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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감동이 고루 섞인 장진식 가족동화!! 아들
julialove 2007-04-23 오전 8:17:35 15706   [20]
poster #2  

개인적으로 아버지에게 있어 아들이란 존재는,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라는 존재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를 벗어난 아주 특별한 감정을 지닌 관계라고 생각한다. 같은 남자이기에 더 편하고, 더 가까워질 수도 있는 존재임에도 철이 들기 전까지는, 아니 내 자신이 아버지가 되기 전까지는 조금도 느껴볼 수 없는 아버지란 존재의 느낌...물론 어머니와 딸의 관계도 비슷하지만 무뚝뚝하고, 말 없는 두 남자의 관계에서는 서로를 쉽게 이해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쩌면 아버지와 아들은 입으로 말하기 보다는 가슴으로 대화하려 하는지도 모른다. 장진 감독의 [아들]은 그런 부자지간의 가슴 속 대화와 잔잔하고 훈훈한 애정을 이야기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이런저런 부자지간의 모습을 많이 봐왔지만 영화 [아들]에 등장하는 장진 감독만의 부자 이야기는 조금 특별하다. 앞서 말했듯이 가슴으로 이야기하고, 가슴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두 남자의 진한 인간냄새를 풍기는 영화이다.

still #6

영화의 시작과 함께 죄수복을 입은 남자들이 한명씩 나와서 간절한 눈빛과 어조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유독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강도와 살인으로 15년동안 복역 중인 “이강식”이라는 남자이다. 15년간 제대로 보지도 못했던 아들이 보고 싶다는 이 남자. 그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너무도 진실하다. 그리고 뜻밖의 기회로 단 하루의 휴가를 얻게 되고, 그토록 간절히 보고파하던 아들을 15년만에 만나게 된다. 영화 [아들]은 촌스러운 제목만큼이나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소재 역시 다소 진부하고 딱딱한 느낌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시작과 함께 마지막까지 가슴 깊은 감동을 전달하는 것은 바로 기존의 영화 속에서 보여주던 틀에 박힌 부자관계의 이야기가 아닌 하루살이같이 단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는 두 남자의 진실하고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언제나 옆에서 볼 수 있지만 이 부자에겐 단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기에 더욱 애뜻한 것이다. 그리고 1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가슴에만 묻어 두었던 길고 긴 이야기를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풀어내야하기에 더욱 간절한 것이다. 핏덩이같던 모습에서 이젠 키도, 생각도 몰라보게 커버린 아들에게 한없이 초라하기만 한 아버지는 할 말도, 해주고 싶은 것들도 많기만 하다. 그리고 얼굴도 잘 모르던 낯선 아버지를 15년만에 만난 아들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이렇게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말보다는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두 남자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still #2

사실 [아들]이란 영화가 장진 감독의 신작이라는 소식을 들은 관객들은 아마 한번쯤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언제나 엉뚱하지만 재치있는 유머와 독특한 자기 방식의 스토리로 매니아층을 만들어 온 감독이기에 다소 평범한 소재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영화 [아들]은 장진 감독의 색깔이 어김없이 담겨진, 엉뚱함 속에서도 사람의 감정을 울릴 줄 아는 감독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주었다. 15년만에 함께 한 아버지와 아들은 영 어색할 수밖에 없다. 먼저 대화를 건네는 아버지에게 냉담하기만 한 아들 준석.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못내 미안하기만 한 강식은 그래도 아들을 보고 있음에 행복하다. 눈이 무섭게 생겼다는 아들의 한 마디에 15년간 감추고 있던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에 대한 초라함, 원망이 모두 담긴 눈물을 쏟아 내는 강식의 모습은 애처롭기만 하다. 영화 [아들] 속 강식과 준석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한번씩 툭툭 내뱉는 말도 어색하기만 할 뿐이다. 15년이란 시간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일지라도 말로는 쉽게 연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하지만 이 두 남자가 가슴으로 하는 대화는 참 따뜻하다. 아들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을 넋두리하듯 줄줄 털어놓는 아버지의 가슴과 겉은 차갑지만 누구보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을 말하는 아들의 가슴은 듣고 있자면 나 조차도 그들의 모습이 질투날만큼...영화 [아들]은 이처럼 아버지와 아들이 가슴에 담고 있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을 대화가 아닌 서로의 나래이션 형식으로 들려주는데 그것이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마음을 더욱 애뜻하고 간절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준다. 마주보고 대화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을을 읽는 그들의 모습처럼 관객들도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감정에 쉽게 빠져드는 것이다.

still #5

“아버지는 참 이상합니다. 지금 울고 있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엉엉 울고있는데 얼굴도 일그러지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참 이상합니다”. 극중 자신에 대한 미안함을 얘기하는 아버지를 보며 아들인 준석이가 생각하는 장면 중에 이런 나래이션이 나온다. 영화 [아들]을 보는 관객들 역시 이런 아버지의 모습과 같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는 엉엉 울고 있는데 눈가엔 미소가 보이고, 얼굴을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 가슴 한 구석은 계속 아픈 그런 느낌말이다. 장진 감독은 굳이 억지스럽게 관객들의 눈물을 자극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중간중간마다 유머러스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준석과 강식의 엉뚱한 대화를 통해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환한 미소를 머금다가도 어느새 가슴은 찡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강식의 어머니이자 아들 준석이가 홀로 모시고 있는 할머니와 강식을 곁에서 지켜보는 담당 교도관의 인간적인 모습은 자칫 진부하고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영화에 인가적인 향기를 더해주고, 엉뚱하게 등장하는 기러기 가족의 모습이나 하루살이의 등장은 동화적이고, 판타지같은 느낌마저 전달한다. 이처럼 [아들]이란 영화는 장진 감독만의 개성과 재치로 두 부자의 가슴 찡한 감정마저도 기분 좋게,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감정의 이야기임에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모습의 동화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장진 감독만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still #11

얼마전 [이장과 군수]라는 신작으로 특유의 코미디를 선보인 차승원은 이번 영화에서 확실히 다른 모습의 연기를 보여준다. 15년만에 만난 아들에게 단 하루동안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가는 아버지 이강식이라는 캐릭터는 차승원만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자극한다.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눈빛으로 보여주고, 때로는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관객을 웃게 해주는 차승원의 연기는 영화 [아들]을 통해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준다.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류덕환 역시 이번 영화에서 15년만에 만난 아버지를 맞이하는 아들 이준석을 통해 한층 더 어른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치매걸린 할머니를 혼자 돌보며, 자신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진 아버지를 오히려 더 보듬어 주는 철든 아들을 연기하는 류덕환은 관객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영화 [아들]은 아버지와 아들을 연기한 차승원과 류덕환은 물론 치매걸린 할머니를 연기한 중견배우 김지영과 강식의 담당 교도관을 연기한 이상훈 역시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연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치매에 걸려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들 강식이 떠난후 손자의 사진을 부둥껴 안고 오열하던 김지영의 모습이나 두 부자의 애듯한 모습을 말없이 푸근하고 바라보는 이상훈의 눈빛은 [아들]이란 영화를 더욱 인간적이고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또, 사족이지만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기러기 가족의 목소리 연기가 신하균, 공효진, 정진영이라는 것, 준석의 옆집 아저씨 목소리는 유해진이라는 것까지 미리 알고 가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한층 더 클 것이다.


5월 이후부터 줄줄이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와 맞서는 첫 번째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영화 [아들]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어찌보면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앞서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아들]은 많은 관객들에게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줄 수 없는 커다란 매력을 가진 영화이다. 다른 설명도 필요없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함께 보고 싶은영화이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러기 가족의 예쁜 모습처럼 온 가족과 함께 보고 싶은 그런 영화이다. 화려한 CG와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씬은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구경하고, 또 한번 짬을 내서 [아들]을 보고 난다면 부모님과 함께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어느새 부모님의 손을 가만히 잡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총 4명 참여)
egg2
가족이 함께(특히 부자) 보면 좋은 영화..   
2007-05-04 04:19
chati
장진스타일 너무 좋아한다는..   
2007-05-02 15:34
leehm1971
잔잔한 가족영화   
2007-05-01 09:48
adenia
영화 아주 좋습니다. 류덕환군.. 기대가 갈수록 커지는 배우입니다.
너무 많이 울었어요. ^^   
2007-04-30 23:40
cjnlove
차승원씨가 코믹연기로 굳어지는 자신을 이미지를 나름 쇄신 볼려고 많이 노력하는듯 합니다^^   
2007-04-30 16:00
maker21
리뷰 잘 읽었습니다...   
2007-04-30 11:58
jswlove1020
ㅇㅏ 보고싶네요~ ^^   
2007-04-29 17:22
cjnlove
장진 감독의 새로운 이야기 기대됩니다^^   
2007-04-28 17:14
ej19850905
어서 보고 싶네요..^^   
2007-04-28 16:34
egg2
장진 감독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듭니다..   
2007-04-28 03:12
julialove
romanath님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했습니다..!!영화를 다시 봤는데, 2번째 볼때 느낌이 더 좋더라구요..^^;;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아무래도 [스파이더맨3]의 위력에 많이 가려질것 같아 그게 좀 아쉽네요...   
2007-04-27 23:58
romanath
준석의 사진을 잡고 오열하시지 않나요? 단체사진...참 의미 심장해요.. 거짓말을 한건 아니잖아요?... 아들의 나래이션만 없었다면...이렇게 큰 배신감은 없었을 텐데...싶어요
그래도 장진식 영화가 좋고
우리나라 영화 만셉니다.   
2007-04-27 10:26
joynwe
생각보다 장진 감독 매니아들 많던데...   
2007-04-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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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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