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인간이란건 너무나 약하고 모순적인 존재이다. 핸슨은 라이언의 비열한 행동에대해서 혐오하는것으로 끝맺어서는 안되엇다. 그 비열한 모습이 내모습이 될수도잇다는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했다. 비겁하게 그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를 감화시키고자 노력햇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인간 개체의 이러한 모순성이 사회로 확장되어서 나타나는 모습이 이 영화에 총체적으로 흐르고 잇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감독은 나름대로 제시해주고 잇다.

 

영화에서의 유일한 비극적 엔딩이 바로 핸슨의 이 에피소드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서, 반목과 질시의 관계를 포용과 사랑으로 품어내자는 영화의 주제의식이 역설적으로 드러나고 잇는것같다.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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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2004, Crash)
배급사 : 스튜디오 2.0, MEDIACORP
수입사 : (주)타이거 픽쳐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rash2006.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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