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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불러봐 불신지옥
jimmani 2009-08-17 오전 2:08:03 1590   [0]
 
언제부턴가 한국 영화계에서 공포영화는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이 된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계절특수용 공포영화들이 여름마다 여러 편 쏟아나오는 현상이 자연스러워지면서 매해 나온 공포영화들 중 대부분이 신인감독의 작품이다. 아무래도 제작비도 저렴하고 제작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배우들의 인지도도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 주효했을 것이다. 아직 실력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게 보면 신인 감독들의 패기와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되겠지만 안좋게 말하면 어떤 완성도를 보여줄 지 알 수 없는 큰 도박이 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공포영화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장르가 아닌데 말이다. 극복해야 할 클리셰도 유난히 많은데다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감에 따라 관객들이 요구하는 공포의 수준도 점점 높아져가기에 이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 더구나 한국 관객층의 특성상 스토리 라인 또한 기본기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너무 욕심을 부린 경우에는 무서움도 못주고 이야기도 제대로 못살려 밍숭맹숭해질 때도 있다.
 
이런 이유로 매번 기대와 우려 속에 여름 국산 공포영화 시즌을 기다리는데, 근래 몇년 간 만족스러운 국산 공포영화가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벌써 사양길인가 싶은 좌절의 기운이 떠돌던 마당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등장했다. 제작 단계부터 매우 조용히 진행되었던 <불신지옥>이다. 한동안 공포영화계의 트렌드였던 관절꺾기 귀신도 등장하지 않고, 생뚱맞게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없고, 유혈낭자한 살인 장면도 없는 이 영화는 일시적인 충격파를 지양하고, 조용히 목덜미로 다가와 우리의 사고방식을 잠식하는 공포를 선사한다.
 
홀로 학교 수업에 과외에 알바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희진(남상미)은 지쳐 잠든 어느날 밤 하나뿐인 어린 여동생 소진(심은경)이 자신을 왠지 애타게 찾는 듯한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김보연)가 전화를 통해 희진이 금방 전까지도 통화했던 소진이 없어졌다고 한다. 희진은 다급히 집으로 향하지만 엄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기도만 하자고 우긴다. 실종된 소진을 찾기 위해 형사 태환(류승룡)을 만나지만 그는 이 사건을 단순한 10대 가출로 여긴다. 그러던 어느날 아파트 주민인 정미(오지은)가 투신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녀의 유서에서 소진을 언급하는 부분이 발견된다. 때마침 희진과 태환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되는데, 그건 바로 소진이 신들렸다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인 경자(문희경)나 수경(장영남), 경비원인 귀갑(이창직) 모두 소진을 두려워하거나 재수없어 하는 눈치다. 그런데 이 주민들이 하나둘 씩 주검으로 발견되고, 희진에게는 죽은 이들의 환영이 꿈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그저 기도에만 열중하는 엄마. 과연 소진은 어디에 있는 것이고, 이 아파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흔히 공포영화는 주목받는 신인들이 출연해 연기력을 증명하기 위한 관문이 되는데, 이 영화는 공포영화치고는 독특하게 배우진이 상당히 굵직굵직하게 짜여 있다. 주인공인 남상미와 심은경이 그나마 기대주라 할 만하고, 태환 역의 류승룡, 엄마 역의 김보연, 그리고 문희경, 장영남에 이르기까지 이미 연기파로 정평이 난 배우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 영화가 외부의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일방적인 고통을 당하는 인간이 아니라 뒤틀린 심리로 고통받는 인간들을 다루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배우진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기대만큼, 이 배우들은 매우 알찬 연기를 선보이는데, 이건 공포영화라고 해서 실감나게 겁에 질리고 비명 지르는 수준이 아니다.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내면의 공포와 광기가 배우들 제각각에게서 효과적으로 뿜어져 나온다. 희진 역의 남상미는 외부인의 입장으로서 사건에 발을 들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휘말리게 되는 난처한 상황을 꽤 진지하게 풀어냈다. 예쁜 척은 찾아볼 수 없고, 미궁으로 빠져드는 사건 앞에 분노하고 흔들리는 나약한 인물의 초상이 가득하다. 은근히 작품 선택을 잘 하는 것 같은 남상미는 적어도 같은 얼짱 출신 연예인들 중에서는 발전이 가장 눈에 띄는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태환 역의 류승룡은 자칫 전형적인 과묵 형사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사연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감과 무뚝뚝함을 절묘하게 뒤섞는 연기를 통해 오히려 속을 알 수 없는 매력적 존재로 만들었다. 영화 내내 소리 한번 지르지 않음에도 섬뜩한 카리스마에 감탄하게 되는 장면이 몇 번 있었다. 
 
엄마 역을 맡은 김보연의 연기 또한 출중하다. 딸의 실종과 아파트의 흉흉한 사건 앞에 비틀린 믿음으로 일관하는 엄마의 모습은 흔히 상상할 만한 '광신도'의 전형적이고 과장된 이미지가 아닌, 우리가 명동 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열혈신도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옮겨 온 것이었기에 더 피부에 와 닿았다. 극단적 상황 앞에서의 광기도 인상적이지만 그 비틀린 믿음이 지배하는 일상생활의 디테일이 안겨주는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신들렸다는 소문에 휩싸이는 소녀 소진 역의 심은경은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이 민망할 만큼 극이 주는 공포감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면서 등장 비중이 많지 않음에도 영화 전체에 그만의 카리스마를 한껏 퍼뜨린다. 여기에 그저 '아파트 주민'이라고 뭉뚱그리기에 각자 맡은 역할이 너무나 중요한 문희경과 장영남, 짧지만 굵은 공포감을 안겨주는 경비원 역의 이창직의 연기까지, 이 영화는 근래 한국 공포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배우들의 연기력 만으로도 꽉 찬다.
 
동양의 공포영화라면 늘 등장할 법한 귀신의 지속적인 인증샷이 이 영화에도 어쩌면 당연하게 들어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간 이외의 미지의 존재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신앙, 심령을 관련 소재로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재에 전적으로 기대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 존재 보여주기를 결코 남발하지 않는다. 아니,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에 이 영화가 조성하는 공포감의 주요 성분은 신앙을 둘러싼 인물들 간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심리적 긴장감이다. 그들이 만나길 원하는 미지의 존재를 보여줌으로써 공포감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그 믿음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인간들 사이의 갖가지 사건에 집중한다. 결국 이 영화는 절대적 존재를 향한 인간들의 믿음을 통해 그 대상인 절대적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데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들의 추악한 이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영화 속에서 꽤 공포감을 안겨주는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소진과 아파트 주민들이 방안에 모여 '무언가'를 하는 장면에서는 거기서 어떤 초자연적 현상은 보여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의 대기 속에 섞인 인물들의 배배 꼬인 믿음과 광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상당한 공포감을 안긴다. 사건이 종잡을 수 없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태환이 희진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돌변하는 장면 또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던 이들 간의 신뢰가 개인적인 이유가 섞이며 깨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불신과 분노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스산한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영화는 초자연적 이미지들로 얼마든지 승부를 띄울 수 있었을 소재를 가지고 얄팍하게 그런 곳에 이용하지 않고, 이런 일들의 배경을 제공하는 인물들 간의 뒤엉킨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며 좀 더 깊이 있는 공포영화로서의 장점을 획득한다. 이러한 보다 심도 있는 공포감 조성은 영화를 위해 꾸며진 티가 거의 나지 않는 사실적인 분위기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것에서부터 꽤 효과를 얻는다. 빛이 썩 들어오지 않고 천장도 낮은 구형 복도식 아파트가 주는 밀폐되고 위압적인 분위기는 인간의 심리를 자유롭게 놔두지 못하고 끊임없이 압박하는 듯한 이미지로 다가와 공포에 더욱 무게를 얹어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뚜렷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불신과 맹신의 대조 또는 유사성이다. 영화 속에서 사건에 얽히게 되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어떤 한 대상에게 극단적인 불신 혹은 맹신을 지니고 있다. (그나마 희진이 이런 극단성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그들은 필수적으로 맹신을 요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개인적인 사연으로 어떤 한 곳에 지독하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그러한 극단적 믿음에 휩싸여 있다. 어떤 인물은 처음엔 그런 믿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듯 보이다가도 자신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중요한 고통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그런 믿음에 몸을 기대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을 골고루 신뢰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쌓아가는 게 아니라, 어느 쪽은 확실히 믿고 어느 쪽은 확실히 못믿는 식으로 지극히 편향적인 벽을 쌓아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나면서 믿음의 충돌이 일어난다. 내가 믿는 것을 믿는 사람들만 믿고, 내가 믿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불신이나 맹신 한 쪽만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두 부분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 인간의 내면 속에서 꾸준히 변화하는 믿음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극한에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믿음을 어느 한 쪽에 급격하게 투자하게 된다. 여러 대상을 정해놓고 골고루 의지하는 것보다, 나의 바람을 이뤄 줄 강력한 보증인과 같은 존재가 확실하게 하나 필요하다고 믿고, 어느 한 가지를 절대적인 대상으로 정해놓고 거기에만 지나치리만큼 의지하게 된다. 그 대상이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런 경우에는 기대의 크기만큼 더 거센 속도로 쓰러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믿음이 지니는 노선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이가 있다면, 일단 그를 받아들이기보다 배척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받아치고 날을 세우다 결국 부정적인 충돌로 이어지는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도 이러한 도박에 가까운 일을 겪게 되면서 민감한 갈등으로 서로의 살을 점점 파먹어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영화는 뚜렷한 이유없이 귀신처럼 사람들 주변을 돌고 도는 불신과 맹신의 망령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 이면에 굵직한 사회 고발적인 면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이 영화는 이러한 불신과 맹신이 만연하는 원인이 사회에 있다고 보진 않는 것 같다. 영화는 이러한 극단적 속성이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그늘일 수 있음을 말한다. 누구나 하나 쯤 갖고 있는 심각한 상황 앞에서 하나의 절대적 대상에 대한 보장되지 않으나 극렬한 믿음은 어떤 이라도 넘어가지 못한다고 보장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인 것이다. 물론 이것이 영화 속 경우처럼 매우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경우일 수도 있고, 웃어 넘길 만큼 대수롭지 않은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영화는 이처럼 시련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믿음'이라는 수단 앞에 나약하게 휘둘려 쉽게 악마성을 드러내고 마는 인간의 단면을 공포영화의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섬뜩하게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어느 정치인이 내놓은 노래가 인기다. 자신의 이름을 계속 부르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최면을 거는 듯한 이 노래는 그 내용의 우스꽝스러움때문인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정말 이 노래가 말한 대로 효과가 있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것이 정말 이 노래가 효력을 발휘해서인지는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러한 풍경이 문득 떠오른 것은, 말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재미삼아서든 정말 혹해서든 어느새 그 말도 안되는 믿음에 어느새 귀가 솔깃해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을 받아줄 절대 존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기 이전에 그런 믿음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롭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는다고 과연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불신지옥>은 인간의 믿음이 가지는 이러한 '불완전성'에 관해,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의심한다. 한국 공포영화에서 이렇게 우리의 사고방식을 의심하게 할 만큼의 진중한 고민거리를 안겨준 게 참 오랜만인 듯 하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2 20:24
kyi1978
ㄳ   
2009-11-05 11:34
river12424
정말 오랫만에 잘만든 한국공포영화였던거 같아요. 공포영화의 맛은 끝이나고도 생각나는 찜찜함   
2009-08-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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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2009)
제작사 : (주)영화사 아침, (주)타이거 픽쳐스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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