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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알린 가슴 아픈 진실.... 콘스탄트 가드너
ldk209 2008-05-26 오전 11:20:57 2120   [11]
죽음으로 알린 가슴 아픈 진실....

 

몇 년 전,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시티 오브 갓>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 현란한 영상 속에 담겨진 브라질 빈민가의 삶이 내 가슴을 옥죄었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괜히 영화를 봤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나 혼자 먹고 사는 문제도 허덕이는 판에 무슨 브라질 빈민들 삶까지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인지 케냐의 풍광을 담았다는 차기작 <콘스탄트 가드너>도 관람하는 데에 부담이 따라붙었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걸, 그냥 보고난 뒤 '이런 죽일 놈들!'이라고 욕 한 번 내뱉고는 그냥 돌아서면 될 일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얼마간은 몸이 아파 약을 복용할 때마다(그게 결핵이 아니라고 해도) 케냐의 어린 소년·소녀의 눈망울이 떠오르겠구나 하는 조금의 괴로운 심정...

 

레이첼 와이즈는 꽤 매력적인 배우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미이라>같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부터 <콘스탄트 가드너>같은 일종의 독립영화까지 두루 섭렵하는 것도 그렇고, 그녀의 인터뷰에서 보이듯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진보적 정치 의식도 맘에 든다. 그래서인지 <콘스탄트 가드너>는 그녀의 전작 제목과 혼동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콘스탄틴 가드너>로 불리기도 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레이첼 와이즈뿐만 아니라 많은 헐리웃 여배우들의 작품 선택은 매번 흥행성 없는 독립영화의 무보수 출연과 대형 블록버스터 출연이라는 극단을 오간다. 니콜 키드만 같은 미녀 배우들도 그렇고, 심지어는 린제이 로한 같은 악동들도 그렇다. 이는 배우로서의 이미지 관리 때문인데, 미국 내에서는 상품 광고에 출연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배우로서의 이미지 관리 차원이다. 그에 반해 한국의 많은 배우들, 특히 최고의 상품 가치를 인정받는 배우(?)들의 선택은 대게 언제나 거대 예산이 투입되는 화제작 중심으로 짜여진다. 물론 영화 출연 이외는 배우보다는 광고 모델이 주력 업종이다. 그러면서 배우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볼멘소리다.

 

다시 <콘스탄트 가드너> 얘기로 돌아가 레이텔 와이즈가 분한 테사는 매우 활동적이고 공격적인 인권운동가다. 케냐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인 저스틴(랄프 파인즈)의 부인인 그녀는 흑인 의사와 함께 남편과 며칠 뒤에 재회하기로 약속하고 어딘가로 떠난다. 그러나 남편에게 돌아온 것은 아름다운 그녀의 미소가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찢긴 참혹한 시체다. 그녀 옆에 있던 흑인 시체는 같이 떠난 의사도 아니었다. 저스틴은 혼란에 빠진다. 아내의 물건에서는 대사관에 같이 근무하는 그의 친구가 보낸 연서도 발견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그녀는 갑자기 창녀가 되어 버렸다.

 

저스틴이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의 행적을 찾아 나선 것에는 일종의 질투심이 작용했다. 그녀가 자신을 진정 사랑했는지 확인하고픈 욕망이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정원에 천착하던 그를 거리고 나서게 한 것이다. 테사의 행적을 쫓는 그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이 도착하고, 그는 이 모든 것이 아프리카 흑인들을 인간 모르모트로 활용해 약물실험을 하고 있는 제약회사의 부정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테사는 이 진실을 외부에 알리고자 했고, 그 때문에 죽는다. 진실은 추악한 면모를 드러낸다. 대형 제약회사의 결핵약은 부작용으로 많은 사람을 죽게 하지만, 새로 개발을 하지 않는다. 단지 시간과 돈이 더 든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뒤에는 투자와 개발의 달콤한 이익에 경도된 제국주의 국가의 비호가 자리 잡고 있다. 밝혀지는 진실로 인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말하고 있듯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은 단지 우리만의 노력이 아니라 우리도 모르는 많은 생명(인간만이 아닌 동물들의 생명까지도)에 빚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스틴은 자신과 아내의 죽음으로서 진실을 공개하는 데 성공한다. 서로 사랑한 저스틴과 테사는 살아 있을 동안에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지만, 테사의 죽음 이후에야 비로소 같은 방향을 보게 된 것이다. 저스틴이 아내의 행적을 따라 간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최고의 진실을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사랑이다. 감독의 전작인 <시티 오브 갓>이 눈을 매혹시킨 작품이었다면, <콘스탄트 가드너>는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다.

 


(총 0명 참여)
shelby8318
보고싶었는데 못 봐서 참 아쉬웠던 영화.   
2008-05-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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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트 가드너(2005, The Constant Gardener)
제작사 : Focus Features / 배급사 : 스폰지
수입사 : 스폰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onstantgarden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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