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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한명의 수퍼맨은 없었다.. 다만 용감했던 다수의 그들이 있었다. 플라이트 93
aoi_yu 2006-08-26 오전 2:18:48 917   [1]

 

으레, 2006년 6월 말에 개봉했던, <수퍼맨 리턴즈>를 관람해서 일까..

그는 어느 때이던지 항공기 사고가 나면 홀연히 나타나 사고를 수습하고, 기내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안전하게 땅에 내려주었다. 그리고 나지막이 항공 교통은 그 어느 교통 수단보다 안전합니다라는 문장을 항공사 직원도 아니요, 공항 관계자도 아니면서 마치 TV CF에 나오는 모델처럼 읊조렸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을 받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은 CNN 뉴스속보에 눈과 귀를 주목했다. 하이 재킹 당한 민간 항공기 네 대 중, 두 대가 미국의 경제와 부(富)를 상징하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일명 쌍둥이 빌딩)각 건물에 차례로 돌진했고, 한 대는 펜타곤(미 국방부 건물)에, 다른 한 대는 백악관(미국 대통령 집무실)으로 향하던 중 펜실베니아 어느 벌판에 추락한 전대미문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에 얘기하고자 하는 영화 <플라이트 93 (원제 : 유나이티드 93)>은 그 충격적인 사건 속에서 워싱턴의 백악관으로 향하던 4번째 비행기 UA93편의 기내에서 발견된 블랙박스(비행기내 설치된 음성기록장치)와 그 기내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그들의 친인척들에게 하이 재킹 당한 당시의 급박한 상황들을 주고받은 통화기록 등을 가지고 재구성한 영화이다. (이 영화말고 비슷한 성격의 다른 영화가 있는데, 감독은 <플래툰>, <7월 4일생>, <알렉산더>등을 연출한 올리버 스톤이고 영화 제목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이다. 이 영화는 아직 국내 개봉을 10월 이후로 해놓았기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두 편의 영화가 헷갈리지 않으셨으면 한다.)

 

이 영화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이나, 최근 한창 인터넷에 떠돌았던 다큐멘터리 <Loose Change>같이 9.11 사건을 가지고 만든 영화들이랑은 다르게 그 어떤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유포하고자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만 <플라이트 93>은 영화 상영시간과 비슷한 단지 1시간 30여분 남짓한 그 사건의 시간 속에서 탑승한 승객들이나, 하이 재킹한 테러리스트들이 가졌던 심적 고통, 그 고통 속에서 배어져 나오는 공포들이 너무나도 냉정한 시선으로 카메라의 필름 속에 또렷이 담겨져 있다.

 

운명이었는지.. 9월 11일 아침 보스턴에서 LA로 가기 위해 UA93편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 뿐만 아니라, 테러를 목적으로 그 비행기에 탑승했던 테러리스트들도 한 부모의 자식이었고, 한 아내의 남편이었고, 한 아이의 아버지였으며, 한 여인의 연인이었음을 이 영화는 얘기한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이미 관객들의 몫이 아니었다.

 

그렇다.. 필자가 기억하는 <수퍼맨>은 현실속의 인물이 아니다 치더라도, 이미 한 번쯤 비행기나 공항을 지켜낸 경험이 있는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 형사나, 기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구해 낸 <언더 씨즈>의 특전사 케이시 라이백같은 수퍼 히어로는 <플라이트 93>이란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내에 탑승했던 40여명의 승객들은 소시민이었고, 우리 옆집, 앞집에 사는 그 누군가임에 분명하였지만, 그들은 60여분간의 목숨을 건 사투에서는 영웅이었다.

 

비록, 그들이 이 영화로 인해 되 살아난다거나, 사건이 없었던 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실, 이 9.11이라는 사건이 주는 영화적 판타지와 음모이론은 동시대의 그 어느 사건보다 더 풍부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했으나, 재앙이라 부르짖는 이 사건을 가지고 돈을 벌 목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기엔 미국 국민들이 받았던 그 상처는 너무나도 깊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이러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먼저 깨달았고, 그의 전작 <블러디 선데이>에서도 그러했듯 <플라이트 93>에서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그 사실 속에는 그 당시 UA93 항공기에 탑승했던 사람들의 전화를 받았던 친인척들을 직접 영화에 참여(또는 출연)시킴으로써 사건의 진실함에 한층 더 무게감을 실어주었으며,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 자신 조차 그 현장에 있었던 것 만큼이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었다.

 

필자 역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냉정하게 사건의 진실만을 응시했던 카메라 프레임이 안겨 주는 충격이 너무나도 소름 끼쳤다. 여느 스릴러 영화보다 더 손에 땀이 나게 지켜보았던 것은 그 이야기가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닌, 바로 5년 전에 일어났던 진실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영화는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며 성공적인 개봉을 마쳤고, 국내엔 9.11 사건 5주기가 얼마 남기지 않는 9월 7일이면 그 충격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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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93(2006, United 93)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Working Title Films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light9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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