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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유머포인트가 많네

몬스터 vs 에이리언

yghong15

2010-11-06 오후 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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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아이랑 같이 본 영화가 없어서 같이 극장 갈 기회가 없었다가.. '볼트'이후 한 세달만에 둘이 극장나들이를 했지요..
원주에 멜티플렉스가 두곳이 있었는데.. 이 두곳의 위치가 한참 떨어져 있는지라.. 서로 경쟁은 없었죠.. 확실히 관객이 나뉘었거든요..
그런데..
기존의 멜티플렉스 바로 옆건물에 10개관이 새로 문을 연겁니다..
경쟁이 붙어서.. 팝콘 작은거 막 주네요..^^
원래.. 아이에게 트랜스지방를 안먹게 하느라.. 팝콘섭취 절대 금지였는데.. 공짜라니.. 어떡합니까..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그동안 팝콘의 유해성을 하도 떠들어댔더니.. 아이는 아예 팝콘같은건 먹겠다는 시도조차 할 엄두를 못냈거든요)
말이 '팝콘 작은박스'이지 각기 하나씩 들고먹으면 결코 적은양이 아니더군요...

팝콘을 어그적어그적 먹으면서 본 영화는 무척 재밌었어요..
일요일 오후라 애들관객을 포함해 사람좀 있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적더군요..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에.. 이렇게 적은관객뿐이라닛.. 놀랄만큼.. 영화는 재미있었지요..
영화는..
어린이들에게 어필할것과..
어른에게 어필할것을 정확히 나누었네요..
그러다보니.. 나같은 어른관객은 몇번을 크하하.. 크게 웃었는데.. 내가 뿜는 부분에서 전혀 아이는 웃음의 포인트를 잡지 못하더군요..
아예 영화적 타킷을 나눠놓아서 그런듯 해요..
곳곳에 복병처럼 숨겨놓은 질좋은 유머가 의외로 참 많거든요..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인 수잔부터 시작해서.. 네 괴물의 하나하나 캐릭터를 들여다보는것만으로 영화관람의 즐거움은 하늘을 찌르지요..
영화의 전체얼개를 짜기위해 캐릭터를 소비하는것이 아니라..
아주 미묘하고 세심하게.. 또 웃기게.. 각자의 또렷한 성격을 부여합니다..
게다가.. 괴물 캐릭터뿐 아니라..
이 영화에선 조연이라고 할수있는 대통령이라던가..
몬스터비밀수용소를 관장하는 군인아저씨의 캐릭터까지 다들 무리없이 이루어냅니다..
사실 내용으로만 치면.. 썩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워요..
수잔이 약혼자에게 버림받고.. 난 이제.. 여성이 아닌.. 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살꺼야.. 식의 '여성으로의 각성'같은건 사실 진부해 보이기 까지 했거든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핵폭탄 버튼과.. 커피머쉰버튼을 똑같이 나란히 옆에 놓은것이지요..
영화는..
커피를 마시려고 무심코 옆의 핵폭탄버튼을 누르려고 할때.. 참모들이 헉~하며.. 말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이런 디자인을 대통령이 한거라고 나오지요..
가볍게 웃음을 주려는 장면 같아보이지만..
어른관객입장에선 등골이 서늘한 장면이기도 하고.. 이 장면에 깔아놓은 블랙유머에 입맛이 씁니다..
이 장면은 곱씹어 볼수록.. 통렬한 풍자정신이 느껴지지요.. (그러다.. 결국 사고를 칩니다만~~~)
아.. 비밀기지에서 무언가 중요한 보고를 해야하는 사람이 들어설때마다.. 왜 급하게 바지를 추스려야 하는지..
그건.. 영화를 볼사람을 위한 보너스로 남겨놔야겠어요.. ^^

극중 대통령이 에이리언을 앞에두고..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랏.. <싸이>의 <챔피언> 첫 부분이네요..
이런정도의 영화에 싸이의 오리지널 음악이 쓰였다면.. 분명 화제가 되었을텐데.. 아무 소리가 없었던걸 보면.. 아마도.. 챔피언이란 노래자체의 전주부분을 외국곡에서 샘플링한건가봐요..
그래도.. 어.. 싸이의 챔피언이네..그러면서 터무니없이 반가워했다는..

원주에서는..
입체영화로 안하네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대결장면같은거.. 입체영화로 보면.. 또다른 즐거움이 있었을텐데..
놀이공원에서 잠깐씩 보는것 정도도 되게 재미있어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